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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무자식이 상팔자' 라지만
[데스크 칼럼] '무자식이 상팔자' 라지만
  • 박민수 기자
  • 승인 2019.09.09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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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 편집국장.
박민수 편집국장.

[뉴스퀘스트=박민수 기자] ‘무자식이 상팔자’

옛 어른들 말씀에 손바닥을 치게 하는 요즘이다.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고 자식 둔 부모는 잠시도 조용한 날이 없다.

낳는 것도 힘들지만 키우는 것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자식농사가 제일 어렵다는 건 애를 키워 본 부모라면 다 공감한다.

오죽했으면 고 이병철 회장도 제일 어려운 게 자식 농사라고 했을까?

옛 어른들은 자식 키우는 것을 농사에 비유했다.

생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농사 일 만큼이나 자식 키우는 일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자식농사는 인간으로서 종족 번식이라는 본능의 산물이다.

나아가 인간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첫 번째 요소이자 선물이다.

그러나 자식농사 잘 못 짓는 바람에 ‘애비 얼굴에 똥칠’하는 일은 옛날부터 허다했다.

체면 구기는 정도가 아니라 ‘따 놓은 당상’을 발로 차버린 적도 있고 다 잡은 ‘봉황’을 놓치고 땅을 친 경우도 있다.

멀리가지 않더라도 최순실의 딸 정유라 때문에 박근혜 정부가 무너졌고 이회창은 1997년과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아들 병역문제로 두 번이나 역전패를 당했다.

다 잡은 고기인줄 알고 방심하다 느닷없이 터진 아들의 병역비리 네거티브 의혹 제기는 정치적 음모였다.

그러나 이회창은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했고 청와대 입성 초입에 주저앉았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김영삼 정부 출범 후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한 지 열흘 만에 물러났다. 딸의 이화여대 특례입학 시비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장대환 총리 후보자도 김대중 정부 시절 자녀의 진학 관련, 강남 위장 전입 의혹으로 청문회 통과에 실패했다.

송자 전 교육부 장관도 자녀의 이중국적 논란에 발목이 잡혀 장관 취임 24일 만에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기준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노무현 정부 때 아들의 연세대 부정입학 의혹이 불거져 임명 사흘 만에 낙마했다.

강동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 역시 장남의 인사 청탁 의혹으로 사퇴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최단기 총리 후보자’라는 불명예의 김용준 총리 후보자를 지명 5일 만에 물러나게 한 결정타 역시 자녀 문제였다.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도 자식 문제로 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리다 브레이크 걸린 인사는 여럿이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아들의 학사비리 의혹과 과거 혼인신고 논란으로 장관 자리를 포기했다.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도 다주택 소유와 자녀 편법 증여로 청문회 후 사퇴했고 조동호 과학기술부 장관 후보자는 아들 호화 유학과 외유성 출장 등으로 지명이 철회 됐다.

최근에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도 딸의 KT 특혜 채용 의혹으로 불기속 상태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급기야 ‘조국을 위해서 조국만은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딸까지도 성신여대 입시 의혹으로 청와대 청원에 등장했다.

우리 사회는 고위 공직자와 정치인을 평가할 때 업무능력이나 전문성 보다는 도덕성을 더 중요시 하는 추세다.

그들의 도덕성 가늠의 잣대는 당사자에게만 그치지 않고 자녀 문제와 연계해서 바라보는 게 당연시 된지 오래다.

본인의 비리뿐 아니라 자녀와 관련된 의혹에 ‘발목’ 잡혀 중도 낙마한 고위 공직자는 부지기수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싸고 한 달 이상 온 나라가 반쪽으로 갈려 ‘6.25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다’

여기도 조국 후보자의 여식이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조국 후보자 여식의 스팩을 둘러싼 진위 여부가 쟁점이다.

조국 후보자의 능력 검증은 뒷전인 채 여식의 표창장을 놓고 정치권의 날선 공방은 물론 각종 SNS상에서도 진영이 갈려 서로 얼굴 붉히는 일이 다반사다.

실제, 기자의 40년 지기 고등학교 동창 모임 단톡방에서도 조국 후보자의 여식 문제로 거친 대화가 오고가고 있다.

아이러니 하게도 청문회장에서 핏대를 세우던 자유한국당의 장제원 의원도 아들 때문에 개망신 당하게 생겼다.

장 의원 아들인 래퍼 노엘이 지난 밤 만취 상태에서 차를 운전하다 사고를 냈기 때문이다.

노엘은 2017년에도 미성년자 성매매 의혹에 휩싸이는 바람에 아버지 장제원 의원이 당시 바른정당 대변인 자리에서 전격 사퇴한 적이 있다.

이쯤 되면 ‘자식이 아니라 웬수’다.

그러나 자식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다고, 또 망가지게 됐다며 자식을 원망하는 부모는 본적이 별로 없다.

그만큼 부모는 자식 앞에서는 작아지고 겸손해지게 마련이다.

오죽했으면 기자회견 내내 당당하고 떳떳하던 조국 후보자도 여식 이야기가 나오자 잠시 눈시울을 붉혔을까.

정치권 뿐 아니라 재계도 자식 농사 망치는 바람에 곤혹스러워하는 재벌 총수들이 많다.

이미 보도된대로 SK가와 현대가, CJ 등 2세 3세들이 최근 마약투약과 소지 혐의로 줄줄이 기소되는 바람에 체면이 구길대로 구겨졌다.

자식이 잘 되기 만을 바라는 마음은 모든 부모가 다 똑같다.

나보다 잘나고 남들이 다 칭찬하는 자식을 바라볼 때 부모는 행복하다.

부모는 자식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희생한다.

자식이 스스로 본인의 길을 걸어 갈 수 있게 인도하고 지켜보는 게 가장 현명한 부모의 역할인 줄 알면서도 막상 실천에는 소홀한 게 우리들이다. 

부모는 언젠가는 자식 보다 먼저 이 세상을 떠난다.

때문에 자식이 혼자의 힘으로 잘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조국 후보자의 여식 ‘셀프 스팩 관리’는 내 자식만 잘 되면 된다는 천박한 이기주의와 빗나간 부정(父情)의 산물에 불과하다.

조국 후보자는 여식의 고등학교 시절부터 의전원에 이르기까지 입시트랙 전체를 주도면밀하게 관리해왔다.

조국 후보자는 그것이 여식의 행복을 위해서였다고 강변하겠지만 그게 오히려 불행의 씨앗이되고 독이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심정적으로야 조국 후보자와 그의 여식을 향해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며 손가락질 하고 싶을수도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조국 후보자의 여식은 오히려 부모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라면 하라는 대로 착하게 자란 살아온 아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10개 이상의 각종 봉사,사회활동 경험에 인권과 환경 문제에 이어 의전원까지 입학 하는 등 다양한 삶을 살 수 있었겠는가.

그처럼 많은 스팩을 쌓기위해 조국 후보자의 여식은 과연 행복한 성장과정을 거쳤을지 의문이다.

단순히 먹고 살기위해서가 아니라 생명체를 가꾸고 키우는 일이 농사다.

때문에 인간이 존재하는 한 멈출 수도 포기할 수도 없다.

농사는 철저히 자연의 법칙에 순응해야 결실을 맺는다.

자식농사도 마찬가지로 참고 기다리는 미덕을 실천할 때 비로소 좋은 어른이 만들어진다.

자연의 법칙에 겸손하지 않는 과욕이나 허영은 자식농사를 망치게 한다.

편법과 반칙으로 점철된 어른들의 욕심이 종국에는 아이들을 불행하게 만든다.

아이들은 죄가 없고 탐욕과 위선 거짓으로 가면을 쓴 어른들의 희생양일 뿐이다.

따라서 조국 후보자가 도덕성 문제로 낙마하는 불상사가 생긴다고 해서 여식이 애비 때문에 비난 받거나 상처를 입어서는 안 될 일이다.

그의 여식을 향해 아무렇지 않게 던지는 돌팔매질을 경계해야 한다.

조국 후보자의 여식 또한 소중하게 키워야 할 우리들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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