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최근 저물가는 '공급과 정책' 때문...KDI의 '수요감소가 원인' 주장 반박

[그래픽=뉴스쿼스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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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최인호 기자】 지난 9월 마이너스를 보이며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낳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사실상 상승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최근 저물가 흐름은 주로 공급과 정책 요인에 의해 나타난 현상이라며 특이 요인이 완화되는 연말에는 물가 상승률이 0% 중반대로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최근 저물가는 공급보다 수요 감소가 원인이라는 분석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배춧값이 폭등하는 등 일부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김장철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 저물가는 '공급' 때문...KDI의 "수요가 원인" 주장 반박

1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46(2015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과 같았다. 다만 소수점 셋째 자리 이하에서 0.003포인트 소폭 오르면서 물가상승률은 사실상 플러스 전환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0.8%를 기록한 이후 줄곧 0%대를 이어오다가 8월 -0.038%를 기록해 사실상 하락세로 돌아섰고, 9월에는 0.4% 하락하며 1965년 관련 통계 이후 처음으로 공식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했다.

통계청은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보합을 보인 주요 원인으로 농산물과 석유류, 집세 등의 가격 하락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그간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데 크게 작용했던 농산물은 기저효과가 완화돼 하락 폭을 줄였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당초 마이너스 가능성이 거론되던 10월 물가상승률이 보합을 나타낸 데 대해 "최근 태풍, 가을장마로 배추 등 일부 채소값이 상승하면서 농산물 하락 폭이 예상보다 적었고, 석유류 외 공업 제품에서 (가격) 상승 요인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요 부진이 저물가의 원인이라는 KDI의 지적에 대해서는 다른 견해를 내놨다.

이 과장은 "최근의 저물가가 기후 여건에 따른 농산물 가격 기저효과, 유가 하락, 공공서비스를 포함한 정책요인 등에 따른 것임은 변함이 없다"며 "서비스나 공업제품 상승률이 낮다고 해서 반드시 수요부진이 원인인 것은 아니며, 공급 측 요인도 분명 존재한다"고 말했다.

[자료=통계청]
[자료=통계청]

◇ 배추·열무 등 김장 물가는 크게 상승

품목성질별로 보면 농·축·수산물 가격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3.8% 하락하며 전체 물가를 0.31%포인트 끌어내렸다.

그러나 열무(88.6%)와 배추(66.0%), 상추(30.9%), 오이(25.3%) 등은 크게 올라 김장철 서민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열무는 지난 2016년 9월(95.3%), 배추는 2017년 1월(79.2%)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다른 농산물은 양호한 기상여건으로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전체 물가를 –0.35%포인트 끌어내렸다.

마늘이 22.2% 떨어져 2014년 5월(-25.5%) 이후 하락 폭이 가장 컸고, 파(-29.5%), 토마토(-26.5%), 포도(-18.4%), 사과(-15.8%), 고춧가루(-11.9%)도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축산물과 수산물은 각각 1.3%, 1.0% 올랐다.

공업 제품은 0.3% 하락했다.

국제 유가 하락과 지난해 10월 석유류 가격이 연중 가장 높았던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이 7.8% 떨어지며, 전체 물가를 0.37%포인트 끌어내렸다. 휘발유는 작년 10월에 비해 8.0% 내렸고, 경유와 자동차용 LPG는 각각 6.1%, 16.0% 떨어졌다.

전기·수도·가스 가격은 1.5% 올랐다.

서비스 품목 가운데서는 집세가 1년 전보다 0.2%, 공공서비스는 1.0% 각각 내렸다. 경기도 시내버스 요금 인상, 일부지역 택시 요금 인상 등으로 공공서비스 하락 폭이 다소 축소됐다.

지출목적별로 보면 가정용품·가사서비스 물가가 2.2% 상승했고, 음식·숙박(1.4%), 보건(1.2%), 주류·담배(1.2%), 주택·수도·전기·연료(1.0%) 등도 올랐다. 교통(-2.4%), 통신(-1.8%), 식류품·비주류음료(-1.3%) 등은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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