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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건설산업, 변해야 산다 (1-3)] 해외 수주, 주먹구구식 접근으론 어림없다
[위기의 건설산업, 변해야 산다 (1-3)] 해외 수주, 주먹구구식 접근으론 어림없다
  • 김동호 기자
  • 승인 2019.08.23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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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00억 달러대 수주 이후 현재 절반이하 규모로 감소...단순 시공 벗어나야
삼성물산이 사우디아라비아에 건설한 세계 최대규모의 '쿠라야 민자 복합화력발전소' 모습.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이 사우디아라비아에 건설한 세계 최대규모의 '쿠라야 민자 복합화력발전소' 모습. [사진=삼성물산]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해외건설은 지난 50년간 한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그러나 최근 수주가 급감하며 적신호가 켜졌다.

해외 건설 수주액은 지난 2010년 716억 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14년까지 600억 달러 내외로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2015년에 461억4434만 달러 수주에 그치며 최고치 대비 30.1%나 감소했다. 이어 2016년에도 281억9231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38.9% 급락했다. 2017년은 290억달러, 2018년은 321억달러였다.

2016년부터 점차 증가 추세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의 해외건설은 2013년에서 2015년까지 3년 동안 기업별로 수 조원의 손실을 기록하면서 국가적 이슈로 부상한 바도 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등 후발 국가들의 해외시장 입지 강화는 한국의 점유율을 떨어뜨렸다.

실제 한국의 해외 건설시장 점유율은 2012년 8.1%에서 2017년 5.3%로 급락했다. 반면 중국의 점유율은 2012년 13.1%에서 2017년 23.7%로 빠르게 성장했다. 

한국 건설업체들은 수주 금액은 물론 수익성 측면에서도 어려운 상황이다.

글로벌 건설 리서치 기관인 ENR에서 발표한 2018년 세계 시공사 순위에 선정된 국내 건설업체는 총 11개사다.

이 가운데 국내 대다수 건설업체들의 해외건설 영업이익율은 2013년을 기점으로 끊임없는 적자 행진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건설업체들의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 약화 요인으로 3가지를 지적한다.

첫째는 '글로벌 경쟁사 비해 기획·마케팅·설계 역량이 부족하다'는 점을 꼽는다.

두 번째는 ‘건설혁신 투자의 부족’,  세번째는 ‘단순 시공 집중의 비즈니스 모델’ 등을 원인으로 들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올해 세계 시장 규모와 국내 업체 실적의 간극은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건설 시장은 성장세 힘입어 올해 5000억 달러 규모를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는 지난해 보다 줄어든 300억 달러도 위태로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 수출입은행과 해외경제연구소의 ‘2019년 상반기 해외건설 산업동향’에 따르면 해외 건설 시장은 전년 대비 3%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국내 건설사의 수주 실적은 역성장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해외건설 시장 규모는 2015년 5440억 달러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 2016년 4681억 달러로 바닥을 찍고 반등하기 시작했다.

2017년은 전년 대비 3% 증가한 4824억 달러 기록한데 이어 2018년 역시 3% 증가한 4968억달러로 추정된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시장 규모가 올해 1300억 달러 이상을 기록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유럽과 북미 시장도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중동 시장은 지난해 발주액이 970억 달러로 유가 하락 여파 속에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04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에 국내 건설사들의 주요 수주 텃밭인 중동지역의 회복세가 쉽지 않아 한국 업체들의 해외수주액은 지난해보다 소폭 하락이 예상된다.

한국 건설업체들의 수주 부진은 장기적으로 세계건설 시장에서 한국업체의 경쟁력을 약화 시킬 것이란 우려가 크다.

아울러 해외건설시장 진출 여건 또한 그렇게 우호적이지 않다.

해외건설시장에서의 경쟁은 지속적으로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이 시공해 지난 3월말 오픈한 카타르 국립박물관.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시공해 지난 3월말 오픈한 카타르 국립박물관. [사진=현대건설]

기존 건축, 토목, 플랜트 등 전통적인 공종의 도급사업 일변도에서 복합개발사업, 투자개발형사업(PPP사업) 등 사업형태도 급격히 바뀌고 있다.

따라서 시공기술은 물론, 사업기획 및 관리능력 여기에 자금력까지 갖추지 않으면 수주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동안 국내 건설사의 해외 시장에서의 가장 큰 경쟁력은 가성비(가격대비성능)였다.

해외 발주사들은 국내 건설사의 가격경쟁력과 노동 인력의 성실함을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문제는 수십 년이 지났음에도 국내 건설사 스스로 가성비가 좋다고 착각해 안주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 건설사의 가격경쟁력은 중국은 물론 일부 유럽 건설사에도 밀리는 실정이다.

원인은 국내 사업자 중심의 산업 생태계 고수다.

해외 사업임에도 국내 협력사를 중심으로 일하고 현지 자재 조달에 소극적이다 보니 적극적으로 현지화에 나서고 있는 경쟁사를 이기기 힘든 구조가 됐다.

해외건설 수주 여부는 국내 건설업체들의 생존과 직결된다.

2018년까지 해외수주 잔액 감소에 따른 영향은 국내 주택이나 사회간접자본(SOC) 수주 등으로 상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 이후엔 해외에서 일감을 따오지 못할 경우 인력 재조정 등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올해는 정부 대출규제와 보유세 인상, 민간주택의 분양가 상한제 도입 등 주택시장 안정대책 효과로 주택가격이 하락하고, 수요가 줄어 착공 실적도 줄고 있다.

또 이에 따라 2019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3.6%와 2.6%의 건설 투자 감소가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해외 사업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국내 건설사들 간의 제살 깎아먹기식 수주 관행이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요 현장의 경우 외국 기업처럼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전을 펼쳐야 한국 건설사의 몸값을 높일 수 있다고 제언한다.

삼정KPMG의 최근 “위기의 한국해외건설 투자개발사업에서 기회를 찾아라”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건설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오픈 이노베이션과 인수 합병을 적극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타 산업의 기업과 스타트업 학계 시민 등 다양한 주체를 혁신과정에 참여시켜 비즈니스 가치와 생산성을 극대화 하는 새로운 방법론이다.

글로벌 대형건설사들은 ICT 산업과 제조업 등과의 경계를 허물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혁신의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건설 기업의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는 체계가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의 생존을 담보할 수 있는 중요한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변화하는 글로벌 건설 환경 속에서 한국 기업들이 효과적인 투자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 모델 구축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투자개발형 사업은 초기 투자비가 많고 다양한 사업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에 민간기업이 독자적으로 진출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

민간기업이 기획, 설계 단계부터 건설, 운영단계까지 높은 리스크를 관리하고 저감할 수 있는 대책으로 정부와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삼정KPMG 건설산업 본부장 임근구 전무는 "최근 해외건설시장 동향은 아시아권역을 중심으로 투자개발형 사업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시공사에게 자금조달까지도 요구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금융이 결합된 투자개발형 사업모델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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