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펼쳐진 '노 아베' 집회. [사진=미래당 홈페이지]
일본에서 펼쳐진 '노 아베' 집회. [사진=미래당 홈페이지]

[뉴스퀘스트=최석영 부국장] 일본이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에 이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취하면서 우리나라와 일본 양국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정부도 일본을 국제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가고 각 부처들도 외교적, 경제적 대응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우리 시민사회도 자발적인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일본여행 가지 않기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이 벌써 한 달을 넘기면서 일반적인 국민들의 상식과는 맞지 않는 일탈적인 행태들도 눈에 띈다.

특히, 극우 보수들의 일탈 행위는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한 극보수 정당은 광화문 광장에서 '일본 칭송론' '아베 칭송론'을 늘어놓으며 선동하는가 하면, 이른바 엄마부대 대표라는 작자는 "아베 수상님 죄송하다"며 더위를 먹은 듯한 발언을 서슴치 않고 있다. 또 한 기독교 목사는 "한국은 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이라고 신도들에 설교했다고 한다. 

이와는 반대로 한 여당 출신 지자체장은 서울 한복판에 ‘노 재팬’ 깃발을 걸기도 했고, 이에 대한 시민들의 지적으로 채 하루도 안 돼 그 깃발들을 거둬들이기도 했다.

물론 그들도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지만 제발 이런 극단적인 행동들은 자제해 주길 바란다. 이런 행동들은 너와 나의 생각이 ‘다름’이 아니라 맞고 틀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과연 우리는 어떻게 일본에 대응해야 하고 어떤 행동을 보여야 할지 벽안의 한 한국학 학자의 조언이 눈에 띈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박노자 교수. [사진=유튜브 캡처]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박노자 교수. [사진=유튜브 캡처]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 한국학과의 박노자 교수는 9일 CBS라디오의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일본은 정치 문제는 미국에 맡기고 경제 위주로 커왔는데, 이제는 중국 본토 침략이나 진주만 공격이 있었던 1930년대 같은 시대로 돌아왔다”며 “아베가 자민당 중심의 관료국가 체제의 길을 잡기 위해서 한국을 적으로 만들고 반대자를 억누르며 ‘모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현재의 일본 상황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본의 양식 있는 시민사회와 힘을 모아야 한다는 대응 해법을 제시했다.

우리 시민사회가 일본을 적으로 두지 말고, 아베 총리를 적으로 규정해 일본 시민사회와 힘을 모아야 한다는 논리다.

이의 행동방법으로도 ‘노 재팬(NO Japan)’을 외칠 게 아니라 ‘노 아베재팬’을 외치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한국) 지하철에서 플래카드를 봤는데 맨 먼저 ‘노 재팬’이 뭐냐, ‘노 아베 재팬’ 이라고 썼으면 됐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베가 지금 한국인을 적으로 돌리려고 하는데, 우리는 일본인들을 적으로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일본 시민을 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베가 가장 원하는 것이라는 논리다. 한국이 일본을 이렇게 싫어한다, 저들은 적이다. 일본 시민 여러분 모이십시오. 이렇게 되는 셈이다.

이제 한·일 관계는 단시일 내에 회복하기는 어려운 형국까지 흘러왔다. 특히 아베는 문제인 정부의 한국과는 관계정상화를 바라지 않는 듯하다.

제3의 시각으로 냉철하게 바라 본 박 교수의 조언대로 아베가 진정 바라지 않는 평화를 바라는 일본 시민들과의 연대에 나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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