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동월 보다 56% 급감...경상수지 흑자도 38% 줄어

[그래픽=뉴스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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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박민석 기자】 반도체 경기가 회복돼야 한국 수출도 기지개를 펼 수 있다?

8월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5년7개월 만에 최소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월과 비교하면 반토막이다.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위축되고 반도체 등 주력 수출 품목의 부진이 겹친 탓이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8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경상수지는 52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85억5000만 달러)보다 흑자폭이 38%나 줄었다.

특히 상품수지는 47억7000만 달러 흑자로 지난해 8월(109억2000만 달러)과 비교해 흑자폭이 56%나 급감했다.

이는 수출이 451억5000만달러에 그치면서 1년 전보다 15.6% 감소한 영향이다.

한은은 반도체와 석유류 단가 하락, 대(對)중국 수출 부진의 영향으로 수출이 줄면서 상품수지가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8월에 비해 36억2000만 달러나 감소했다. 수출 물량은 16.5% 늘었지만 단가가 크게 떨어진 영향이다. 대표적인 DDR4 D램 8GB의 단가는 지난해 8월 7.7달러에서 올 8월 3.5달러로 55%나 떨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 재고가 늘면서 지난해 말부터 단가가 급락했다”며 “단가가 회복돼 반도체 수출금액이 늘어야 상품수지도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같은 기간 수입은 403억9000만달러로 5.1% 줄어드는데 그쳤다. 한은은 자본재 수입 감소세가 둔화되고 소비재 수입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불매운동 등의 영향으로 일본 여행 급감하면서 서비스수지는 개선됐다.

8월 서비스수지(18억달러 적자) 적자 폭은 1년 전 20억4000만달러보다 감소했다.

여행수지는 10억7000만달러 적자로 1년 전(15억5000만달러 적자)보다 감소했다.

8월 일본으로 출국한 한국인은 30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48.0%나 감소한 반면 한국에 입국한 중국인은 20.9%, 일본인은 4.6% 각각 늘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수출 감소로 상품수지 흑자가 줄어드는 가운데 서비스수지는 개선되는 기존의 흐름이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임금·배당·이자 등의 움직임인 본원소득수지는 25억6000만달러 흑자로, 전년 동월 대비 흑자 폭을 키웠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 현지 법인으로부터 배당금을 받은 영향이다.

투자소득수지는 26억4000만달러 흑자였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8월 중 48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17억2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6억5000만달러 늘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2015년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3년 11개월 연속 증가하다 8월 들어 처음으로 감소했다. 미국 등 주요국의 주가가 하락하고 세계경기 둔화 우려에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해외 채권투자도 줄었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6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파생금융상품은 9억달러 늘었고, 외환보유액에서 환율 등 비거래요인을 제거한 준비자산은 11억5000만달러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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