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19'에서 '화질 우위' 놓고 글로벌 주도권 다툼

[사진제공=삼성전자, LG전자]
[사진제공=삼성전자, LG전자]

[뉴스퀘스트=최인호 기자] '8K TV'가 뭔데 왜 이렇게 치열하게 싸우는 거야.

싸움의 주역은 세계 시장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다. 이는 TV시장은 일부 선두 업체가 트렌드 변화를 주도하기 때문에 한번 밀리게 되면 따라잡기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아직 4K가 대중화하지 않았지만 8~10년이라는 TV 교체 주기를 고려하고 8K TV 생산기술이 충분히 올라온 만큼 승부할 시점이 됐다고 본 것이다.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유럽 최대 가전·IT전시회 'IFA 2019'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8K TV'를 놓고 팽팽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8K TV'는 디지털 텔레비전이나 디지털 영상 분야에서 최고 해상도인 가로·세로 7680X4320 해상도를 지원하는 디지털 비디오 포맷을 말하며, Full UHD(Full Ultra High Definition)라고도 부른다.

NHK 방송기술연구소가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초고정밀 영상 기술로,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ITU-R권고에 의한 표준 디지털 비디오 포맷이다. 8K란 이 영상 포맷의 가로 해상도가 약 8000 픽셀임을 의미한다. 

8K UHD와 같은 초고해상도 영상 기술의 장점은 상당히 근접한 거리에서도 사람의 눈으로는 각각의 픽셀과 그 주변을 구분할 수 없으며, 2D임에도 자연스러운 입체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 최초의 8K TV는 2012년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샤프에 의해 처음으로 공개됐다. 파나소닉도 2012년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145인치 8K 플라즈마 디스플레이를 선보였으며, 2014년과 2015년에 각각 LG와 삼성도 8K LCD TV를 소개한 바 있다.

현재 8K TV는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8K 협회(8K Association)'와 8K TV를 위한 주요 성능과 사양에 대한 기준을 발표했다. 

8K 협회가 정한 기준에는 디스플레이에 대한 주요 사양, 8K 신호 입력, 입력단자 규격, 미디어 포맷 등에 대한 정의가 포함됐다.

8K 협회는 이번에 발표한 기준을 만족시키는 8K TV에 대해 인증 로고를 붙일 수 있도록 회원사들과의 협의를 통해 이른 시일 내 방법과 절차를 확정할 계획이다.

8K 협회는 올 1월 삼성, 파나소닉, 하이센스, TCL, AUO 등 5개 회원사로 시작했으나, 현재 삼성디스플레이, 이노룩스, 인텔, 노바텍, 브이 실리콘, 엑스페리, 아스트로 디자인, 루이스 픽쳐스, 아템, 텐센트, 칠리 등이 참여해 총 16개의 회원사로 확장됐다.

다만 삼성전자와 TV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LG전자는 8K 협의체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이번 IFA에서도 두 업체가 '8K TV'의 고해상도 기술적 우위를 놓고 각자의 장점을 강조하면서 경쟁에 총력을 쏟는 것으로 보인다. 

공격 수위는 LG전자가 높았는데, 전시장에 2개의 제품을 나란히 배치해 8K 화질을 비교 시연하는 코너를 만들었다.

비교 대상은 올레드TV와 QLED TV가 아니라 나노셀TV와 QLED TV였는데, LG 측은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의 화질 선명도(CM) 평가에서 LG 나노셀과 올레드TV는 모두 기준치인 50%를 넘는 약 90%에 달했지만 QLED TV는 12%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삼성전자를 겨냥한 셈이다.

그러면서 해상도는 선명도로 판단해야 하는데 CM 수치가 50%를 넘지 못하면 8K 해상도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불편한 기색을 역력히 했다. '글로벌 8K 대세화'를 주도하고 삼성에 대해 뒤늦게 뛰어든 LG전자가 특정 잣대만을 들어 비방했다는 것이다.

삼성 측은 색 표현은 물론 8K 콘텐츠 제휴에서도 QLED 진영이 훨씬 앞서가고 있기 때문에 8K TV에서는 LG가 따라오기 힘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글로벌 최고의 반도체 기술이 적용된 인공지능(AI) 기반의 화면·음질 최적화는 다른 업체가 쉽게 따라올 수 없다는 설명이다.

삼성의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인 한종희 사장은 이날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LG전자의 8K 비교 시연과 관련 "우리가 8K를 리드하고 있는데 그런 얘기를 한다는 게 안타깝다"며 "어느 곳에서든 1등을 따라하려 하고 헐뜯는 것은 기본"이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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