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반도체 설비에 76.3조원 투자 인텔의 1.5배...올해도 23.3조원 달성

지난달 10일 삼성디스플레이 충남 아산사업장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삼성디스플레이 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청와대]
지난달 10일 삼성디스플레이 충남 아산사업장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삼성디스플레이 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청와대]

【뉴스퀘스트=최인호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설비투자(CAPEX)를 꾸준히 늘리며 지속가능한 반도체 최고업체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년간 설비투자 규모가 인텔의 1.5배에 달했는데, 특히 업황 부진과 글로벌 여건 악화로 고전한 올해에도 23조3000억원 규모의 시설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는 꾸준히 유지해온 메모리 '초격차' 전략과 함께 시스템반도체 1위 달성을 목표로 한 '2030 비전'을 선언하고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 2017년부터 3년간 76조3000억원 투자

7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17년부터 올해까지 3년 동안의 반도체 설비투자 규모는 658억달러(약 76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반도체 설비투자 규모 2위인 인텔(약 430억달러) 보다 53%가량 많은 수준이며, 중국 모든 반도체 업체 투자액의 두 배 가량이라는 분석이다.

IC인사이츠는 삼성전자가 중국 메모리 스타트업을 멀찍이 따돌리는 한편 비메모리 강자인 대만의 TSMC와 경쟁하기 위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인텔, TSMC,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반도체 '톱5' 업체의 전체 설비 투자 규모 비중(68%)도 역대 가장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들 설비 투자 비중은 지난 1994년 25% 수준에서 반도체 업체가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한 2010년 50%를 돌파했고, 이후엔 2013년과 2018년이 67%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상위 업체들이 기술 격차를 계속해서 벌려 나가려는 시도로 보인다"며 "현재 반도체 시황도 저점을 다지고 있어 자금 여유가 있는 업체들이 미래를 대비해 투자를 늘리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사진=삼성전자]
[사진=삼성전자]

◇ 올해 반도체 시설투자 23조3000원 달성할 것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3분기 실적발표에서 올해 시설투자 규모는 반도체 23조3000억원, 디스플레이 2조9000억원 등 총 29조원이라고 밝혔다.

반도체는 지난 3분기까지 누적 14조원을 투자해 올해 목표를 달성하려면 4분기에만 9조3000억원을 더 투자해야 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4분기 시설투자는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메모리 인프라에 집중됐고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를 위한 EUV 7나노 생산량 확대에 투자를 지속할 방침"이라며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해 반도체 등 핵심 사업분야와 인공지능(AI)·5G·전장부품 등 미래 성장사업에 대한 중장기 투자를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의 경우 대외 환경 등에 따라 메모리 수요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시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공급과 투자를 할 예정이다.

특히 내년 상반기 D램 재고 정상화가 이뤄진다면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투자를 더욱 적극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앞서 지난달 10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퀀텀닷(QD) 디스플레이 투자계획 발표'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외부의 추격이 빨라질수록, 도전이 거세질수록 끊임없이 혁신하고 더 철저히 준비하겠다"며 "세계경기가 둔화되고 여러 불확실성으로 어려운 시기이지만 흔들리지 않고 차세대 기술혁신과 인재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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