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경기전망도 비관적...정부 정책역량 고용·노동에 집중해야

[그래픽=뉴스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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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최인호 기자】 국내 기업 3곳 가운데 1곳은 올해 초 세운 실적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초과로 달성할 것이라고 응답한 업체는 2.4%에 불과했다.

14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전국 22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4분기 경기전망지수(BSI)와 함께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연초에 세운 영업이익 목표치 달성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 62.5%가 ‘못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목표치에 근접하거나 달성할 수 있다’는 응답은 35.1%, ‘초과 달성’이라는 응답은 2.4% 뿐이었다.

기업의 투자 상황 역시 작년보다 나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과 비교한 올해 투자 추이에 대한 질문에 ‘별 차이 없다’는 의견이 58%로 가장 많았지만 ‘악화했다’는 답변이 31%로 ‘호전됐다’(11%) 보다 약 3배나 많았다.

기업들은 경제활성화를 위한 정책 과제로 탄력적인 고용·노동(45.9%), 규제개혁(23.5%), 자금 조달 유연화(21.2%), 연구·개발(R&D) 및 인력 지원 강화(9.4%) 등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자료=대한상의]
[자료=대한상의]

이날 함께 발표된 4분기 제조업 경기전망도 어둡게 나왔다.

4분기 BSI는 3분기보다 1포인트 하락한 72로 집계됐는데, 지난 2분기에 반짝 상승한 뒤, 2분기 연속 암울한 전망치를 보이고 있다.

이는 글로벌 경기의 동반 부진과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등으로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짙어진 데 따른 결과인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전망지수가 100 이상이면 분기 경기를 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며, 100 이하면 그 반대다.

4분기 경기 전망은 수출과 내부 기업 모두에서 부진했는데, 특히 수출기업들의 경기전망지수가 85로 2분기보다 3포인트나 떨어졌다. 내수기업 경기전망지수는 69로 1포인트 하락했다.

대한상의는 “수출이 10개월째 마이너스를 보이고 상장사 상반기 영업이익은 37% 감소하는 등 세계 경제 성장 둔화세로 민간 부문의 성장 모멘텀이 약해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와 일본 수출규제, 원자재 값 변동성, 노동환경 변화 등 대내외 불안 요인들이 한꺼번에 몰려 체감경기를 끌어내렸다”고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자동차·부품·기계 업종이 밀집한 전북(51)과 경남(61), 대구(61)의 체감 경기가 다른 지역보다 더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철강(65), 정유·석유화학(67), 자동차·부품(69), IT·가전(69), 기계(73), 조선·부품(91) 등 주력 제조업종의 경기 전망이 부정적이었다. 다만 제약(113)은 기준치를 상회하며 긍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의 김문태 경제정책팀장은 “정부의 정책 역량을 우리힘 만으로 바꾸기 어려운 대외 여건에 두기보다는 내부에서 당장 할 수 있는 일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기업들이 하나같이 요구하고 있는 고용·노동 부문 예측 가능성 제고와 규제개혁 등에 더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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