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수급 어떻게 될까...확산 정도·지속기간별로 대안 마련해야

[사진=농식품부]
[사진=농식품부]

[뉴스퀘스트=강영민 기자] 경기 파주에 이어 연천에서도 18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추가로 확진되면서 축산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다른 지역으로의 확산 가능성에 대비, 방지책 마련과 함께 돼지고기 수급 차질로 인한 가격 상승과 축산 농가 피해 우려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 이날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 상승과 ASF의 첫 확진으로 돼지고기와 가금류 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급등하는 등 혼란이 계속됐다.

키움증권은 이날 리포트를 내고 ASF 관련 세 가지 시나리오 별로 돼지고기 가격과 수급에 대한 전망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키움증권 박상준 연구원은 “국내에서 ASF가 어떻게 확산되고, 얼마나 영향을 줄 지 객관적으로 예측하기 어렵다”며 “ASF의 국내 확산 속도와 영향에 따라 돼지고기 수급의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중국은 글로벌 돈육 소비의 49%를 차지하는 국가로 대부분 내수 시장에서 물량을 조달하고 있다”며 “이번 ASF 영향으로 인해 중국의 돼지 사육두수는 40% 정도 급감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글로벌 돼지고기 소비 대비 교역량의 비중이 7% 내외인 점을 감안한다면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 급등은 당연한 일이며, 중국 내 돼지고기 소비도 대체재로 이동하면서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또 “올해 상반기는 냉동육 재고와 살처분 물량의 중국 내수 시장 공급을 통해 돼지고기 가격의 상승을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었지만, 하반기는 상반기 공급 물량의 소진으로 수입 의존도가 상승하면서,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은 2106년 이후 역사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이로 인해 중기적으로 글로벌 돼지고기 가격의 상승 심리가 강해지고,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돼지고기 수급의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박연구원은 국내 시장 상황은 글로벌 시장과 다소 다른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한국은 2017년 돼지고기 가격 강세에 따른 공급 증가로 인해, 돼지고기 시장이 구조적 공급 과잉 상황이었고 (10% 내외 공급과잉 추산) 수입 돼지고기는 대체로 냉동육이기 때문에 세그먼트 측면에서 내수 조달 물량과 차이가 있었다”며 “이로 인해 국내 돼지고기 가격은 중국에 비해 상승세가 약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17일 세종 정부청사에서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아프리카돼지열병 긴급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농식품부]
지난 17일 세종 정부청사에서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아프리카돼지열병 긴급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농식품부]

다음은 박 연구원이 제시한 세 가지 시나리오 요약.

◇ ASF 영향 단기 종료

첫번째 시나리오는 ASF 국내 확산 영향이 단기에 종료되는 것이다.

국내 전체 돼지고기 공급에 큰 영향을 주는 대규모 살처분은 발생하지 않고, 돼지고기 가격 상승 우려 심리의 확산으로 인한 돼지고기 가격의 단기 반등만 나타난다.

실제 파주 2개 농장 살처분 만으로는 국내 전체 공급에 큰 영향을 주긴 어렵다.

첫번째 시나리오 하에서는 돼지고기의 공급 과잉이 해소되지 못하기 때문에, 돼지고기 가격의 상승은 일시적 단기 반등에 그치고, 다시 구조적 공급과잉에 따른 돼지고기 가격 하락 국면에 진입할 것이다.

돼지고기 수요와 공급은 유지될 것이고, 양돈 업체의 이익 개선도 단기 반등 수준에 그칠 것이며, 배합사료 제조 업체와 양계업체의 실적에도 큰 영향을 주기 어렵다.

◇ ASF 영향 중기 확산

두번째 시나리오는 ASF 국내 확산이 중기적으로 진행되면서, 국내 돼지고기 공급 과잉이 해

소되는 것이다.

ASF가 경기도 파주 외의 지역으로 확산되고, 살처분 물량이 증가하면서, 국내 돼지고기 공급 과잉이 유의미하게 완화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돼기고기 가격은 중기적으로 상승 국면에 진입하고, 양돈업체의 중기적 실적 개선이 나타날 수 있으며, 배합사료 업체는 돼지 사육두수의 감소로 매출과 이익이 감소할 것이다.

다만, 양계업체는 돼지고기 소비량의 변화가 최소화 되면서, 육계 시세 측면에서 대체재 효과를 보기 어려울 수 있다.

다만, 돼지고기 소비심리가 악화된다면, 육계 시세가 상승할 수 있다.

◇ ASF 영향으로 돈육 공급 쇼크

세번째 시나리오는 두번째 시나리오의 영향이 심화되면서, 국내 돼지고기 공급에 심각한 쇼크가 오는 경우로 비 교적 가능성이 낮다.

ASF 영향으로 인해 돼지고기 공급이 심각하게 감소해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해지고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하며, 국내 육류 소비가 닭이나 오리와 같은 가금류 대체재로 이동한다.

이로 인해, 국내 돼기고기 가격은 공급량 감소 이상으로 급등하면서, 양돈업체의 중기적 실적 개선이 나타나고, 배합사료 업체의 매출과 이익은 급감할 것이다.

또 육가공품 제조업체의 실적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양계업체는 대체재 효과에 따른 반사수혜로 인해, 육계시세와 판매량이 동시에 증가

하는 호조를 누릴 수 있다.

따라서 양돈업체와 양계업체는 실적이 개선되고, 배합사료 업체의 실적은 부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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