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 달 만에 0.3%포인트 또 내려...해외IB · IMF도 하향 조정할 듯

[그래픽=뉴스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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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우리 정부와 한국은행은 물론 국제기구, 해외투자은행들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내리고 있다.

이는 무엇보다 한국의 수출의존도가 큰 만큼 글로벌 무역분쟁으로 교역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이 개선될 여지가 크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과 분쟁 중인 중국의 수입 수요 감소도 우리에겐 치명타가 됐다.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비중이 26.8%(2018년 기준)나 달하는 등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 OECD, 한국 올해 성장률 2.4%→2.1%로 하향

OECD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넉 달 만에 또 0.3%포인트(p) 내린 2.1%로 낮췄다. 작년 11월 2.8% 성장 전망과 비교하면 10개월 만에 0.7%p나 내린 셈이다.

OECD가 19일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OECD Interim Economic Outlook)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각각 2.1%, 2.3%다.

지난 5월 발간한 보고서에서는 각각 2.4%, 2.5%로 전망한 것을 더 낮춘 것이다. 이는 우리 정부가 하향 조정한 올해 성장률 목표치(2.4~2.5%)와 한은 전망치(2.2%) 보다도 낮은 수치다.

특히 OECD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작년 11월 2.8% → 올해 3월 2.6% → 5월 2.4% → 9월 2.1%로 10개월 새 3번이나 연달아 내리고 있다.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빠르게 꺾이고 있다는 OECD의 시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해외 IB들도 韓 성장률 전망 부정적

해외투자은행(IB)들도 올해 우리의 경제성장률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오는 10월에 나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 경제 전망(World Economic Outlook)’도 같은 맥락의 전망치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는 게 민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매월 말 발표하는 9개 해외 IB들의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지난 5월 2.3%에서 6월 2.2%, 7월 2.1%, 8월 2.0%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우리 정부나 한국은행 등은 특정 시점이 돼야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하지만, 해외 IB들은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성장률 전망을 바꾸기 때문에 경제 상황 변화를 즉시 파악할 수 있는 척도다. 현 상황대로라면 9개 해외 IB의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이 1%대로의 추락은 시간문제다.

OECD와 함께 IMF도 오는 10월의 세계 경제 전망에서 한국 성장률의 하향 조정이 확실하다.

IMF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4월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10월 내놓을 세계 경제 전망에서는 IMF가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낮추는 게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간 경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IMF가 지난 4월 한국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예상했지만 4분기가 들어가는 시점에서 보다 확실한 전망치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큰 폭으로 낮출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OECD '2019년 9월 세계경제전망' 성장률 전망치. [자료=기획재정부]
OECD '2019년 9월 세계경제전망' 성장률 전망치. [자료=기획재정부]

◇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도 0.3%포인트 내려

OECD는 올해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2.9%, 3.0%로 전망했는데, 이는 넉 달 전에 비해 0.3%포인트, 0.4%포인트씩 낮춘 수치다.

세계 경제의 하방리스크로는 무역갈등, 중국 둔화, 브렉시트, 금융 불안정성 등을 제시했다.

이에 주요 20개국(G20) 성장률 전망치를 대부분 하향 조정했는데, 미국의 올해 성장률을 종전 전망치(2.8%) 보다 0.4%포인트 낮춘 2.4%로 내다봤다. 내년 미국의 전망치는 2.3%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6.1%, 내년은 5.7%까지 떨어질 것으로 봤는데, 종전 대비 각각 0.1%p, 0.3%p 내려간 수준이다.

유로존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은 1.1%, 1.0%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일본의 성장률 전망치는 상향했다. 양호한 고용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올해 전망치는 0.7%에서 1.0%로 0.3%포인트 올라갔고, 내년 전망치는 0.6%로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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