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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차 문화⑲] 당시화보(唐詩畵譜)
[그림으로 보는 차 문화⑲] 당시화보(唐詩畵譜)
  • 최혜인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연구원
  • 승인 2019.10.26 0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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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畵譜)에도 나타난 차 그림
한야주성(閑夜酒醒) 『당시화보』
한야주성(閑夜酒醒) 『당시화보』

【뉴스퀘스트=최혜인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연구원】 이번 화에서는 화보(畵譜)에 나타난 차 그림을 살펴보도록 한다.

화보는 그림의 다양한 기법들이나 주제별로 도해한 장면들을 정리하여 소개한 그림 서적이다. 쉽게 말하면 화보는 그림을 배우기 위한 입문 교과서다.

중국의 판본기술이 확립된 송대부터 제작되기 시작하여 명대에 그 전성기를 맞이했다. 제재와 내용에서 불교를 중심으로 발달했던 앞 시대와 달리 문학의 삽화로서의 수요가 많아졌고, 기법에 있어서는 분판분색(分版分色)으로 찍어내는 색채 판화가 등장했다.

회화교본에서 복제명화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화보가 잇달아 출판되었으며, 종류는 크게 회화교본, 복제명화집, 시화집, 회화교본과 복제명화집을 겸한 것으로 분류할 수 있다.

복제명화집의 성격을 띠는 대표적인 산수화보 『고씨화보(顧氏畵譜)』, 당송대의 유명한 시와 함께 그 내용을 도해하여 수록한 『시여화보(詩餘畵譜)』와 『당시화보(唐詩畵譜)』, 산수화이론 및 화법, 세부적인 소재들을 상세하게 소개한 『개자원화전(芥子園畫傳)』등이 대표적이며, 이들은 17세기 초반에 조선으로 유입되어 조선 후기의 산수·인물·화조 등 소재 및 양식변천과 화풍형성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고 복제명화집으로도 감상되었다.

이러한 화보집들에서도 차를 주제로 한 그림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그림은 『당시화보』에 수록된 당나라 시인 피일휴(皮日休, 9세기)의 「한야주성(閑夜酒醒)」을 도해한 것이다.

『당시화보』는 『오언당시화보(五言唐詩畵譜)』, 『칠언당시화보(七言唐詩畵譜)』, 『육언당시화보(六言唐詩畵譜)』 순으로 간행되었으며, 명문의 서체로 시를 먼저 소개하고 그 시에 대한 내용을 그린 그림[先詩後畵]을 보여주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시·서·화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당시화보』는 명 말기에 당시(唐詩)를 숭상하고 이를 도해하는 시의도(詩意圖) 제작이 성행했던 문예경향과 맞물려 기획된 화보였다.

시는 132명이 참여하여 썼고, 그 중에서 막시룡(莫是龍, 1539~1587), 주지번(朱之蕃, 1546~1624), 동기창(董其昌, 1555~1636), 진계유(陳繼儒, 1558~1639) 등 당시 내로라하는 명사(名士)들도 동참하였다.

시에 대한 도해를 의뢰한 이들은 정운붕(丁雲鵬, 1547~1628), 채여좌(蔡汝佐), 당세정(唐世貞) 3명으로 알려져 있다.

피일휴는 당나라 말기 저명한 시인으로, 차에 대한 시도 다수 남아 있다. 그 중 하나가 「한야주성」이다. 『당시화보』를 감상하듯 먼저 시를 감상해보도록 한다.

醒來山月高 술에서 깨어보니 산달은 높이 떠 있고

孤枕羣書裡 홀로 책 속에 누워 있네.

酒渴漫思茶 술 깨자 목이 말라 차가 생각나서

山童呼不起 산동을 불러도 일어나지 않는구나.

깊은 산 속에서 고사(高士)는 홀로 있는데, 술에 깨어 일어나보니 어느덧 달빛만 가득한 밤이고, 주변에는 책들이 널브러져 있다.

갈증을 달래줄 차를 마시고자 잠들어있는 다동을 깨우는데 애석하게도 다동은 잠에 취해 꿈쩍하지 않고 있다. 은거 생활의 평온함이 느껴지는 다시(茶詩)이다.

이제 그림을 살펴보자. 산봉우리 위에 뜬 달, 파초와 괴석, 넘실거리는 파도가 그려진 병풍, 울타리는 깊은 산 속 잘 조성된 원림을 나타내고 있다.

이상적인 은거지의 모습을 잘 묘사하고 있다. 고사를 둘러싼 서적들은 “홀로 책 속에 누워 있네.(孤枕羣書裡)”라는 내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다음으로 나오는 구절은“술 깨자 목이 말라 차가 생각나서(酒渴漫思茶)” 인데, 탈속한 공간에서 차가 등장하는 것은 육체적인 갈증을 풀어주는 것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마음과 몸을 맑게 만들어주는 음료로서 인식되고 있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최혜인 연구원

한편, “불러도 일어나지 않는” 다동은 풍로에 불을 붙이는 단선(團扇)을 무심히 놓아둔 채 등지고 앉아 있다. 졸고 있는 모습을 이렇게 묘사한 것이 꽤나 재치가 있다.

한 가지 생각해볼 점은 피일휴는 당대 시인이므로 차는 당시 탕법인 자다법(煮茶法)으로 마셨을 것이다. 그러나 이 그림에서는 그려진 다구들의 형태는 자다법에 사용되는 다구가 아니며, 오히려 명대에 사용된 다구 형태에 가깝다.

이를 미루어 본다면, 다구와 탕법 묘사 보다는 시에 담겨진 정취와 이상향을 그림에 담아내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명대 문인들이 꿈꿨던 차와 함께 하는 은거의 삶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그림이다.

*참고문헌

황봉지 편간 · 기태완 역주,『唐詩畵譜』, 보고사, 2015

김지선, 「《唐詩畵譜》의 흥행과 唐詩의 통속화」, 『中國語文學誌』제52호, 중국어문학회, 2015

유순영,「明末淸初의 山水畵譜 硏究」,『溫知論叢』제14호, 온지학회,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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