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수출·투자 부진에 소비 약화...올해 성장률 2.2% 어렵다 공식화
이주열 "금리 정책으로 대응할 여력있다"...추가 인하 가능성 열어놔

[사진=한국은행]
[사진=한국은행]

【뉴스퀘스트=박민석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로 낮췄다.

2년 만에 역대 최저수준으로 되돌아 온 셈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수출과 투자 부진 속에 소비 증가세가 약화되면서 성장세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등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 7월 전망했던 올해 경제성장률 2.2% 달성도 어렵다고 공식화 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50%에서 1.25%로  0.25%포인트 하향했다.

◇ "경기 둔화 심각한 수준" 판단

한은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수준으로 내린 것은 경기 둔화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판단해서다.

한은은 당초 2.7%로 잡았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1월), 2.5%(4월), 2.2%(7월)로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게다가 올해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의 여파로 지난 7월 전망한 2.2% 성장률도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앞으로 국내경제는 미·중 무역분쟁 지속,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으로 지난 7월의 성장 전망경로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건설투자조정과 수출, 설비투자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 증가세가 약화되면서 성장둔화 흐름이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와 농축수산물 및 공공서비스 가격이 하락하면서 마이너스를 나타냈고, 앞으로도 당분간 0% 내외에서 등락하다가 내년 이후 1%대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경제도 교역이 위축되면서 성장 둔화가 지속됐고, 앞으로도 보호 무역주의 확산 정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 받을 것으로 진단했다.

금통위는 "앞으로도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향후 거시경제와 금융안정상황의 변화, 두 차례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면서 완화 정도의 조정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수정된 경제성장률 전망을 다음달 금통위인 11월 29일에 발표할 예정이다.

◇ 금리 추가 완화 가능성도 있나

이날 금리 인하는 시장에서 이미 예견된 바다.

관건은 추가 완화 여부인데 이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는 "당분간 두 번의 금리 인하의 정책 효과를 지켜보면서 완화 여부의 추가 조정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했다.

다만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에 대해 "당분간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겠다"면서도 "금리정책으로 대응할 여력이 남아 있다"고도 언급해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않았다.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7명의 금통위원 가운데 2명(이일형·임지원 위원)이 '동결' 소수 의견을 제시한 점을 들어 추가 인하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리 정책의 경기부양 효과가 과거보다 낮아졌고 장기화된 저금리로 인한 금융불균형 누적,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 등 한은이 추가로 금리를 내리기엔 부담스러운 요인도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금리 정책이 아닌 국채매입 등 비전통적인 정책수단을 도입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고려할 때는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향후 정책여력이 더욱 축소된다면 금리 이외의 정책수단의 활용가능성에 대해서는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에 대해서는 올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금년보다 성장률이 다소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대외여건이 내년에는 다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 기초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발표된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에서 보듯이 거의 모든 전문기관들은 내년 중 세계경제 성장률과 교역 신장률이 금년보다 높을 것으로 보고 있고 반도체 경기도 점차 회복되면서 수출과 설비투자가 올해 보다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대외 여건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것이 변수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긍정적인 것과 그렇지 못 한 것이 혼재돼 있어 하나의 방향성을 이야기하기는 이르다"며 "미중 무역분쟁도 주요 이슈는 여전히 남아 있고 지정학적 리스크도 완화되는가 싶으면 다시 커지기도 한다. 주요국 경제지표도 개선조짐이 뚜렷하지 않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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