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화도 좌대에서 바라본 풍경.
연화도 좌대에서 바라본 풍경.

【뉴스퀘스트=하응백 문화에디터】 바다낚시 하면 일반적으로 갯바위 낚시와 배낚시가 대표적인 장르다.

이외에도 방파제 낚시나 백사장 등에서 이루어지는 낚시도 있고, 좀 더 조과가 있으면서 편안하게 낚시할 수 있는 좌대낚시도 있다.

좌대낚시는 서, 남해안 해안에 낚시할 수 있는 해상시설을 설치해, 우럭 고등어 전갱이 숭어 등을 잡는 낚시다. 좌대낚시는 한 곳에 머물러 있는 것만 제외하면 선상낚시와 거의 흡사하다.

서해에서는 천수만이나 안면도, 삼길포, 장고항, 선유도 일대에서 많이 행해지고 남해안은 통영, 여수, 거제, 고흥 등 전 지역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해상좌대도 통영의 욕지도나 연화도, 사천의 두미도 인근의 양식장 근처에 설치한 좌대로부터 양식장과 상관없이 설치한 좌대, 또 숙박을 할 수 있는 좌대와 그렇지 않은 좌대 등 여러 종류가 있다.

대개 인기가 있는 좌대는 양식장 인근에 설치된 숙박을 할 수 있는 좌대이거나 해상 팬션 형태의 고급 좌대다.

숙박을 할 수 있는 좌대는 전기와 취사시설, 화장실 등이 갖추어져 있기에 편안하고 안전하게 낚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양식장 부근에는 다른 곳보다 물고기들이 많이 모여들고, 좌대에 켜 놓은 등으로 인해 야행성 어종을 불러 모을 수 있는 장점도 있기에 조과도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남해 바다의 물빛.
남해 바다의 물빛.

낚시꾼으로 주위에 소문이 나면 주위의 반응은 대개 두 가지다.

첫째는 잡은 고기를 좀 먹게 해달라는 것, 둘째는 낚시를 한 번 데려가 달라는 것이다. 낚시에 데려가 달라고 하는 친구 중에서도 낚시를 해보고 싶은 친구도 있고, 낚시보다는 바다의 풍광과 전리품을 즐기겠다는 친구로 나눌 수 있다.

이런 친구들을 다 만족시킬 수 있는 낚시가 바로 좌대낚시다.

몇 년 전 친구 대여섯 명과 통영 욕지도 좌대에 들어가서 1박을 하면서 고등어, 전갱이, 학꽁치 등을 잡아 회를 먹으며 하루를 즐겼더니, 여러 친구들이 그 행복한 야유회를 한 번 더 하자고 졸라대는 바람에, 친구 네 명과 함께 통영 연화도 좌대로 향했다.

낚시점에서 밑밥과 미끼, 채비 등을 준비하고 통영 삼덕항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연화도 좌대에 도착한 것은 오후 4시경.

좌대에서 바라본 연화도.
좌대에서 바라본 연화도.

대개 좌대 낚시는 아침과 저녁이 피크 타임이니, 바로 입질이 있을 시간이다. 12호 봉돌을 달과 바늘 세 개에 크릴 하나씩 달아 바닥으로 내려, 서너 바퀴 감아올리고 기다란다. 바로 시원한 입질이 온다.

제법 씨알이 좋은 전갱이가 두어 마리씩 올라온다. 이때 낚싯대는 좀 낭창거리는 짧은 대가 편리하다. 쉽게 말하면 주꾸미대를 그냥 사용하면 된다.

볼락대도 좋고 릴은 스피닝릴이나 베이트릴 모두 사용 가능하다. 크릴을 다는 방법만 알려주고 채비만 세팅해주면 누구나 쉽게 잡을 수 있다.

두 대를 세팅하고 2인 1조로 친구들에게 하나씩 주니 재미있게 잡아낸다. 한 사람은 잡고 한 사람은 떼고, 이렇게 하니 금방 수십 마리가 모인다. 회 뜨는 방법을 알려주니 한 친구는 회를 뜨고, 또 다른 친구들은 그 회로 금방 한 상을 차려 가을 바다를 배경으로 한 잔씩을 마셔댄다.

솜씨 좋은 친구는 전갱이로 매운탕을 끓였는데, 그 맛도 좋다. 이쯤 되면 신선이 부럽지 않다. 바닷바람은 살랑살랑 불어오고, 경치는 아름답고, 안주는 최상이고, 편한 친구들이 모였으니, 또한 금상첨화다.

연신 올라오는 전갱이.
연신 올라오는 전갱이.

해가 지고 등에 불이 들어오면서 전갱이는 더 잘 잡힌다. 너무 잘 잡히니 다들 그 재미에 시들해 하고 술도 이미 거나하다. 한 친구는 준비해온 닭으로 백숙을 만들어 푸짐한 저녁을 마련한다. 낚시 다니면서 닭을 뜯고 닭죽을 먹기는 처음이다. 회만 먹다가 닭을 먹으니 그것 도한 별미다.

낚시꾼은 여기에 만족할 수 없다. 다른 어종에 도전한다. 갈치도 곧잘 올라온다는 정보를 들었기 때문이다. 5호 구멍 봉돌을 도래 위에 달고, 도래 아래는 갈치 카드 채비를 달아, 전쟁이포를 예쁘게 바늘 두 개에 꿰어 놓는다.

수심은 바닥에서 5미터 정도를 올려 15미터 정도로 한다. 좀 있으니 갈치 특유의 깔짝깔짝하는 갈치 특유의 예신이 온다.

이때 채면 십중팔구는 잡지 못한다. 초릿대가 확 내려가는 본신을 기다린다. 예신이 서너 번 오다가 확실한 본신이 온다. 이때 올리니 꽤 묵직한 갈치 한 마리가 올라온다. 이 갈치는 바로 횟감으로 직행한다.

9시 이후부터 12시까지 갈치 입질이 잦다. 한 25마리를 잡은 거 같다. 씨알은 2지 중반이 대부분. 아슬아슬하게 먹을 만한 크기다. 12시가 지나면서 친구들도 다 자러 들어가고 혼자서 낚시를 한다. 입질이 드물다.

갈치가 목줄과 원줄을 끊는 경우도 많이 발생한다.

갈치 이빨에 순간적으로 줄이 끊어지는 것이다. 원줄 끝에 튜브를 관통시켰으면 이러한 현상은 훨씬 줄어들겠지만 튜브가 없으니 채비를 다시 달아야 한다. 2시가 되자 입질이 거의 사라진다. 꾼도 자야할 시간이다.

연화도 좌대에서 낚은 갑오징어.
연화도 좌대에서 낚은 갑오징어.

해가 뜨고 애기를 달고 좌대 주위를 탐색해 본다. 문어, 무늬오징어, 갑오징어도 올라올 수 있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친구 둘도 일찍 일어나 이야기꽃을 피운다.

그때 갑오징어 특유의 입질이 와서 올리니 중간 크기의 갑오징어다. 친구들이 야단법석이다. 갑오징어 한 마리는 여러 친구들의 사진 모델이 되어 주고 바로 해체 당해, 해장술의 안주로 짧은 삶을 마감한다.

이날 연화도 좌대를 장식한 어종은 전갱이, 고등어, 쥐치, 갈치, 갑오징어 등이다. 그렇게 야유회 좌대낚시의 시끌벅적한 1박 2일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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