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플랜트 수주로 주택·해외건설부문 분리 청신호

대우건설 신사옥 을지로 트윈타워.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 신사옥 을지로 트윈타워. [사진=대우건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대우건설의 분리매각 가능성에 한층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키움증권은 16일 보고서를 통해 대우건설과 나이지리아 가스공사(NLNG) 간의 ‘LNG 트레인7’에 대한 LOI(Letter of Intent)체결은 그동안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던 대우건설의 분리매각 가능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키움증권 라진성 애널리스트는 “대우건설의 이번 나이지리아 플랜트 수주는 카르텔이 형성된 시장의 성공적 진입으로, 차별적인 EPC(설계·구매·시공)시장에서의 신흥강자 도약과 더불어 주택부문과 해외사업부문의 분리매각에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지난 11일 국내 건설사 중 최초로 LNG 액화플랜트 원청 수주에 성공했다.

NLNG가 발주한 LNG 액화플랜트 7호 트레인(NLNG 트레인7)은 약 43억불 규모로 'Saipem+Chiyoda+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으며 대우건설의 지분은 10억불 수준으로 알려졌다.

최종투자결정(FID)은 다음 달 이뤄질 예정이며 컨소시엄 협의에 따라 대우건설의 지분은 증가할 전망이다.

라 연구원은 “물론 이번 수주로 카르텔 정식멤버가 됐다고 보긴 어렵지만, FEED+EPC pjt로 LNG 액화플랜트 전 과정에 프로젝트 리더격으로 참여한다는 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며 “ LNG 액화플랜트 수주는 이걸로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며 분리매각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평가했다.

대우건설은 기존 NLNG 트레인 6기 중 5기를 하청으로 시공하는 등 세계 LNG 액화플랜트 96기 가운데 10기를 시공한 경험을 갖고 있다.

이번 수주로 원청사 자격까지 획득하면서 그동안 부진했던 해외수주 회복과 함께 차별적인 EPC 신흥강자로 도약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앞으로 LNG 액화플랜트 발주대기 물량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파악돼 실적 전망을 밝게하고 있다.

실제로 올 하반기 모잠비크에서 LNG 액화플랜트 Area 1의 하청 수주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며, 대우건설의 수주가 유력한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내년에는 모잠비크 Area 4, 카타르 North Field Expansion 등이 대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LNG 액화플랜트 수주가 해외수주 경쟁력 강화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카르텔이 형성된 시장의 성공적 진입으로, 국내와 해외를 분리 매각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라 연구원은 “대우건설의 분리매각이 실현될 경우 현재보다 더욱 높은 가치평가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대우건설의 상반기 실적은 부진했지만 앞으로 실적을 견인할 수주는 목표 대비 60%를 달성했으며, 특히 주택부분은 목표 대비 76%를 달성했고, 주택공급은 8월 기준 1만4570세대로 연간 목표 대비 57%를 달성했다.

8월 기준, 이미 지난해 주택공급 1만3741세대를 넘어선데다 올해 주택 공급계획인 2만5707세는 전년대비 87% 증가한 수치로 목표달성 시 내년부터 뚜렷한 주택매출 회복 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하반기로 갈수록 해외수주 가시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LNG 액화플랜트 수주로 차별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그러나 이같은 전망에도 불구하고 대우건설 노조 측이 분리매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성사여부에 이르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사업실적이 부진한 부서를 따로 떼어내 처분하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헐값매각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1조원대 거대 매물인 대우건설의 매수자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분리매각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이다.

대우건설의 분리매각 가능성은 대우건설의 구조조정을 맡은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사장이 사업성 높은 곳 위주의 가입가치 제고 방침을 밝히면서 시작됐다.

대우건설 노조측은 “기업가치를 높여 매각하겠다는 회사의 취지에 찬성하지만 분리매각 할 경우 희망퇴직보다 더 대대적인 실업이 예상돼 회사측의 해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 사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당장 매각일정은 없다"면서도 "매수자들이 원하는 형태로 가면 매수자가 나타날 것이며 사업본부별로 잘하는 분야 위주로 (구조조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는 산업은행 사모펀드로부터 대우건설 지분 50.75%(약 1조3600억원)을 사들였다.

이는 지난 2010년 산업은행이 지불한 매수금 3조2000억원에 비하면 절반 넘게 떨어진 가격이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덩치가 크고 너무 비싸서 매수자가 나타나기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어 분리매각에 대한 가능성은 한층 더 높아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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