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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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이규창 경제에디터】 M&A나 투자는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 행위이고, 우발채무 발생, 경제 위기, 강력한 경쟁자 등장, 정부 규제 등은 외부 변수들이다.

그런데 많은 위기는 기업이 내부적인 문제를 적절히 통제하지 못해 발생한다.

경영진이나 직원이 횡령이나 배임, 분식회계, 사기 등등 범죄 행위를 저질러 기업을 위기로 몰아가기도 한다.

특히 코스닥 시장에서는 이러한 잊을만 하면 발생한다.

작은 기업은 약간의 횡령 사고가 발생해도 큰 타격을 입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손실도 막심할 수밖에 없다.

또, 소액주주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경영진과 주주 간의 충돌이 곳곳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코스닥의 어떤 기업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시장 퇴출을 면할 수 있기 때문에 감자를 실시했다.

그러나 소액주주들이 무조건 반대하고 나서는 바람에 설득하는데 진땀을 흘렸다.

또, 어떤 기업의 경영진은 유통 주식수 부족으로 주가가 오르지 않는다며 증자를 요구하는 소액주주와 싸워야 했다.

이미 전년도에 증자를 한 상황에서 추가 증자는 위험부담을 안고 있었기 때문에 경영진은 절대로 추가 증자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소액주주들은 회사 상황과 미래보다는 단기 주가 부양을 원했던 것이다.

과연 이런 기업들도 IR을 성실히 수행해야 하는가.

괜히 타이밍 맞춰 IR을 했다가 긁어 부스럼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회사의 미래를 보는 다른 주주나 투자자에게 오히려 ‘시끄러운 골치 아픈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주지나 않을까.

이런 고민이 있을 때는 반대의 경우를 가정해보면 된다.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소문은 삽시간에 퍼진다. 만약 조금이라도 과장되거나 잘못된 소문이 퍼진다면?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되는 가짜 뉴스가 기업을 망하게 한다면?

가끔 이슈 관련 보도에 달린 댓글만 보도라도 몇몇 소위 ‘말발’이 있는 소수에 의해 잘못된 정보나 여론이 형성되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주주 커뮤니티도 마찬가지다.

회사에 문의한 내용이나 외부에서 들은 내용이 짜깁기 되고 그럴 듯한 분석이 더해지면, 주주 여론이 급격하게 쏠리는 현상을 볼 수 있다.

횡령·배임, 사기, 분식회계 등 무시무시한 범죄가 발생하면 감정까지 더해져 많은 스토리가 양산되기 마련이다.

증자와 감자 같이 직접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이슈도 민감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따라서 기업은 ‘그럼에도’ IR을 수행해야 한다.

그것도 될 수 있으면 이슈 발생 시점과 멀지 않은 시기에 수행해야 한다.

홍보 차원에서 여론에 대응하는 것과는 별개로 말이다.

주주 설득에 실패하더라도, 상장 폐지를 피할 수 없더라도, 심지어 회사 문을 닫는 한이 있더라도 잘못된 정보를 차단해야 그나마 재기를 모색할 기회라도 잡는다.

소셜미디어가 오늘날처럼 발달하지 않은 시기에는 심각한 경제 범죄를 일으킨 자가 다시 CEO로 회사를 설립하거나 복귀하는 일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CEO 뿐만 아니고 임원 정도는 과거 이력이 따라 붙는다.

사건과 사고를 막지 못하더라도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따라 기업에 대한, 개인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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