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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바다 선상낚시⑯] 서해 왕등도 문어낚시
[실전 바다 선상낚시⑯] 서해 왕등도 문어낚시
  • 하응백 문화에디터
  • 승인 2019.08.09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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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를 올린 필자.
문어를 올린 필자.

[뉴스퀘스트=하응백 문화에디터] 8월 3일 삼천포로 문어낚시를 다녀왔다.

먼 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회 조행기에 쓴 것처럼 조과는 미미했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일 것이다.

낚시꾼들 사이에서 고기가 안 잡힌 원인은 108가지 보다 많다는 말이 있다. 물 흐름이 쎄다, 물이 오히려 약하다, 청물이다, 탁물이다, 바람이 많이 불었다, 수온이 높거나 낮았다. 다른 꾼들이 다 잡아먹었다 등등, 그 변명은 수없이 많은 것이다.

그런데 8월 5일 서해 군산에서 문어가 터졌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서해에도 문어가 서식하나? 동해나 남해에서야 문어가 서식하지만, 서해에서 문어가 살거나 잡힌다는 이야기는 매우우 생소하다.

2007년의 일이었다. 새만금 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끝난 시점이었다. 이때 새만금 앞바다에서 기현상이 일어났다.

9월 무렵부터 새만금 방조제 앞바다에서 없었던 문어가 갑자기 대량으로 잡힌다는 것이었다. 그해 11월초 급조된 낚시꾼들 일행에 끼어 새만금 앞바다를 찾았다.

야미도에서 배를 타고 10여분 거리에 있는 명도와 광대도 사이의 수심 20m와 30m 지점이 문어 포인트. 여기에서 1kg 이상 나가는 문어를 우럭 채비로 30kg 이상 잡았다. 이때의 문어낚시는 꾼들 사이에서는 하나의 전설이 되었다.

그리고는 거짓말 같이 서해의 문어는 거의 사라져 버렸다. 그 이듬해도 조금 잡혔지만, 낚시 대상으로 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다가 2017년 서해에 다시 문어가 나타났다. 육지에서 50km 이상 떨어져 있는 왕등도와 직도가 주요 포인트였다.

이런 문어였기에 군산을 출발지로 하는 서해 문어는 충분히 구미가 당겼다. 지난번 몰황을 만회도 하고 서해 문어 풍작의 추억도 되씹을 겸 해서 8월 8일 군산 비응항으로 차를 몰았다.

출조에 나선 배는 비응항 대호피싱호, 이 배 선장은 주꾸미나 갑오징어 같은 두족류와 초겨울 어청도 부근 열기 포인트를 잘 아는 필자의 오랜 단골이다.

왕등도 근해에 도착한 낚싯배.
왕등도 근해에 도착한 낚싯배.

접안 시설을 새롭게 꾸민 비응항에서 배는 출발한다.

두 시간 조금 못 되어 왕등도 근해 도착. 왕등도는 상왕등도와 하왕등도로 이루어져 있는 유인도지만, 하왕등도는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다고 한다.

상왕등도에는 발전 시설도 있고 물도 풍부하다고 한다. 1970년대 왕등도 해역에 조기가 많이 잡혔을 때는 주민이 300여 명이나 되었지만, 지금은 10여 가구만 남아 있단다.

왕등도 근해에서 문어가 나온다는 소식이 이미 전국적으로 펴졌나 보다. 요즘은 SNS를 타고 이런 소식은 급하게 퍼진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격포항에서 온 배 10여 척이 이미 낚시를 하고 있다. 비응항에서 온 배 10여 척, 개인 보트 몇 척 해서 20-30여 척의 배들이 서해 문어를 체포하러 나선 것이다.

상왕등도, 섬 중앙의 건축물은 발전 시설로 보인다.
상왕등도, 섬 중앙의 건축물은 발전 시설로 보인다.

낚시 시작하고 여기저기서 문어가 올라온다.

나는 채비만 두어 번 날려먹는다. 입질을 받았지만, 문어가 바닥에 붙으면 도저히 떼어 낼 수가 없다. 작은 문어 두어 마리만 잡는다. 허리 힘이 약한, 지난번 삼천포에서 사용했던 낚싯대로는 도저히 서해 문어를 잡아낼 수가 없다.

초릿대가 예민한 대로는 도저히 문어를 끌어올리기가 힘들다. 낚싯대를 조금 강한 것으로 바꾸어 낚시를 한다. 그제야 제대로 적응이 된다.

남해 야수권이나 고흥권이나 삼천포권과는 차원이 다르게 바닥이 험하고 물살이 세다. 40호 봉돌도 뜰 때가 많다. 잡은 것보다 입질을 받고서도 놓친 것이 훨씬 많다.

왕등도 주변에서 문어잡이에 열중하고 있는 배들.
왕등도 주변에서 문어잡이에 열중하고 있는 배들.

문어는 물이 완전히 썼을 때 한 두 시간을 제외하곤 간간히 올라왔다.

잘 잡는 꾼과 장비가 부실한 초보꾼 사이에는 조황의 편차가 매우 심하다. 남해에서 통하는 채비로는 적응하기가 상당히 힘들다. 오후 2시가 지나고 입질이 없자 배는 철수 한다. 많이 잡은 꾼은 약 10kg, 마릿수로는 30마리 정도였다.

서해권 문어낚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알지 못하지만, 2017년의 경우를 생각하면 올해는 11월까지는 낚시가 가능할 것으로 추측된다. 서해 문어는 남해에서 서식하는 바로 그 종류, 왜문어다.

서해문어를 시도하는 꾼들을 위한 팁을 제시하면, 첫째 보다 허리힘이 강한 낚싯대를 준비할 것, 둘째 봉돌도 40호에서 50호까지도 여벌로 준비할 것, 셋째 라인은 합사 3호 정도를 감을 것, 넷째 채비 걸림이 남해보다 훨씬 심하니 에기나 채비를 충분히 준비할 것 등이다.

출항지는 격포항과 비응항이다.

이날 잡아 쿨러에 담아 보관한 문어를 싱크대에 풀어 놓았다.
이날 잡아 쿨러에 담아 보관한 문어를 싱크대에 풀어 놓았다.

같이 없던 어종이 갑자기 대량으로 나타나면 수많은 꾼들이 달려들어 모조리 잡아내는 게 아닌가 하는 안타가운 마음도 없지 않지만, 그렇다고 그런 행위를 멈출 수도 없는 것이 낚시꾼의 생리다. 그런 아이러니 속에서 늘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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