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극대화로 한반도 둘러싼 '판' 키운 후 중재 성공하면 재선에도 도움

[사진=트럼프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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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박민수 기자] 최근 진행되고 있는 한·일간 갈등의 해결사로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나설 것이라는 색다른 분석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은 23일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ISOMIA·지소미아) 종료로 양국간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역할이 주목된다'는 요지의 보고서를 내놨다.

한국은 22일 일본의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제외 등 무역보복조치와 관련, 철회는 물론 대화마저 거부하고 있는 일본에 대해 지소미아 종료라는 초강력 승부수를 띄웠다.

이로써 한·일간 지소미아는 3년 만에 종료됐다. 

한국이 지소미아 종료를 강행한 배경에는 한미동맹에 대한 자신감이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이르기까지 미국측과 충분한 협의가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지소미아와 관련 미국과 거의 실시간으로 우리가 일본 측과 소통했던 부분들을 공유했다"며 "우리의 외교적 노력에 일본 측으로부터 반응이 없다면 지소미아의 종료는 불가피하다는 점을 역설했다"고 설명했다.

김 차장은 그러나 "미측이 우리에게 지소미아 연장을 희망해왔던 것은 사실"이라며 "미국이 표명한 실망감은 미측 희망이 이뤄지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실망했다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은 우리 정부의 이번 결정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2일(현지시각)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실망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와 국방부도 별도 논평을 통해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이처럼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면서 한·미 동맹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당연히 한미일 동맹의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는 지소미아를 우리가 종료한 것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설명하면서 투자전략팀은 '결국 트럼프에게 달렸다'는 결론을 내렸다. 

투자전략팀은 먼저 "미국이 이런 한·일간 갈등을 완전히 몰랐을까? 절대 그렇지 않다"고 운을 뗏다. 

그러면서 "미국은 현재 중국을 견제 중이고 잠재적 경쟁자로서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미국 동의 없이 게다가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 대표가 다녀간 직후 한국 정부가 일본에 지소미아 종료를 선언하기에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한·일간의 현재 갈등 상황은 미국의 동의하에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했다.

투자전략팀은 한·일 갈등의 최종 승리자이자 해결사로 트럼프 대통령을 지목했다.

투자전략팀은 "한·일간 갈등과 북한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클수록 결과적으로 트럼프가 이를 해결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열매가 크다"고 주장했다.

한·일 갈등의 고조로 한반도를 둘러싼 판이 커지고 트럼프가 이를 해결 했을때 재선 고지에 이롭게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한·일 갈등 초기에 트럼프가 개입하지 않은 이유는 어쩌면 판이 너무 작아서였는지도 모르겠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투자전략팀은 "이번 사태로 한반도를 둘러싼 판은 계속 커지고 있다"며 "정치 외교는 경제와 달리 숫자로 짐작하기 어렵기 때문에 조기 종료에 대해 트럼프에게 바랄 뿐"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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