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도 높이 평가하는 저우하이장 훙더우그룹 회장 겸 CEO. [사진=훙더우그룹 보도자료]
시진핑(習近平) 중국 총서기 겸 국가주석도 높이 평가하는 저우하이장 훙더우그룹 회장 겸 CEO. [사진=훙더우그룹 보도자료]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중국은 대외적으로는 만인이 평등한 사회주의적 가치가 통용돼야 하는 나라다.

그러나 기득권층의 이른바 갑질은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2세 기업인들의 갑질은 입에 올리기조차 민망할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 경영 전면에 등장한 2세 경영인이 극소수이기는 하나 이로 인해 기업이 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가업을 그럭저럭 이어가기만 해도 그 당사자는 높은 평가를 받게 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해도 좋지 않나 싶다.

이 점에서는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의 대표 민영기업인 훙더우(紅豆)그룹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저우하이장(周海江. 53)은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아도 전혀 문제가 없다.

갑질을 부리다 회사를 말아먹기는 커녕 크게 키운 사실 하나를 봐도 그렇다고 단언해도 괜찮다.

그는 아버지 저우야오팅(周耀庭. 76)이 지난 세기 50년대 후반부터 훙더우의 전신인 자그마한 의류 회사를 경영한 탓에 보통의 동년배와는 달리 상당히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갑질이나 하는 방탕한 부유층 2세의 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어릴 때부터 갑질과는 거리가 멀었다.

무엇보다 성실했다. 인성 역시 좋았다는 평판이 지금도 자자하다.

이는 1987년 광둥(廣東)성의 선전(深圳)대학을 졸업한 이후 전국에서도 내로라하는 기업인이 된 현재까지 계속 배움을 멈추지 않는 행보가 무엇보다 잘 증명하지 않나 싶다.

결국 이로 인해 2003년 상하이의 명문 퉁지(同濟)대학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을 수 있었다.

경영에서의 성과도 눈부신 학업 성취에 못지않았다.

우선 경영학 박사답게 그룹의 업종을 다양화하는 성공을 거뒀다.

이로 인해 현재 훙더우그룹은 의류 분야에서뿐만 아니라 타이어, 바이오, 부동산 등의 산업에까지 진출할 수 있었다.

직원 역시 무려 2만여 명으로 불어났다.

저우하이장 훙더우 회장 겸 CEO와 부친 저우야오팅 창업자. [사진=훙더우그룹 보도자료]
저우하이장 훙더우 회장 겸 CEO와 부친 저우야오팅 창업자. [사진=훙더우그룹 보도자료]

1996년 회장에 취임한 이후의 성과가 창업자인 아버지보다 낫다는 평가를 들은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는 훙더우가 그룹으로 덩치를 키운 2004년부터는 품질 경영에도 주목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일화를 살펴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때는 2007년이었다.

당시 훙더우는 차세대 먹거리로 선정한 비장의 카드인 타이어 산업이 본 궤도에 오르고 있었다.

공장을 풀가동할 때가 많은 것은 당연했다.

자연스럽게 공장이 과부하가 걸리는 경우가 많았다.

품질에도 약간의 이상이 생길 때도 종종 있었다.

그때마다 일부 임원과 공장장은 큰 문제가 아니니 그대로 출하하자는 주장을 하고는 했다.

하지만 그는 단호히 반대했다.

조그만 문제가 생기더라도 폐기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던 것이다.

결국 훙더우는 2007년에만 10만 개의 타이어를 과감하게 폐기처분하지 않으면 안 됐다.

그러나 이런 행보는 소비자들이 전폭적으로 보내는 신뢰라는 반대급부로 돌아왔다.

생각지도 않은 전화위복의 상황에 직면하게 된 셈이다.

이 때문에 지금은 장쑤성 일대에서는 “믿고 쓰는 훙더우 타이어”라는 말까지 듣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그룹의 모태인 의류 공장을 둘러보는 저우하이장 회장 겸 CEO. [사진=훙더우그룹 보도자료]
그룹의 모태인 의류 공장을 둘러보는 저우하이장 회장 겸 CEO. [사진=훙더우그룹 보도자료]

그는 재활용이 가능한 의류 제품들도 하자가 생길 경우 가차 없이 태워버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기부하면 되지 않느냐는 주장을 하고는 있으나 그는 “왜 사회적 약자들은 하자 있는 옷을 입어야 하는가?”라는 말로 자신의 생각을 밀어붙인다고 한다.

그는 직원들을 동업자로 생각하는 진정한 경영인이기도 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 1만5000여 명의 직원들 중 단 한 명도 해고하지 않은 것은 결코 괜한 게 아닌 것이다.

그는 이외에 빚 무서운 줄 아는 경영인으로도 유명하다.

부동산 업종에 종사하는 기업들의 부채 규모가 대체로 천문학적임에도 훙더우그룹의 빚이 매출액 700억 위안(元. 11조9000억 원)의 30%대인 200억 위안에 불과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나이로 볼 때 그의 성공 신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장쑤성에 머무르지 않는 전국구급 기업으로 회사를 키울 가능성도 없지 않다.

온갖 갑질로 가업을 말아먹는 2세 경영인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는 주변의 말은 확실히 제대로 된 평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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