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천수만 풍경. [사진=하응백 문화에디터]
여름 천수만 풍경. [사진=하응백 문화에디터]

[뉴스퀘스트=하응백 문화에디터] 지난 13회(실전 바다 선상낚시 <백조기 낚시>)에 백조기 낚시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때는 시즌 초라 백조기가 서해바다에 입성을 확인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지난 글에서 7월 말 이후 조금이 되면 본격 백조기 시즌이 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8월 10일 조금. 대형 태풍이 중국으로 상륙하면서 서해는 날씨가 좋다. 밥 말리호로 전번 예상이 맞는지 확인하러 오천항으로 백조기 잡으러 출조했다.

새벽에 바람이 좀 불었지만 아침이 되자 오히려 바람이 잦고 바다는 평화롭기 그지없다. 중국에 상륙했다는 태풍이 아직 여기까지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듯하다. 배는 항구에서 나가 천수만 중간에서 낚시를 시작한다.

20호 봉돌을 사용하지만, 선장이 배를 잘 잡아주어 낚시에 불편한 점이 없다. 보통 40호 봉돌을 사용하는 게 백조기 낚시지만, 봉돌이 가벼울수록 손맛도 좋고 감도 좋아진다.

하지만 유속이 너무 빠를 경우, 봉돌이 바닥에 닿지 않을 수도 있다. 봉돌이 가벼우면 바닥에 늦게 떨어져 고기가 연신 올라올 때는 시간이 아까운 경우가 있기는 하다.

포인트에 도착하자마자 연신 백조기가 올라온다. 내 옆에는 부자(父子)가 둘이서 낚시를 한다. 아빠를 따라 온 초등학교 6학년 꼬마는 연신 백조기를 잡아낸다. 미래의 낚시꾼이다. 나는 어른답게 칭찬 한 말씀을 해 준다.

“낚시 잘 하면 훌륭한 사람이 된다.”

낚시를 하면서 전성기 백조기 낚시 이론을 정립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사용하여 본다.

미끼는 역시 갯지렁이가 최고였다. 시즌 초반에는 미끼를 길게 하니 미끼만 따먹고 가버렸지만, 이날은 길게 통 마리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었다.

반응이 빠르고, 미끼가 잘려나가도 갈지 않고 계속 사용해도 된다. 하지만 서너 마리 잡으면 미끼를 갈아주는 것이 조과에 도움이 된다. 바닥에 봉돌이 닿으면 대개 쑥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바닥이 뻘이기 때문이다.

이때 약간 들어서 바닥에서 봉돌을 뗀 다음 약 10cm 든다는 느낌으로 가볍게 봉돌을 흔들고, 서너 차례 그러다가 대를 조금 뽑았다가 입질이 없으면 바닥에 다시 내려 같은 행위를 반복한다. 이럴 때 대개 입질이 파닥닥 오게 마련이다.

입질이 오면 챔질을 하는 것이 조과에 도움을 준다. 좀 세게 채어도 백조기가 떨어지지 않는다. 이렇게 하면 10에 8마리는 잡을 수 있다. 조금 들고 있되 흔들고, 조금 뽑고 물면 챔질, 이게 백조기 대량 포획의 방법이다. 낚싯대는 가볍고 조금 예민한 대가 좋다.

이날 기온은 서울 지방의 경우 올 들어 가장 더웠던 날이다. 37도를 육박했다. 바다도 덮기는 마찬가지였다. 모자와 선크림과 얼굴가리개는 필수다. 이런 걸 준비 안하면 낚시를 아예 못한다. 충분한 수분도 섭취해야 한다.

준비를 하고 가니, 오로지 낚시 삼매에 빠질 수 있었다. 오후 1시 무렵까지 충분히 백조기를 잡았다. 선장은 다른 포인트로 가서 광어나 우럭을 잡자고 한다. 백조기 마릿수 기록을 세우려고 했는데, 좀 아쉽기는 하다.

여름철 백조기 낚싯배. [사진=하응백 문화에디터]
여름철 백조기 낚싯배. [사진=하응백 문화에디터]

8월, 9월 전성기 때 백조기 낚시 잘하는 법을 정리하면 이렇다.

첫째, 어신 전달이 예민한 대를 사용한다. 40호 봉동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좀 뻣뻣한 주꾸미대면 충분하다. 예민한 광어 다운샷대나 참돔 타이라바대를 사용해도 된다.

둘째, 미끼는 갯지렁이 통 마리를 끼되, 자주 갈아준다. 부지런해야 된다는 말이다.

셋째, 봉돌이 바닥에 닿으면 조금 올리고 두세 번 흔들어 입질을 유도하는 것이 좋다. 이때 미세한 느낌이 오면 살짝 들어준다. 그래도 입질이 없으면 바닥에 내려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넷째, 가장 중요한 것으로 입질이 오면 좀 세게 챔질을 해야 한다. 이게 조과를 올리는 결정적인 방법이다.

다섯째, 릴링은 일정한 속도로 하되 좀 빨리 감는다. 중간에 떨어지는 녀석은 거의 없다.

이런 공식만 숙지하면 백조기는 충분히 많이 잡을 수 있다.

이날 백조기 조과, 오전 낚시로 약 80여 마리를 잡았다. [사진=하응백 문화에디터]
이날 백조기 조과, 오전 낚시로 약 80여 마리를 잡았다. [사진=하응백 문화에디터]

백조기는 반찬거리를 장만하는 낚시다. 고기를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잡은 고기를 어떻게 보관하고 손질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낚시꾼 나름 다 요령이 있겠지만 필자가 사용하는 방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백조기 낚시하는 배는 대개 바닷물을 뽑아 올려주는 물통이 준비되어 있다. 백조기를 잡아 이 물통에 하루 종일 백조기를 담아두는 꾼들이 상당히 많은데 이렇게 하면 백조기의 신선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날 수온은 28도였기에 더욱 그렇다.

백조기를 물 칸에 담되 죽어서 움직임이 없는 녀석은 바로 비늘을 쳐서 쿨러에 담는다. 쿨러에는 패트병 등을 충분히 얼려 담아 놓는 것이 좋다. 얼음을 담으면 녹아서 물이 생기는데, 이러면 소금 간을 하기에 적절치 않다.

낚시가 끝나면 잡은 고기에 충분한 양의 소금을 뿌리고 뒤섞은 다음, 위에 얼린 패트병을 놓는다. 이렇게 한 다음 서너 시간이 지나, 집에 도착하면, 소금을 털어내고 냉장보관하면 된다.

냉동해두어도 된다. 더욱 깨끗하게 손질하려면, 목장갑을 낀 손으로 아가미를 뜯어내면 된다. 이렇게 하면 백조기 내장이 딸려 나온다. 몇 번 해 보면 쉽게 할 수 있다.

손질한 백조기는 굽거나 조려서 먹는다. 백조기는 간이 대단히 중요하다. 잘 손질해서 간이 잘된 백조기는 물론 참조기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충분히 맛있다. 신선할 때는 매운탕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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