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 전국 확산 여부에 달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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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박민수 기자】 폐사율이 100%에 이르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African Swine Fever)이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돼지고기의 국내 수급과 가격을 둘러싸고 혼란이 예상된다.

게다가 지난해 8월부터 ASF가 휩쓸고 있는 중국의 돼지 사육 두수 감소와 가격 폭등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아 국내에서도 돼지고기 수급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키움증권의 박상준 연구원은 27일 ‘중국 돼지사육두수 회복설과 한국 돈육시장 점검’ 자료를 통해 한국의 돼지고기 시장은 ASF의 국내 확산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8월 이후 돼지고기 가격이 거의 50%나 폭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ASF 확산으로 1년 사이 암퇘지 수가 37.4%가 줄어드는 등 중국의 돼지 사육두수는 1억5000만 마리가 감소, 돼지고기 공급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전체 소비량의 95%가 자국에서 생산되는 돼지 사육 두수를 늘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 연구원은 “중국 농업부가 지난 26일 중국 돼지사육두수가 회복세에 진입했다고 언급하면서 중국 주식 시장에서 ASF 수혜주들이 대체로 하한가를 기록했다”며 “중국 돼지사육두수의 감소세가 멈추는지 여부는 곡물, 사료, 사료첨가제의 수요 변화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한국은 아직 ASF 발생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중국 상황에 대한 직접적 영향보다는 ASF의 전국 확산 여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농업부는 9월말부터 중국 돼지 사육두수 감소세가 점차 안정화되고 있고 회복국면에 진입하면서 돼지고기 가격이 합리적 수준으로 점차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의 현재 돼지 사육두수 수준은 연말까지 유지되면서 점차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연구원은 “중국 농업부가 정부 차원에서 돈육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시행했던 다양한 정책들의 효과가 점차 나타나고 있다고 언급"한점에 주목하면서 “양돈 농가보조금 지급, 냉동육 재고 공급, 돈육 수입량 확대 등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중국 돈육 가격이 점차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박 연구원은 “중국 돈육 가격의 상승세가 멈추었다고 해서, 중국 내 돈육 공급 부족이 끝났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ASF의 확산이 정말로 끝났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설령 ASF의 확산이 멈추더라도, 중국 돼지사육두수를 과거 수준으로 회복시키는 데에는 최소 2년 이상의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한국은 아직 ASF 확산의 초기 단계이고 중국 시장의 수급변화가 한국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 돈육 가격의 하락은 국내 돈육 수요자들의 불안감을 일시적으로 해소시켜 주면서, 국내 돈육 가격의 상승세가 둔화될 가능성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과 상관없이 국내에서 ASF의 확산으로 돈육 공급이 축소된다면, 국내 돈육가격은 급격히 상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박 연구원은 ASF의 전국 확산여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사진=농림축산식품부]

현재 ASF는 경기 북부 권역에서 제한적으로 발생한 상태다.

전체 돼지 살처분 두수도 최대 5~6만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돼지 사육두수가 약 1,100~1,200만두 수준인 점을 감안한다면, 현재까지의 돼지 살처분 두수는 전체 공급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치이다.

하지만, 경기남부 권역와 충청권역으로 확산될 경우 상황이 급격하게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박연구원의 분석이다.

경기도 돼지사육두수는 국내 전체 사육두수의 17%를 차지하고 있고, 경기 북부권역과 달리 경기 남부 권역에는 주요 상장업체들의 양돈농가들이 많이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충청도 돼지사육두수는 국내 전체 사육두수의 26%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충남 20%, 충북 6%), 경기에 이어 충청 권역으로 확산된다면, 국내 돈육 공급이 크게 축소되고 가격이 중기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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