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떨어지고 대한항공은 무관심하고 심란한 강대표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강성부 KCGI대표의 최근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한진칼 지분 인수 이후 일체의 언론 접촉을 피하던 강대표가 최근 한 경제지와의 인터뷰에 이어 아시아나 항공 인수 참여 검토 방침까지 19일 밝혔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연합뉴스를 통해 ‘KCGI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설명서(IM)를 받아서 검토하는 초기 단계’라는 강 대표는 “아시아나 항공 인수를 위해 국내외 투자자들을 모아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항공업 전체가 위기인 상황에서 돌파구가 필요하다”며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 검토의 배경을 설명했다.

금호산업은 지난 7월 25일 매각 주간사 크레디트스위스증권(CS)을 통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매각한다고 공고했다.

오는 10월께 본 입찰이 진행될 예정인 아시아나 항공 매각은 다음 달 초까지 투자자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아 인수 협상 대상 후보군(쇼트리스트)을 추린 뒤 예비입찰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러나 이 같은 강 대표의 아시아나 항공 인수 검토에 대해 금융업계는 냉소적인 반응이다.

강 대표가 대한항공 경영권을 둘러싼 대결이 여의치 않자 국면 전환용 카드로 꺼낸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강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한진칼 투자 이유에 대해 “고배당이나 단기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도 아니다”며 “기업가치가 한국에서 가장 저평가 돼 있는 대한항공이 기업가치 개선 실현성이 가장 높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한진칼 지분 매입이 한진그룹의 경영권 확보 차원이 아니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행동주의 펀드는 기업 경영권을 노리고 들어가지 않으며 KCGI가 직접 경영권을 잡는다는 것은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늘리면서 강 대표는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현재 델타항공은 한진칼 지분 5.13%를 확보한 상태이며 미국 규제 당국의 승인 아래 1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KCGI는 한진칼 지분을 꾸준히 늘려 15.98%를 보유한 상태다.

델타항공이 한진칼의 지분을 늘리면서 경영권 분쟁이 물 건너갔다는 전망에 따라 한때 5만원에 육박하던 한진칼 주가는 최근 2만8000원대(8월19일 기준)로 떨어졌다.

주가가 급락하자 정작 답답한 쪽은 강 대표 측으로 추가 지분 확보를 위한 실탄 마련도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KCGI는 최근 분위기 반전을 위해 한진칼 경영진과의 회동을 요구했지만 한진 경영진은 끝내 KCGI의 회동 제안을 거절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KCGI가 한진칼 2대 주주이기는 하지만 회사 차원이 아닌 경영진 개인을 상대로 만남을 제안한 만큼 만남이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재계 안팎에서도 “델타항공이 한진그룹의 우군으로 등장한 상황에서 강 대표로서는 국면을 전환할만한 반격 카드가 마땅히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일종의 국면 전환용 카드로 공개 회동을 제안했는데 이마저 불발에 그치자 강 대표가 또다시 아시아나 항공 인수 검토까지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KCGI에 투자한 기업의 한 관계자는 “최근 강대표가 추가 투자자를 확보하지 못해 곤란해 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며 “만약 추가 투자유치가 어려울 경우 당초 목표로 했던 대한항공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작업도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자금 출자자가 없을 경우 단기간 내 최대 주주인 조원태 회장과 델타항공과의 지분 격차를 줄이기는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 한진칼 주가가 급락하면서 펀드 평가손실이 커져 추가 투자금 유치는 쉽지 않은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KCGI에 출자했던 투자자들이 최근 한진칼 주가 하락으로 일부 이탈하는 등 동요하고 있다는 우려에 대해 강 대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KCGI펀드에는 1300여억원의 투자자금이 모였으며 T자산운용과 H자산운용, K투자자문사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5년 4월 기업 지배구조 개선 펀드인 강 대표의 LK파트너스에 투자, 요진건설지분 45%를 취득 후 2년 반 만에 지분을 되팔아 두배 이상의 수익을 거둬 재미를 봤던 투자자들도 다시 이번 KCGI 투자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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