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업계 첫 '책임있는 광물 조달·공급망 관리 글로벌 연합' 가입
분쟁 광물 등 고위험군 원료에 대한 지속가능한 구매 위해 선제적 대응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이 지난 7월 9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회사의 비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사진=LG화학]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이 지난 7월 9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회사의 비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사진=LG화학]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에 인권과 환경에 문제가 없는 '지속가능한' 원재료 공급망을 구축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LG화학이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환경, 인권을 고려한 투명한 공급망이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LG화학은 국내 배터리 업계 최초로 광물 관련 글로벌 협의체 'RMI(Responsible Minerals Initiative, 책임 있는 광물 조달 및 공급망 관리를 위한 연합)’에 가입했다고 21일 밝혔다.

RMI는 4대 분쟁광물을 비롯해 코발트 등 배터리 원재료의 원산지 추적 조사 및 생산업체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과 인증 등을 실시하는 글로벌 협의체로 지난 2008년 설립됐다.

4대 분쟁광물은 아프리카와 남미 등 분쟁지역에서 채굴하는 금, 주석, 탄탈륨, 텅스텐을 의미한다. 폭스바겐, 르노, 애플 등 글로벌 자동차·IT기업 380여 곳이 회원사로 가입해있다.

LG화학의 이번 RMI 가입은 고위험 광물의 윤리적 구매 등 책임 있는 공급망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배터리 분야에서 인권이나 환경 요소를 반영한 지속가능한 원료 공급망 관리를 위한 것이다.

LG화학은 RMI가 확보하고 있는 분쟁광물인 코발트 등 이른바 고위험광물의 원산지 및 제련소 등 공급망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제공받는다.

이에 LG화학은 RMI 협의체에 가입한 글로벌 기업들과 공급망 내 사회적·환경적 이슈 해결을 위한 공조 체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LG화학 관계자는 "RMI 회원사들은 매년 '책임 있는 공급망 관리'를 주제로 한 정례 컨퍼런스를 실시하고, 공급망 관리가 취약한 고위험 협력사에 대해서는 개선활동을 진행해오고 있다"며 "LG화학은 이런 추세에 발맞춰 RMI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LG화학은 이런 공급망 정보 체계 및 공조 시스템을 바탕으로 자체 공급망 실사 및 협력업체 개선활동을 적극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코발트의 경우 스마트폰,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의 필수 원재료인데, 최근 수요가 급증하면서 채굴, 생산과정에서의 아동노동과 같은 인권 침해는 물론 환경오염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글로벌 이슈로 부각됐다.

신학철 부회장은 "기업의 핵심 경쟁력은 지속가능성에 달려 있다"며 "환경 및 인권을 고려한 투명한 공급망은 LG화학

LG화학이 올해 초 미국 IBM, 포드 등 5개 기업이 함께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착한 코발트' 공급망을 구축했다. [사진=뉴스퀘스트DB]
LG화학이 올해 초 미국 IBM, 포드 등 5개 기업이 함께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착한 코발트' 공급망을 구축했다. [사진=뉴스퀘스트DB]

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필수요소"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LG화학은 지난 8월 전세계 배터리 원재료 협력회사 대상으로 ‘지속가능경영’ 평가항목을 도입해 정기평가를 실시했다.

당시 ‘지속가능경영 항목’을 협력회사 평가의 핵심항목인 품질 및 개발과 동일한 20% 비중으로 적용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또 LG화학은 올해 초 코발트 공급망의 투명성과 추적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미국 IBM, 포드, 중국 화유코발트, 영국 RCS글로벌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블록체인 기술을 시범 도입기도 했다.

한편, 유럽연합은 오는 2021년부터 분쟁광물 등 고위험군 광물에 대한 지속가능한 구매와 공급망 관리를 의무화한 OECD 공급망 가이드를 법제화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코발트를 비롯한 원재료에 대한 투명한 공급망 정보 공개 및 제3자 실사 등을 요구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 그룹의 경우 지난 7월부터 협력회사를 대상으로 ‘지속가능 등급제(Sustainability rating)’를 도입해 지속 가능한 공급망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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