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개선되고 대외여건 받쳐줘야 하지만 아직은 '시기상조'

[그래픽=뉴스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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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박민석 기자】 8월 생산과 소비·투자가 모두 증가하면서 경기가 바닥을 찍고 회복세로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경기가 좋아지려면 수출이 뚜렷하게 개선되고 대외여건도 받쳐줘야 하는데, 아직은 상승세로 반전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산업활동의 3대 지표는 5개월 만에 동반 상승했다. 특히, 소비는 이른 추석 연휴 덕분에 8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하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 반도체 생산 늘고 재고는 감소...전산업생산 0.5%↑

우선, 지난달 전(全)산업생산(계절조정, 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0.5% 증가했다.

전월과 비교하면 생산은 지난 5월과 6월에 각각 0.2%, 0.7% 감소했다가 7월에 1.5% 증가세로 반전된 뒤 두 달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분야별로는 광공업 생산이 전월보다 1.4% 줄었는데, 이는 통신·방송장비 등은 늘었지만 자동차, 고무·플라스틱 등이 줄어 제조업은 전월 대비 1.5% 감소했기 때문이다.

8월 산업활동동향. [자료=통계청]
8월 산업활동동향. [자료=통계청]

자동차 생산이 감소한 것은 7월에 큰 폭으로 증가한 기저효과와 함께 일부 차종의 단종과 8월 여름 휴가가 집중된 영향이다.

반도체 출하는 전월보다 6.1% 증가하면서, 재고도 7.0% 감소했다.

이에 대해 통계청은 “휴대전화 수요가 늘면서 반도체 생산이 늘고 재고는 감소하는 모습”이라고 풀이했다.

제조업 재고는 통신·방송장비, 의복·모피 등에서 증가했으나 반도체, 1차 금속 등이 줄면서 전월 대비 1.7%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교육,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에서 감소했으나 도소매, 금융·보험 등이 늘면서 전월보다 1.2% 증가했다. 도·소매업은 2.4%, 숙박·음식점은 2.0%, 금융·보험은 1.5%의 증가세를 보였다. 숙박·음식점업 증가 폭은 2018년 2월(2.3%) 이후 최대치다.

◇ 소비 8년7개월 만에 최대 폭 증가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전월보다 3.9% 늘었는데, 이는 2011년 1월(5.0%) 이후 8년 7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소매판매는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승용차가 10.3% 증가하는 등 통신기기·컴퓨터, 가전제품 등 내구재 판매가 8.3% 늘었다. 승용차 증가 폭은 2016년 3월(11.0%) 이후 최대였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판매도 3.0% 증가했다.

통계청은 신차 출시와 수입차 인증지연 문제 해소로 승용차 판매가 늘어난 점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고, 9월 중순에 추석명절이 끼면서 명절 선물세트 수요 등이 증가세 소매판매가 큰 폭으로 늘었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했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의 영향으로는 여행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대체 해외여행은 제자리걸음 하면서 항공운수업, 여행서비스업이 감소했다.

지난달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1.9% 증가하면서, 6월과 7월 각각 0.1%, 2.1% 오른 데 이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건설업체가 실제로 시공한 실적을 금액으로 보여주는 건설기성(불변)은 전월보다 0.3% 증가했다.

향후 건설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건설 수주(경상)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22.2% 줄었다.

8월 경기 동행·선행 순환변동치. [자료=통계청]
8월 경기 동행·선행 순환변동치. [자료=통계청]

◇ 경기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소폭 감소...향후경기 '안개 속'

경기 동행·선행 지표는 엇갈리면서 실제 향후 경기가 어디로 향할지는 가늠하기 더욱 어려워졌다.

경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해 3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1포인트 떨어져 지난 5월부터 4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지난달 전 산업생산이 2개월째 증가한 것은 서비스업 생산이 크게 증가한 영향"이라며 "소매판매 급증은 승용차 구매가 늘어난 데다 빨리 온 추석으로 선물 수요 등이 늘어난 영향이 있었고, 설비 투자와 건설도 늘면서 산업활동 3대 지표가 동반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과장은 "전반적으로 경기가 좋아지려면 수출이나 대외 여건이 개선돼야 하는데 뚜렷한 개선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보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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