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 폐업 속출...최저임금 부담 등으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급증

자영업자들이 몰려 있는 명동거리. [사진=픽사베이]
자영업자들이 몰려 있는 명동거리. [사진=픽사베이]

【뉴스퀘스트=최인호 기자】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최저임금까지 오르면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과 도·소매업 자영업자이 폐업이 속출하고, 고용원 없이 홀로 사업체를 운영하는 영세 자영업자가 19년 만에 최대 폭으로 늘고 있는 것.

통계청이 5일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8월 비임금근로자는 679만9000명으로 전년 같은달 보다 6만2000명(-0.9%) 줄었다.

비임금근로자란 자영업자와 가족이 경영하는 사업체, 농장에서 무보수로 일하는 무급가족 종사자를 말한다.

◇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급증의 의미는

비임금근로자 가운데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53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1만6000명(-7.0%) 감소했다. 이는 경기 악화로 인해 운영이 어려워지자 폐업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12만7000명으로 전년보다 9만7000명(2.4%) 증가했는데, 최저임금 증가 등으로 종업원 없이 홀로 사업을 운영하는 사업자가 늘어난 셈이다.

특히 고용원의 유무 기준은 자영업의 영세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되는데,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8월 기준 1년 새 9만7000명이 증가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인 2000년 8월(16만명) 이후 19년 만에 가장 큰 폭이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의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에서 8만6000명, 30대에서 4만2000명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건설업(3만명), 숙박 및 음식점업(2만6000명), 농림어업(1만7000명), 도매 및 소매업(1만5000명)에서 증가했다.

통계청은 임대료 상승, 경기 부진으로 영세 자영업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자영업 업황이 부진하다 보니 리스크를 덜기 위해 고용원 없는 창업이 늘고,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고용원을 해고하고 혼자 영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 경기 민감한 도소매 자영업자 크게 줄어

자영업자의 증감을 산업 특성별로 보면 도매 및 소매업이 137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5만5000명(-3.8%), 광·제조업이 47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70000명(-5.5%) 줄었다. 도매 및 소매업 비임금근로자는 통계를 작성한 2013년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제조업도 46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9000명 감소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도매 및 소매업과 제조업은 자영업 비중이 높다"면서 "특히 제조업이 위축되면서 자영업도 똑같은 흐름으로 위축됐다. 제조업 등의 업황 부진이 자영업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반면 농림·어업은 141만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만7000명(3.5%), 숙박 및 음식점업 88만6000명으로 2만명(2.3%) 늘었다. 농림·어업의 경우 한 번 일하게 되면 머무르는 시간이 길고 정년이 없다는 특수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비임금근로자의 성별을 보면 남자가 416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명(-0.7%) 감소했으며 여자는 263만명으로 같은 기간 3만3000명(-1.2%) 줄었다.

2019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 [자료=통계청]
2019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 [자료=통계청]

◇ 자영업 감소세 계속됐지만 근로여건은 개선

비임금근로자의 평균 운영(소속) 기간은 14년5개월로 1년 전보다 4개월 증가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0년8개월로 3개월 증가했으며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14년11개월로 2개월, 무급가족종사자는 17년10개월로 7개월 늘었다.

비임금근로자의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46.8시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시간 감소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50.1시간)가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46.2시간)와 무급가족종사자(44.5시간)보다 주당 평균 취업시간이 길었다.

자영업자 가운데 국민연금 가입자 또는 공적연금 수급권자는 76.3%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p) 상승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의 산재보험 가입률은 55.5%로 1년 전보다 0.2%p 하락했다. 성별로 보면 남자(57.9%)가 여자(48.5%)보다 가입률이 높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비임금근로자는 온라인쇼핑 성장과 자동화·대형화 등 생산·유통 구조 변화, 자영업자 포화 등 구조적 둔화 요인으로 감소세는 지속됐으나 평균 운영기간·국민연금 가입률 등 근로여건은 다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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