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연구결과 실험실에 가두고 싶지 않다"며 입사...'차세대 메모리' 개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김남승 전무.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김남승 전무. [사진=삼성전자]

[뉴스퀘스트=최인호 기자] 삼성전자 현직 임원이 국내에서 최초로 세계 3대 컴퓨터 구조 학회의 '명예의 전당'에 모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영예의 주인공은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메모리사업부의 김남승(45) 전무다.

삼성전자는 김 전무가 2015년 HPCA(International Symposium on High Performance Computer Architecture)를 시작으로, 2016년 MICRO(International Symposium on Microarchitecture)에 이어 최근 ISCA(International Symposium on Computer Architecture) 명예의 전당에 헌액 되었다고 29일 밝혔다.

이들 세 곳은 세계 3대 컴퓨터 구조 학회로 꼽히며, 학회마다 최소 여덟 개 이상 논문을 등재한 인물 중 기술 우수성과 영향력이 뛰어난 논문을 집필한 연구자를 명예의 전당에 올리고 있다.

이들 3대 학회의 명예의 전당 모두에 헌액된 인물은 지난 50년간 세계에서 20여 명에 그칠 정도로 흔치 않다. 그만큼 김 전무가 진행해온 차세대 메모리와 컴퓨터 구조에 대한 연구가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는 셈이다.

김 전무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출신으로 미국 일리노이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지난해 5월 삼성전자에 영입됐다. 당시까지 몰두해온 컴퓨터 구조 분야 연구 결과를 실험실에 가둬두지 않고 산업 현장에 본격 적용해 혁신을 이끌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컴퓨터의 구조에 대한 연구를 주로 진행해온 김 전무는 삼성전자에서 새로운 메모리 기술을 개발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기술이 발달할수록 컴퓨터 시스템은 복잡해지고 그 안에서 쓰이는 메모리반도체 제조공정의 난이도도 어려워지는데, 이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게 김 전무 팀의 숙제다.

개별 부품에 집중하기보다 전체 컴퓨터 시스템 구조의 관점에서 해당 부품이 어떻게 쓰이는지 이해한다면, 이를 바탕으로 최적의 성능과 효율성을 가진 부품과 완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게 김 전무 팀의 가설이다.

향후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다양하게 응용하기 위한 김 전무 팀의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연구도 관심을 끌고 있다.

김 전무는 메모리 내부에서 직접 연산까지 실행하는 방법(computing in memory)을 개발하는데 몰두하고 있다.

현재 메모리는 데이터를 저장하고 이동시키는 일만 하는데, 컴퓨터 시스템의 성능 향상을 위해 시간이 많이 걸리는 프로세서와 메모리 간 데이터 전송 대신 데이터가 있는 메모리에서 직접 연산까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다.

김 전무는 “상용화할 수 있는 수준의 메모리 내 연산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응용 방법들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97년 삼성전자 지원으로 나섰던 미국 서부지역 해외연수로 인생의 시각을 180도 바꾸게 됐다”며 “이후 미국 유학 과정에서 훌륭한 연구자들과 의미 있는 공동의 연구를 실행한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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