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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차 문화 ⑭] 요대 하북성 고분벽화 '비차도(備茶圖)'
[그림으로 보는 차 문화 ⑭] 요대 하북성 고분벽화 '비차도(備茶圖)'
  • 함은혜(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연구원)
  • 승인 2019.08.10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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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이의 삶을 기록하다

'비차도' 1093년, 요대 하북성 선화 장광정 묘 벽화.
'비차도' 1093년, 요대 하북성 선화 장광정 묘 벽화.

[뉴스퀘스트=함은혜(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연구원)] 북방민족인 거란족이 세운 요나라에서도 차를 마셨다.

그들도 한족의 영향으로 차를 마셨던 사실을 요대의 차 그림들을 통해서 알 수 있는데, 그렇다면 그들은 어떤 차를 마셨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동시대의 송나라에서 성행했던 점다법(點茶法)으로 차를 즐겼던 것을 알 수 있다. 그럼 이제 차 그림으로 확인해보자.

요대(遼代, 907~1125년)에 제작된 대표적인 다화로는 하북성의 고분 벽화인 <비차도(備茶圖)>가 있다. 1972년에 하북성 선화(宣化)에서 장씨(張氏) 가족 고분이 발견되었다.

그 묘실(墓室) 내부에는 채색된 벽화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북송대 차 문화의 면모를 잘 보여 주는 벽화들이 그려져 있었다.

그 벽화들로는 1093년 장광정(張匡正) 묘 벽화 <비차도(備茶圖)>와 장문조(張文藻) 묘 벽화 <동희도(童嬉圖)>, 1116년 장세경(張世卿) 묘 벽화 <비차도(備茶圖)>, 1117년 장세고(張世古) 묘 벽화 <비차도(備茶圖)>, 장공유(張恭誘) 묘 벽화 <비차도(備茶圖)>등이 있다.

각 벽화는 <비차도>라고 붙여진 제목대로 ‘차를 준비하는’ 장면이 주로 그려졌다. 다구를 이용해 차를 갈아 차 분말을 만들고 있고, 풍로에서 물을 끓이며 그 물이 담긴 긴 주구의 다병(茶甁)으로 점다하는 장면 등을 통해서 요대에도 송대와 마찬가지로 점다법이 주를 이루었음을 살펴볼 수 있다.

송나라의 영향으로 요대에도 차 분말이 담긴 다완에 뜨거운 물을 붓는 점다법으로 차를 즐겼던 것이다.

그 중에서도 먼저 1093년의 <비차도> 벽화를 살펴보자.

이 고분 벽화는 장광정 묘에서 출토된 것으로, 전실(前室) 동벽에 차를 준비하는 과정이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이 벽화는 다섯 명위 인물로 구성되어 있다.

화면 맨 앞에는 두 명의 다동이 앉아있는데, 한 명은 다연으로 열심히 차를 갈고 있고 다른 한 명은 탕병이 있는 풍로에 불을 피우고 있다. 불을 피우는 다동 뒤에는 또 다른 다동이 탕병을 집으려는 듯 양손을 내밀고 있다.

이 다동의 왼편에는 크고 작은 함들이, 오른편에는 다병들과 찻잔, 차선 등이 놓여 있는 탁자가 있다. 화면의 왼편에는 두 명의 여자가 서 있다.

한 여자는 양손으로 잔탁을 조심스럽게 들고 다동이 있는 쪽으로 서서히 걸어가고 있고, 다른 한 명의 여자도 양손으로 잔탁을 들고 차를 준비하는 다동들과 등을 지고 서 있다. 이렇게 다구와 차를 준비하는 모습의 실제적이고도 자세한 묘사를 통해서 당시에 차를 점다하여 즐겼던 것임을 알 수 있다.

1116년 비차도, 요대 하북성 선화 장세경 묘 벽화

또 다른 고분 벽화인 장세경 묘에서 출토된 1116년의 <비차도>는 후실(後室) 서벽에 그려져 있다. 중앙의 붉은색 탁자 위에는 잔탁 위의 찻잔과 함 등이 있다.

탁자 밑에는 원형의 화로가 있고, 그 위에는 탕병이 하나 놓여 있다. 탁자의 양 옆에는 차를 준비하고 있는 두 사람이 서 있다.

탁자의 왼편에 있는 노란색 옷을 입은 남자는 왼손에 흑탁백잔(黑托白盞)을 들고 있고, 오른손에는 차시로 찻잔에 차 분말을 넣고 있는 듯 보인다. 우측 남자는 탁자 위에 왼손을 두고, 오른손에 들고 있는 다병으로 점다를 하려고 하고 있다.

1117년 비차도, 요대 하북성 선화 장세고 묘 벽화.
1117년 비차도, 요대 하북성 선화 장세고 묘 벽화.

장세고 묘에서 출토된 1117년의 <비차도> 벽화는 후실 서남 벽에 그려져 있다. 화면 중앙에 갈색의 네모난 탁자가 있고, 탁자 앞의 탄화(炭火)가 들어있는 풍로 위에는 뚜껑이 있는 다병이 놓여있다.

탁자 위에는 붉은 색의 함, 잔탁과 찻잔 및 차선 등이 있다.

탁자 뒤에 있는 여자의 양손에는 흑탁백잔의 찻잔을 들고 있고, 세 사람의 얼굴 표정을 보았을 때, 서로 차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 같다.

1117년 비차도_장공유 묘 벽화.
1117년 비차도_장공유 묘 벽화.

장공유 묘에서 출토된 1117년의 또 다른 <비차도> 벽화를 살펴보면, 세 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화면 오른편에 위치한 네모난 탁자 위에 백색 찻잔과 흑색의 잔탁이 포개어져 있고, 그 탁자 뒤로 한 남자가 차 두 잔을 들고서 차를 준비하는 여자에게 당부를 하는 듯 무언가 얘기를 하고 있다.

화면 왼쪽에는 한 다동이 원형의 풍로 위에 다병을 올려놓고 부채질하며 찻물을 신중하게 끓이고 있다.

이 고분의 규모와 채색된 벽화들로 꾸며진 것으로 보아 장씨 가족의 가문이 요나라에서 주요한 위치를 차지했던 것을 알 수 있다.

이 외에 그들에 대한 정보가 매우 적지만, 무덤 주인이 살아있을 때의 모습을 반영한 장면들을 벽화의 소재로 삼는다는 점에서 하북성 장씨 일가의 사람들은 아마도 차를 즐기던 가문이었던 것으로 추측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요나라의 주요 계층들은 차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차를 즐기던 계층이었다.

위에서 살펴본 <비차도>들에는 원형의 풍로에서 긴 주구를 가진 다병에 물을 끓이는 모습과 점다를 위한 준비과정 혹은 점다를 하고 있는 모습, 그리고 붉은 탁자 위의 흑색 잔탁과 백색 찻잔 등이 공통적으로 등장한다.

함은혜(동아시아차문화연구원)
함은혜(동아시아차문화연구원)

당시 북송의 다법인 점다법으로 차를 즐겼던 것을 알 수 있다. 비록 북방민족이라 할지라도 송나라의 차 문화를 수용하고 이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했던 것으로 짐작된다.

특히 점다법의 대표적인 다구인 다연과 풍로에 대한 상세한 묘사가 남아있어 송대와 그 영향을 받은 또 다른 나라인 고려시대의 다법을 유추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된다.

요대에 많은 다화가 남아있지는 않지만, 같은 주제의 고분 벽화들을 통해서 그들의 차 문화에 대한 관심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었다.

시대와 나라를 막론하고 차 문화에 대한 가치와 인식을 보편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였기 때문에 차 문화가 지금에까지 그 명맥을 이어온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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