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중국 내수감소가 우리경제에 더 큰 영향...'포스트 차이나' 대비를

[그래픽=뉴스퀘스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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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최인호 기자】 중국은 우리나라와 지리적 위치 뿐 아니라 경제교역량에서도 가장 중요한 국가다. 이 때문에 중국 경제의 침체는 한국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각종 조치를 취했는데 한국이 골병이 드는 꼴이다.

4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4일 '중국경제의 위험요인 평가 및 시사점'을 통해 이런 내용이 담긴 분석 결과를 내놨다. 

미·중 무역분쟁 과정에서 지금까지 양국이 공표한 관세부과가 모두 실현되면 한국 경제성장률이 0.34%포인트(p)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 골자다.

KDI는 품목별로 관세가 1% 부과될 때마다 수입이 감소하는 정도를 따진 '수입탄력성'과 국제산업연관표(WIOD)를 바탕으로 미중 간 관세부과의 거시경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미국의 대중 관세 부과로 0.32%p, 중국의 대미 관세 부과로 0.02%p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요와 공급 채널로 나눠서 보면 공급 채널에서는 0.16%p, 수요 채널에서 0.18%p 하락하는 것으로 계산됐다.

이를 풀어보면 한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의 대부분은 미국의 대중국 관세 부과에 따른 것이며, 중국의 교역량이 줄어드는 것보다는 내수 감소가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미중 관세부과로 중국 경제가 받는 영향은 마이너스(-)1.06%포인트로, 미국(-0.09%포인트)보다 훨씬 컸다. 전 세계 경제 성장률에는 0.20%p 하락 효과를 내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미국은 중국산 340억 달러어치 자동차·항공·정보통신 제품과 160억 달러어치 전기·전자·기계·철강 제품, 2000억달러 상당의 소비재 품목, 3000억달러 규모의 공산품·농·수산물에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산 대두와 면화, 전기차, 유류, 기계류 등에 보복 관세를 매긴 상황이다.

현재는 미중 무역 협상이 부분적으로 타결(스몰딜) 되면서 미국은 지난 10월 예정했던 소비재 품목에 대한 관세율 추가 인상을 유예한 상태다. 그러나 협상이 또다시 갈등을 빚을 경우 미국이 올해 말까지 거의 모든 중국산 제품에 수입 관세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번 KDI 분석은 관세 부과가 특정 시점에 한꺼번에 이뤄졌다고 가정해 산출했다.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이번 분석은) 특정 시점에 관세가 모두 부과됐다고 가정한 것이라 올해 또는 내년 성장률에서 얼마씩 하락 효과가 있다고 말하기는 좀 어렵다"며 "올해와 작년 관세 부과를 고려하면 지난해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관세가 좀 더 많아 올해 (한국) 성장률에 상당 부분 녹아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KDI는 우리나라가 거시경제 안정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국민경제 전반에 퍼져 있는 비효율적 요소를 제거해 대외 충격에 대비하고 경제활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와 함께 대외 불확실성도 지속돼 단기적으로는 확장적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 조합을 통해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김 실장은 "정부주도형 보호무역주의 강화라는 새로운 국제통상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통상정책, 산업정책 전반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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