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합성=뉴스퀘스트, 자료사진=C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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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강영민 기자] '세관은 당신이 외국에 나가 한 일을 다 알고 있다.'

특히 정재계의 유명, 유력인사와 이들의 자녀 등이 해외에서 마약류나 고가의 물품을 국내로 반입할 경우 고스란히 들통이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한국의 금융당국과 세관이 이들 유력인사들의 위법, 탈법행위를 촘촘하게 관리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해외에서의 신용카드 사용 내역을 실시간으로 통보받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CJ그룹 이재현(59) 회장의 장남 선호(29)씨가 1일 변종 마약인 액상 대마 카트리지 수십여개를 가지고 들어오다 인천공항 세관에 적발됐다. 

이씨는 미국에서 출발한 비행기를 타고 이날 새벽에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 대마 카트리지를 국내에 반입하려다 적발됐으며 대마를 흡연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도 받고 있다.

세관 당국은 입국객들을 대상으로 한 검색 과정에서 이씨의 액상 대마 밀반입을 적발한 뒤 그의 신병을 검찰에 인계했다.

이씨는 소변검사에서 대마 양성 반응이 나왔으며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미국 컬럼비아대 금융경제학과를 졸업 후 2013년 CJ제일제당에 입사, 바이오사업팀 부장으로 근무하다 최근 식품전략기획1팀으로 보직을 옮겼다.

그의 입사는 당시 CJ그룹 4세 경영의 시동으로 받아들여졌다.

이씨가 가지고 들어온 액상 대마는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현대그룹과 SK그룹 3세가 투약한 것과 같은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현대그룹과 SK그룹 3세가 마약 혐의로 체포돼 재판에 넘겨진 상황에서 이번엔 CJ그룹 장남이 같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돼 재벌가 자손들의 일탈 행위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이씨이 마약 혐의는 앞으로 CJ그룹 후계 경영 구도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에 앞서 지난해 8월에는 효성그룹의 조현준 회장이 5000만원 상당의 명품 의류 25점을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국내에 반입하려다 적발된 적이 있다.

이처럼 해외에서 불법 마약이나 고가의 사치품을 구입 후 몰래 반입하려다 적발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세관 관계자는 “최근 검사 기법이 다양해졌고 해외 금융당국이나 사법당국과의 공조체계가 확립돼 있어 대부분의 불법 반입물은 적발될 수 밖에 없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세관은 현재 유명 유력 인사들의 리스트를 관리하면서 해외에서 이들의 구매물품과 금액에 대해 실시간으로 전달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관 관계자는 “일차적으로 범죄 전력 유무에 따라 통관 검사를 우선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며 “통관 되는 물품 전체를 다 전수 조사하기는 어려워 랜덤으로 검사를 하고 있지만 나름 유력 인사들의 해외 구매 행위에 대해서는 파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비행기 탑승 시 휴대물품은 물론이고 수하물에 대해서도 엑스레이 통과 시 검색요원들에 의해 불법 반입하는 물품은 다 걸러진다”며 “수사기법 상 다 밝힐 수는 없지만 특히 유력 인사들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600불 이상의 구매내역은 실시간으로 통보가 되기 때문에 손바닥 보듯 들여다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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