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F 평가 13위 올라...노동시장·기업 활력 부문은 뒷걸음질

[그래픽=뉴스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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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이 거시경제 안정성과 정보통신기술(ICT) 부문에서 최상위로 평가되며 지난해 보다 2단계 오른 13위에 올랐다.

그러나 기업 활력과 노동시장 부문에선 오히려 뒷걸음질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경제포럼(WEF)이 9일 발표한 '2019년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경쟁력 종합 순위는 141개국 가운데 13위로 평가됐다고 기획재정부가 밝혔다.

이는 지난해보다 2단계, 2017년 대비 4단계, 2016년 보다는 무려 13단계나 뛰어오른 수치다.

종합 순위서는 싱가포르가 미국(2위)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또 홍콩, 네덜란드, 스위스, 일본, 독일, 스웨덴, 영국, 덴마크 순이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36개 회원국 가운데서는 10번째로 순위가 높았다. 동아시아·태평양 국가 중에선 싱가포르(1위), 홍콩(3위), 일본(6위), 대만(12위)에 이어 5번째다.

[자료=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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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시경제 안정성·ICT부문 최상위

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가 이처럼 최상위권에 자리 잡은 것은 초고속 인터넷 보급 등 ICT 부문의 역할이 크다.

특히, WEF는 지난 2017년부터 평가 기준에 광케이블 인터넷 가입자 수, 특허출원, 시가총액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항목을 추가해 평가방식을 개편했는데 이 부문에서 우리나라가 1위에 오랐기 때문이다.

실제 개편 전인 2016년까지 4년 연속 26위에 머물었는데, 개편 이후 2017년 17위 2018년 15위를 기록했다.

올해 평가에서도 WEF는 한국을 'ICT 부문을 이끄는 글로벌 리더'라며 광케이블, 초고속 인터넷 등 ICT 보급 부문에서 1위로 평가했다.

또 물가, 공공부문 부채의 지속 가능성 등 거시경제 안전성 부문에서도 1위에 올랐다.

인프라, 보건, 혁신역량 부문도 10위권 이내의 최상위권으로 평가 됐는데 교통, 전력 및 수자원 보급 등 인프라 부문이 6위에 올랐다.

지적재산 등 혁신역량도 6위를 나타냈다. 구매자의 성숙도(1위), 연구개발(R&D) 부문 지출(2위), 특허 출원 수(2위) 등이 최상위권 수준을 보였다.

보건 부문에서는 8위를 기록했는데 신생아가 건강하게 살 것으로 기대되는 기간을 의미하는 ‘건강 기대 수명’이 지난해 18위에서 7위로 상승한 것이 눈에 띤다.

[자료=기획재정부]
[자료=기획재정부]

◇ 노동시장·기업 활력 부문은 뒷걸음질

노동시장 순위는 전년보다 3계단 하락한 51위로 평가됐다.

특히, 세부적으로는 노사관계에서의 협력 순위는 130위로 조사대상국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었다.

노동시장 경직성을 나타내는 정리해고비용은 116위, 고용·해고 관행 102위, 외국인 노동자 고용의 용이성도 100위로 최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기업 활력 순위도 25위로 지난해 22위에서 3계단 내려앉았다.

창업 비용과 창업 준비 기간, 파산회복률, 파산법률체계 등은 물론 '창조적 아이디어를 수용하는 기업' 항목도 순위가 하락했다.

시장 부문에서도 부진했는데 생산물시장은 59위로 평가됐다. 조세·보조금으로 인한 경쟁 왜곡 정도(61위)가 지난해보다 2계단 하락했고, 무역장벽(77위)도 11계단이나 뒷걸음질했다.

국내총생산(GDP) 규모 등 시장규모(14위) 부문은 지난해와 같은 순위를 유지했다. 부실채권 비중(3위)·GDP 대비 보험료(4위), 신용갭 비율(1위) 등 항목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WEF는 한국에 대해 "인프라, 인적자본, 연구개발 등에서 적극적인 재정확장 정책이 요구된다"며 "도전하는 기업가정신 고양과 국내경쟁 촉진, 노동시장 이중구조·경직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정부는 향후 12개 부처 차관과 민간위원 등으로 구성된 민·관합동 국가경쟁력정책협의회를 열어 이번 평가결과 및 대응방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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