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자막 읽어주는 오픈 플랫폼 '헬렌' 개발..."지금 접속해 주세요"

SK그룹의 ‘사회성과 인센티브’ 참여 기업으로 선정된 유니크굿컴퍼니 등 사회적기업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K그룹]
SK그룹의 ‘사회성과 인센티브’ 참여 기업으로 선정된 유니크굿컴퍼니 등 사회적기업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K그룹]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유튜브가 세계 최대의 동영상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자막’의 힘이 컸다. 외국어 영상도 자막만 있으면 누구나 내용을 이해하고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흐릿하게나마 영상은 볼 수 있지만 글씨는 읽을 수 없는 시각장애인이나 난독증 환자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세계적으로 1억 명의 시각장애인과 2억 명의 중증시각장애인, 그리고 10억 명이 난독증으로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

시각적 콘텐츠가 많은 환경에서 시각장애인들은 배제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그렇다면 자막을 더빙해 읽어주면 어떨까.

사회적 기업 ‘유니크굿컴퍼니’가 이런 ‘기특한 생각’으로 누구나 쉽게 자막 더빙을 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을 만들었다.

[사진=유튜브의 자막번역 서비스 캡처]
[사진=유튜브의 자막번역 서비스 캡처]

유니크굿컴퍼니가 만든 ‘헬렌’은 외국어로 된 영상 위에 흐르는 한글 자막을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만든 오픈 플랫폼이다. ‘헬렌’에 접속하고 약 3초, 20~40자의 문장 단위로 쪼개져 있는 한글 자막을 읽기만 하면 된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고 방법도 쉬워서 아무리 바쁜 직장인이나 어린 학생도 참여할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렇게 녹음된 목소리와 추임새 등에는 사람의 감정이 실려 있어서 기계로 처리되는 음성이나 점자보다 시각장애인이 받아들이기에 훨씬 수월하다.

이 회사를 창업한 이은영 공동대표는 기존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우연한 기회로 목소리 기부를 하다 새로운 길을 발견하게 됐다고 한다.

이 대표는 “내 목소리가 시각장애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 진짜 만족감을 느끼면서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이 경험을 공유하고 싶었다”며 창업 동기를 말했다.

창업에 동참한 송인혁 공동대표도 자막 번역 작업을 통해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인공장기 프린터 기술’ 관련 영상을 한국어로 번역해서 소개한 적이 있는데, 2~3년이 지나서 한 사람이 영상을 보고 찾아와 한 말이 이 대표와 힘을 모으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그가 말한 내용은 “장기가 좋지 않아 수술을 받았고 자살 시도도 여러 번 했는데, 그 영상을 보고 삶의 희망을 얻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두 사람의 가치 있는 경험이 오픈 더빙 솔루션 ‘헬렌’을 만드는 밑거름이 된 셈이다.

'유니크굿컴퍼니'의 이은영(왼쪽), 송인혁 대표. [사진=SK그룹]
'유니크굿컴퍼니'의 이은영(왼쪽), 송인혁 대표. [사진=SK그룹]

‘헬렌’은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의미와 영향력에 공감한 사람들은 출시된 지 석 달도 되지 않아 700여 명이 더빙에 참여한 것.

유니크굿컴퍼니는 세상을 밝히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인정받아 SK그룹의 ‘사회성과 인센티브’ 참여 기업으로 선정됐다.

유니크굿컴퍼니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만큼 SK가 이를 화폐 단위로 측정해 사회성과 인센티브로 돌려주는 것이다.

얼마 전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스웨덴 국빈방문에 한국 대표 소셜벤처 중 하나로 동행해 사회적 가치 확산을 위한 교류에도 힘썼다.

유니크굿컴퍼니는 향후 프로그램을 더욱 발전시켜 ‘헬렌’을 통해 시각장애인이 더빙 성우가 되어 직업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공간과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금 ‘헬렌’에 접속해 여러분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려주면 어떨까.

누구나 쉽게 녹음하고 희망이 되어주는 '헬렌'
누구나 쉽게 녹음하고 희망이 되어주는 '헬렌'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