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조끼처럼 입고 일하는 상향작업 보조로봇 '벡스' 개발

한 근로자가 현대기아자동차가 개발한 상향 작업용 웨어러블 로봇 '벡스(VEX)'를 착용하고 작업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한 근로자가 현대기아자동차가 개발한 상향 작업용 웨어러블 로봇 '벡스(VEX)'를 착용하고 작업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뉴스퀘스트=최인호 기자] 영화 어벤저스에 나오는 ‘아이언맨’의 성능은 아니지만 웨어러블 로봇(Wearable Robot)을 착용하고 힘을 사용해야 하는 일을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현대·기아자동차가 이런 꿈을 현실화 시켜주는 웨어러블 로봇을 자체 개발했다. 공장에서 장시간 일정한 형태로 단순 작업을 반복해야 하는 근로자들을 보조하는 로봇이다.

상향 작업용 웨어러블 로봇은 최근 몇 종류가 판매되기 시작했지만 이번에 현대기아차가 만든 제품은 기능성과 작업성, 편의성, 가격 등 모든 면에서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대기아차는 생산라인에서 위를 보고 장시간 일하는 상향 작업 근로자들을 보조하는 웨어러블 로봇인 ‘벡스(VEX· Vest Exoskeleton)’를 자체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벡스는 서비스 로봇의 일종인 산업용 착용 로봇으로 조끼처럼 만들어졌다. 무게는 2.5㎏으로 입었을 때 큰 부담도 없다.

제조업과 건설업, 물류 등 다양한 산업현장에서 장시간 위쪽을 보며 팔을 들어 올려 작업하는 근로자들의 근골격계 질환을 줄여주고 작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개발됐는데, 내장된 관절 구조와 여러 개의 스프링이 신체의 움직임과 동역학적으로 결합돼 최대 5.5㎏f까지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보통의 성인이 3㎏의 공구를 들었을 때 무게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수준이다. 산업 현장의 특성을 고려해 전기 공급도 필요 없도록 만들어졌다.

현대기아차가 개발한 상향 작업용 웨어러블 로봇 벡스(VEX). [사진=현대차그룹]
현대기아차가 개발한 상향 작업용 웨어러블 로봇 벡스(VEX). [사진=현대차그룹]

특히 현대기아차는 세계 최초로 인체의 어깨관절을 모사한 다축(Polycentric axis) 궤적 구조와 멀티링크 구조의 근력보상장치를 개발해, 벡스에 적용함으로써 활동성과 내구성을 높였다. 착용자의 체형과 근력, 작업 용도에 따라 길이는 18㎝, 강도는 6단계, 각도는 3단계까지 조절이 가능하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벡스를 올해 1월부터 미국 앨라배마 현대자동차 공장과 미국 조지아 기아자동차 공장 생산라인에 시험 투입해 품질을 점검하고 작업자들의 만족도를 조사했다”며 “그 결과 기존 제품 대비 동작 자유도가 높고 근력지원 기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벡스는 현대로템이 12월께 ​양산을 시작하며, 가격은 기존 경쟁제품(500~600만원) 대비 30% 정도 낮은 수준으로 책정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국내외 공장에 벡스 적용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미 다른 자동차회사는 물론 다양한 제조업체들과 납품 계약을 협의 중이다.

뿐만 아니라 벡스를 일부 개조해 건설, 물류, 유통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활용이 가능하도록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현동진 현대기아차 로보틱스팀 팀장은 "이번에 개발한 벡스는 기존 제품들과 비교해 중량, 근력지원, 매커니즘, 움직임, 착용감 등 거의 모든 면에서 더 나은 성능을 자랑한다"며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일하는 작업자들이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자동차그룹은 이 같은 로보틱스 분야를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의 중요한 축으로 판단하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관련 기술력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제로봇협회(IFR)에 따르면 로보틱스는 매년 14%씩 성장하고 있는 핵심 산업으로, 2021년에는 약 63만 대의 산업용 로봇이 판매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자동차 산업은 산업용 로봇의 수요가 가장 높은 영역으로 2017년 한 해에만 12만6000대가 공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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