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5G 등 미래 먹거리 연구개발에 주력...시스템반도체 투자도 계획대로 추진중

지난 4월 30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지난 4월 30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매출과 순이익이 급감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역대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R&D)비를 지출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과 5세대 이동통신(5G), 전장용 반도체 등 미래 신산업과 관련된 R&D에 과감한 투자로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면서 '지속가능한 세계 최고기업'을 확고하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올해 4월 발표한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 투자에도 적극 나서면서 미래 먹거리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 3분기까지 15조2900억원 투자...역대 최대

삼성전자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 누적 R&D 비용은 15조2900억원으로 같은 기간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

지난해 1~3분기(13조3400억원)과 비교해서도 1년 새 1조9500억원(14.6%)이나 증가한 수치다.

상반기 누적 R&D 비용은 10조1200만억원이었는데, 이후 3개월 간 약 5조원을 더 투자한 셈이다.

이에 매출액 대비 R&D 비용의 비중도 9.0%에 달해 지난해 말(7.7%)보다 1.3% 늘었다.

삼성전자의 'AI 뉴스' 특별페이지.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AI 뉴스' 특별페이지. [사진=삼성전자]

업계는 삼성전자가 대내외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미래 신수종사업 발굴과 주력 사업 R&D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는 물론 미래 산업 분야 등 전 부분에서 R&D 비용을 늘리면서 경쟁 업체들과의 초격차를 계속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매년 R&D 비용을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R&D 관련 비용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한 총 18조6600억원을 지출했다.

10년 전인 2009년(7조5600억원)과 비교했을 때 2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삼성전자는 이런 추세대로라면 올해 R&D에 역대 최대 규모를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R&D 투자 확대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3분기까지 국내 특허 2446건, 미국 특허 4821건을 취득했다. 이에 누적 특허는 한국 2만4148건, 미국 5만3천142건으로 늘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서 13만5433만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데, 특히 분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미국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가졌다.

이외에도 회사의 고유 디자인 보호를 위해 디자인 특허 확보도 강화, 올해 3분기에 미국에서 디자인 특허 354건을 취득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업보호 역할 뿐 아니라 경쟁사 견제를 위해 특허 취득에 힘쓰고 있다"며 "미래를 위한 인공지능, 5G, 전장용 반도체 등의 연구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EUV 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EUV 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 시스템 반도체 사업, 정부도 도와줘야

삼성전자는 반도체 불모지인 한국에서 과감한 투자로 메모리 반도체 1위 기업으로 도약했다.

이젠 메모리반도체를 넘어 시장규모가 1.5배 크고 경기변동 영향도 적은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반도체) 강자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에 지난 4월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사업에 133조원이라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

계획이 실행되면 2030년까지 연평균 11조원의 R&D 및 시설투자가 집행되고 생산량이 늘어나 42만명의 간접 고용유발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삼성의 투자는 단일 기업만의 역량으로 해소되지 않는다.

시스템반도체는 대량생산 위주의 메모리와 달리 다품종 맞춤형 제품이 위주여서 이를 충족시킬 만한 설계기술과 고급인력이 필요하다. 또 산업 특성상 민간 투자와 함께 생태계 전반을 구축하는 인프라 지원이 병행돼야 성공할 수 있다.

정부도 삼성의 투자에 호응해 적극적인 정책 지원을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 30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찾아 "정부도 분야별로 혁신전략을 수립하고 국민과 기업들이 과감하게 신산업 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지원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제 정부와 삼성의 실행 의지만 남은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미래 경쟁력을 위해 삼성을 비롯한 기업들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지만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며 "기술이 곧 경쟁력을 좌우하는 것처럼 초기단계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기 위한 정부의 전방위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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