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 힘이다

광둥성 순더의 한 농촌 마을. 비구이위안의 지원으로 집들이 새 단장을 했다. 외국인들도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광둥성 순더의 한 농촌 마을. 비구이위안의 지원으로 집들이 새 단장을 했다. 외국인들도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사진=비구이위안]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중국의 부동산 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15%를 차지할 만큼 그야말로 대륙 경제의 절대 지존으로 군림하고 있다.

이 업계의 선두 업체인 비구이위안(碧桂園)그룹은 따라서 세계적으로도 발군의 기업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실제로도 그렇다는 사실은 증명되고 있다.

2019년 7월 미국의 격주간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 순위에서 177위를 차지해 기염을 토했다.

 “그 시작은 미미했으나 끝은 창대했다.”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만큼 1992년 광둥(廣東)성 순더(順德)시의 한 시골에서 소규모 집장사로 출발한 기업이 완전 부동산 공룡으로 변신하는 성공을 거둔 것이다.

2019년 말 기준으로 매출액 5000억 위안(元. 85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비구이위안의 창업주 양궈창(楊國强. 65) 회장은 업계에서는 이른바 흙수저로 유명하다.

가난으로 인해 고등학교를 겨우 졸업하고 대학 진학은 아예 꿈도 꿔보지 못했다고 한다.

고등학교에 다닐 때 신발도 제대로 못 신고 다녔다면 굳이 구구한 설명이 필요 없다.

아마도 이것이 그에게는 한이 되지 않았나 싶다. 그가 사업에 성공한 이후 교육 분야의 사회 공헌에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눈을 돌린 것을 보면 진짜 이렇게 단언해도 무방하다.

비구이위안이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쓰촨성 원촨의 빈민들을 위해 무료로 지어준 주택 단지의 모습.
비구이위안이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쓰촨성 원촨의 빈민들을 위해 무료로 지어준 주택 단지의 모습. [사진=비구이위안]

양 회장과 비구이위안이 사회 공헌에 본격적으로 투신한 것은 회사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선 1997년부터다.

이해에 그와 비구이위안의 임직원들이 100만 위안을 출연, 광둥성 일대의 유력지 양청완바오(羊城晩報)에 통큰 기부를 한 것이다.

당시 비구이위안으로서도 적지 않았던 이 돈은 중명(仲明)대학생장학금이라는 장학재단의 기틀이 될 수 있었다.

이후 비구이위안은 매년 100만 위안을 기부하면서 광둥성 일대의 가난한 대학생들이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이 액수는 약 10여 년 후인 2006년부터는 매년 200만 위안으로 늘어났다. 2018년 말을 기준으로 누계액만 3500만 위안에 이르고 있다.

혜택을 입은 대학생은 총 1만여 명을 헤아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구이위안은 장학금 지원에 머물지 않고 직접 학교를 설립, 인재를 양성하는 이른바 교육보국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학교가 바로 2002년 2억6000만 위안을 출연해 설립한 궈화지녠(國華紀念)고등학교다.

대부분이 군인 출신인 궈량직업훈련학교의 수업 광경. 졸업생 대부분이 비구이위안의 지원으로 취업이 된다.
대부분이 군인 출신인 궈량직업훈련학교의 수업 광경. 졸업생 대부분이 비구이위안의 지원으로 취업이 된다. [사진=비구이위안]

재학생 모두에게 전액 장학금을 주는 학교로 광둥성 일대에서는 유명하다.

가능성이 보이는 졸업생들은 학교를 떠난 후에도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딸 때까지 지원을 받기도 한다.

지난 10여 년 동안 약 100여 명이 이 혜택을 누린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 투자된 예산만 1억 위안에 이른다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대학 졸업 후 베이징에서 작은 사업을 하고 있는 궈화지녠 고교 출신의 30대 중반 지(紀) 모씨는 “내 인생은 10대 중반에 끝이 나는 줄 알았다. 집안에 나를 고등학교에 보낼 수 있는 돈이 없었으니까. 그때 마침 우리 학교가 설립됐다. 나는 무작정 달려가 사정을 얘기했다. 이후 내 인생은 달라졌다.”면서 모교와 비구이위안에 대한 고마움을 진정 어린 어조로 피력했다.

2007년 탄생한 궈량(國良)직업훈련학교도 거론해야 한다.

당시에도 적지 않은 금액인 5500만 위안이 투자됐다.

퇴역 군인들이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학교로 지금도 군과 유기적인 협조를 가지면서 잘 운영이 되고 있다.

역시 학생들은 전액 학비 면제와 생활비 보조의 혜택을 받는다.

2019년 8월 현재까지 총 1억5000만 위안이 투자됐다. 혜택을 입은 퇴역 군인은 1만50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광둥성 비구이위안직업학원의 존재는 규모 면에서 궈량직업훈련학교를 압도한다.

2013년에 무려 4억5000만 위안이 투입돼 전문대학 규모의 학교로 설립됐다.

캠퍼스의 면적이 6만 평에 이르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 웬만한 전문대학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넓다.

광둥성 순더의 비구이위안 본사의 모습.
광둥성 순더의 비구이위안 본사의 모습. [사진=비구이위안]

매년 1억 위안씩이 추가로 투자되는 것도 특징이라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비구이위안은 재난에 직면한 이재민들에게 손을 내미는 것을 잊지 않는다.

쓰촨(四川)성 원촨(汶川)에서 리히터 규모 8.0의 강진이 일어났던 2008년 5월 당시의 행보가 무엇보다 이 사실을 잘 말해주지 않나 싶다.

현지 학생 1500여 명의 학생들이 학교를 잃고 길거리에서 수업을 하자 전원 광둥성으로 초청, 자신들이 세운 빌딩이나 아파트에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교실을 제공한 것이다.

이때 당연히 모든 경비를 지원하기도 했다.

비구이위안은 지난 2013년 개별적으로 진행되던 사회 공헌 활동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광둥성궈창공익기금회를 설립했다.

현재는 이를 통해 사회 공헌 활동의 범위도 확대하고 있다.

환경 보호와 국가 발전에 절대적인 S급 인재의 육성, 벤처 인큐베이팅이 바로 비구이위안이 각별히 주목하는 프로젝트다.

앞으로 비구이위안의 사회 공헌 목표는 교육보국에 그치지 않고 거의 전방위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봐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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