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플로·바네르지·크레이머 3명...저개발국가 현장에서 빈곤해결 방법 연구

[사진=노벨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사진=노벨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뉴스퀘스트=박민석 기자】 2019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는 현장을 찾아 실험적 접근으로 세계 빈곤문제 해결을 연구해 온 3명의 경제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뒤플로와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미 메사추세츠공대(MIT) 교수, 마이클 크레이머 미 하버드대 교수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미시적 접근법과 개발경제학을 접목해 전 세계 빈곤문제를 완화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노벨위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론이 빈곤 문제를 해소할 특정 유인책을 고안해 낼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현실에서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는 확인하기 어려웠다"며 "경험적 접근을 통해 결론을 만들어 낸 점이 돋보였다"고 설명했다.

수상자들은 저소득 국가를 찾아 이론을 실제 실험해 보고 그 해답을 찾았다.

케냐와 인도 등에서의 현장 연구에서는 빈곤국의 교육 성과가 교과서, 무료 급식 등 자원 문제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이들은 빈곤층이 불행하기만 한 지원의 대상도, 빈곤 탈출 의지를 상실한 게으른 이들도 아니었다.

뒤플로와 바네르지의 실험에서 빈곤층들은 교육·보건 서비스 향상과 동기 부여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실제 인도의 농촌에서 효과적인 예방접종 지원책을 가지고 실험을 진행한 결과, 단순한 독려보다 주사를 맞은 아이들에게 콩 2파운드를 주자 접종률이 크게 상승했다.

사소할 수 있는 경제적 지원책이 극빈층에게는 행동을 변화시키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셈이다.

크레이머가 1990년대 케냐에서 진행한 무작위 대조실험 또한 같은 결과를 보였다.

그는 이 곳의 교육 지원 프로젝트에서 교과서 지원과 교사 수를 늘리고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는 것보다 오히려 구충제를 무료 공급하는 정책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입증했다. 질병으로 인한 결석이 줄어들면서 학력과 함께 최종 소득수준도 개선되었기 때문이다.

크레이머의 실험은 훗날 바네르지와 뒤플로를 비롯한 개발경제학자들이 진행한 현장 실험의 모델이 됐다.

이들의 연구 방식은 현재 개발경제학의 표준 연구방법으로 쓰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연구 성과가 개발경제학을 새롭게 정립한 동시에 전 세계의 빈곤층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은 여러 가지 기록도 남겼다.

최연소 수상자인 뒤플로(47)를 비롯해 바네르지(58)와 크레이머(55)는 고령 수상자가 많은 경제학상 수상자 가운데서는 젊은 편에 속한다.

뒤플로는 또 노벨 경제학상 50년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수상자고, 바네르지는 아서 루이스와 아마르티아 센에 이은 세번째 비백인이다.

본래 학생과 지도교수 관계였던 뒤플로와 바네르지는 지난 2015년 결혼, 부부가 노벨상을 공동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수상자들은 900만스웨덴크로나(약 10억8000만원)를 나눠 받는다.

뒤플로 교수는 상금의 용도에 대해 “마리 퀴리가 상금을 '라듐'에 썼다고 들었다. 나도 빈곤 연구에 재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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