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을 강조하는 화룬그룹의 베이징 시내 홍보물. 절대 과장이 아니다. [사진=화룬그룹]
사회공헌을 강조하는 화룬그룹의 베이징 시내 홍보물. 절대 과장이 아니다. [사진=화룬그룹]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기업의 궁극적 목표는 이윤 추구다.

이윤을 크게 바라지 않고 사회공헌을 목표로 사업을 한다면 그 기업은 뭔가 조금은 이상하다고 해도 괜찮다.

하지만 중국에는 이런 기업이 있다.

바로 2018년 말을 기준으로 종업원 수 43만 명, 총 자산 1조5000억 위안(元. 255조 원), 매출액 6100억 위안을 기록하고 있는 화룬(華潤)그룹이 그 주인공이다.

그룹의 사시와 같은 좌우명을 아예 ‘사명을 기억하고 책임을 어깨에 짊어진다.’로 정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말단 직원부터 회장까지 항상 노력하고 있다.

이 정도 되면 요즘 한창 한국 내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사회적 기업의 전범이라고 해도 과하지 않을 듯하다.

사실 마트와 백화점에서부터 부동산, 전력 사업에 이르기까지 취급하지 않는 업종이 거의 없는 화룬의 발전 역사를 보면 그럴 수밖에 없다고 해야 한다.

광둥(廣東)성 주하이(珠海) 소재의 화룬의약(주)의 직원들. 청소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다. [사진=화룬그룹]
광둥(廣東)성 주하이(珠海) 소재의 화룬의약(주)의 직원들. 청소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다. [사진=화룬그룹]

지금은 매년 세계 500대 기업 랭킹 50∼100위 안에 들어가는 이 그룹은 1938년 홍콩에서 설립됐다.

주체는 공산당이었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으나 당시만 해도 공산당의 존재 가치는 민중에 있었다.

민중이 다 함께 잘 먹고 잘 살게 만들자는 취지에서 이 회사를 설립했다고 봐도 좋은 것이다.

회사 이름이 화룬(중국과 중국인들을 윤택하게 함)인 것만 잘 알 수 있다.

한마디로 지금도 이윤보다 사회공헌을 더 중시하는 것은 하나도 이상한 것이 아니다.

각론으로 들어가야 진짜 그런 지를 분명히 알 수 있다.

이 그룹은 우선 43만 명 종업원에 대한 대우가 상상을 초월한다.

직원의 행복지수가 그룹의 실적과 직결된다고 보고 80년 전통인 직원 우선주의를 고수하고 있다.

지표를 봐야 이해가 쉽다.

우선 직원들의 계약서 작성 비율을 꼽을 수 있다.

무려 99%에 이르고 있다.

아무리 비정규직이라도 주먹구구식으로 채용하거나 해고하는 법이 없다.

직원들의 5대 보험 가입률도 엄청나게 높다.

역시 99%에 이르고 있다.

중국 최대 호수로 손꼽히는 타이후(太湖)에 치어를 방류하는 환경보호 프로젝트에 나서는 화룬그룹 직원들. [사진=화룬그룹]
중국 최대 호수로 손꼽히는 타이후(太湖)에 치어를 방류하는 환경보호 프로젝트에 나서는 화룬그룹 직원들. [사진=화룬그룹]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직원이 있기는 하나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말이 된다.

세계 최고 복지 국가인 북유럽에도 노숙자가 많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크게 욕먹을 수준은 아니라고 해야 한다.

더구나 임금만으로도 생활이 어려운 직원들이 있으면 지원을 아끼지도 않는다.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매년 1만여 명 전후의 직원들에게 연 1000만 위안 이상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이에 대해 최근까지 베이징 왕징(望京)의 화룬그룹 산하 백화점 지사에 비정규직으로 근무한 적이 있는 쑹치롄(宋琦蓮)씨는 “입사 첫 달 월급을 받고 깜짝 놀랐다. 비슷한 경력의 동종업계 정규직보다 많으면 많았지 적지 않았다. 게다가 회사는 법정 휴가 연 8일을 어겨본 적이 없었다. 계약서를 쓰기는 했지만 진짜 그대로 하리라고는 믿지 않았다. 어려운 직원들에게는 무상 지원도 해준다.”면서 자신이 근무했던 회사에 대한 고마움을 여전히 간직한 듯한 소회를 피력했다.

화룬그룹 각 계열사들의 직원 퇴직률이 중국 내에서도 최저 수준인 것은 이로 보면 너무나 당연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주주와 고객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자세 역시 거론해야 한다.

특히 고객들에 대한 자세는 소비자들의 만족도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거의 모든 업종에서 9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제기하는 민원 처리율은 아예 기적에 가까운 100%에 이른다.

고객 지상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매년 관련 연구개발비만 10억 전후를 투자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눈에 두드러지는 업적도 눈부시다.

우선 중국이 직면한 가장 큰 어려움인 환경보호를 위해 쏟아 부은 사회공헌 자금을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금세기에만 30억 위안을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화룬은 하청기업들과의 상생을 추구하는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비자금 조성을 위한 내부 거래를 하지 않는다는 말이 된다.

전 계열사의 협력사 자재 구매 비율이 거의 매년 평균 100%에 가까운 것은 말이 그렇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계열사의 대부분이 동종업계의 모범적 모델이 되면서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는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해야 한다.

이런 그룹이 화룬공익기금을 통한 통상적인 사회공헌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까닭이 없다.

실제 매년 최소 1억 위안에서 3억 위안 전후의 기부를 실현하고 있다.

화룬그룹의 지원으로 이상적 농촌으로 환골탈태한 구이저우(貴州)성의 한 농촌 풍경. [사진=화룬그룹]
화룬그룹의 지원으로 이상적 농촌으로 환골탈태한 구이저우(貴州)성의 한 농촌 풍경. [사진=화룬그룹]

대표적으로 기금이 투입되는 곳은 역시 중국의 가장 아픈 손가락인 농촌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른바 희망소진(希望小鎭. 희망의 작은 마을) 건설이라는 슬로건 하에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시작돼 2019년 11월 중순 현재 전국 10여 개 농촌 마을이 화룬의 전폭 지원에 힘입어 현대식 농촌으로 완전 상전벽해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외에도 화룬은 필요한 곳이 있으면 언제든지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 위해 달려갈 만반의 준비를 갖춘 그룹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전국 곳곳에 퍼져 있는 43만 명의 직원들이 언제든지 자원 봉사자로 변신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

화룬은 매년 각급 기관과 단체들이 주는 사회공헌 관련 상을 휩쓸고 있다.

그것도 1위를 놓치는 경우가 별로 없다.

2019년 11월에도 중국사회과학원에 의해 전국 최고의 사회공헌 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그동안에 남긴 사회공헌 관련 족적을 보면 그렇지 않으면 이상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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