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소방서 양성지역대 석원호 소방장, 안성 종이공장 화재서 지하 생존자 구하려다 변 당해

[사진=경기도소방본부 홈페이지 캡처]
[사진=경기도소방본부 홈페이지 캡처]

[뉴스퀘스트=강영민 기자] 지난 6일 발생한 경기 안성시 박스 제조공장 화재 현장에서 생존자를 한명이라도 더 구하겠다며 지하층으로 들어갔던 40대 소방관이 순직해 그의 투철한 직업의식과 인간애(愛)가 주변을 감동시키고 있다.

순직한 소방관은 안성소방서 양성지역대 소속 석원호(45) 소방장으로, 그는 2004년 3월 소방관이 된 15년 차 베테랑이다.

7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석 소방장은 양성지역대 동료들과 함께 화재 발생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긴급히 진화 작업에 나섰다.

석 소방장은 불이 난 지하층에 공장 직원들이 남았을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망설임 없이 구조에 나섰다가 예기치 못한 폭발에 사고를 당했다. 온몸에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는데, 사인은 두개골 파열 등으로 전해졌다.

슬하에 10대 자녀 2명을 둔 석 소방장은 부친(72)을 모시고 살며 성실하게 살아가던 가장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6일 오후 경기 안성시 양성면 종이상자 제조공장 화재현장에서 강한 폭발 충격으로 파손된 소방차. [사진=경기도소방본부]
6일 오후 경기 안성시 양성면 종이상자 제조공장 화재현장에서 강한 폭발 충격으로 파손된 소방차. [사진=경기도소방본부]

그는 송탄소방서와 화성소방서, 안성소방서 등을 거치며 매사 헌신적으로 업무에 임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8년 경기도지사, 2011년 소방서장으로부터 포상을 받기도 했다.

동료들은 "석 소방장은 모든 소방관에게 '먼저 진입하고 나중에 나온다'는 소방 정신을 몸소 보여줬다"며 "그의 용기와 살신성인 정신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한 목소리로 전했다.

석 소방장의 빈소는 안성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장례 절차와 관련해 유족과 논의하고 있다"며 "현장에서 순직한 만큼 경기도청장으로 치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석 소방장과 함께 현장에 출동한 이돈창(58) 소방위도 폭발 충격으로 얼굴과 팔에 1~2도 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한편, 안성 종이상자 제조공장 폭발 화재로 소방관 2명이 사상하고, 공장 관계자 등 9명이 부상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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