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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형의 와인인문학⑥] 와인 제국 건설(3)
[이철형의 와인인문학⑥] 와인 제국 건설(3)
  • 이철형 와인나라 대표
  • 승인 2019.11.26 0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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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 여제의 와인 제국 계승 발전기
켄달잭슨 센터 와인 가든.
켄달잭슨 센터 와인 가든.

【뉴스퀘스트=이철형 와인나라 대표】 지난 칼럼 1편이 제국 건설기(建設記)라면 이번 칼럼은 미국 소노마에서 시작하여 5대륙으로 뻗어나간 와인 제국의 확장기(擴張記)에 해당된다.

2017년 11월호 와인 스펙테이터의 표지 모델로 나온 이 제국 확장기 주인공에 관한 타이틀은 ‘잭슨 패밀리 와인즈에서 제국을 확장시키고 있는 000(이름)’이다.

그 서브 타이틀은 ‘유산 위에 축성(築城) (Building on a Legacy)’.

세계적인 와인 전문 잡지가 승계 후 6년을 지켜보고 한 인터뷰 기사의 표제이니 와인업계가 그녀를 여제로 인정한 셈이다.

그녀는 우주공학자인 영국 웨일즈 지방 출신의 아버지와 전업주부인 이탈리아 시칠리아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서 196,70년대에 LA 남부의 산 페드로 반도 지역에서 4남매 중 장녀로 자랐다.

아버지의 직업 덕분에 그녀는 아버지가 집에서도 2인승의 작은 우주캡슐부터 대형 우주선까지의 열 방어막 장치 실험을 하는 장면을 보면서 성장한다. 어머니는 전업 주부였음에도 아이들에게 대부분의 집안 일을 시키는 스타일이라서 그녀는 어릴 때부터 요리와 집안 청소 등을 하면서 자란다.

하지만 그녀는 설거지 보다는 요리하는 쪽을 택했다. 그리고 어머니가 시칠리아 출신이니 당연히 어릴 때부터 와인에 친숙한 환경에서 자란다.

그런데 아버지가 우주공학자이기는 했지만, 그리고 소련이 스푸트닉 1호를 쏘아 올리면서 시작된 냉전시대의 우주 개발 경쟁 시대였음에도 불구하고 우주 개발 계획 초창기라서 미국 정부의 투자 지원 계획이 갈팡질팡하면서 아버지의 수입이 들쭉날쭉하여 2~3번 실직자가 되는 상황을 경험하게 된다.

이에 그녀의 부모는 수입의 안정성을 도모하고자 작은 아파트 몇 채가 있는 빌딩을 구매한다.

그리고는 이 건물의 페인트칠 같은 유지 보수 작업까지도 주말마다 자녀들로 하여금 돕게 하는데 이때 그녀는 부동산 투자가 수입에 안정성을 준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할아버지의 농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땅의 중요성을 깨달은, 이 와인 제국의 창업주인 그녀의 남편과는 좀 다른 의미에서의 토지에 대한 깨달음이기는 하지만 여하튼 둘은 토지와 건물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을 어릴 때부터 갖게 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의 여자아이들의 장래희망이 교사나 간호사이던 당시에 그녀는 13살 때 이미 변호사가 되기로 작정하였다.

그 이유는 추리소설을 좋아했고 즐겨보던 TV 추리 드라마 주인공의 직업이 변호사였기 때문이란다.

내성적인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논쟁하는 것을 좋아했으니 적성에도 맞았다. 그래서 그녀는 1975년 UCLA에서 학부를 졸업하고 샌프란시스코로 가서 1978년에 법대를 졸업하고 거기서 토지 개발 전문 변호사로 개업을 한다.

당시만 해도 캘리포니아 법원이 토지 개발자들에 대해 반감이 증가하던 시기였지만 그녀는 오히려 토지 개발과 이용에 관한 소송에서 공격적으로 대응하여 유능한 소송변호사가 되어 명성까지 쌓게 된다.

그녀가 동종 분야 전문 변호사인 장래의 남편을 만난 것은 1980년 그녀가 보조 변호사로 남편과는 경쟁 관계에 있는 토지개발 전문 법무법인에서 근무할 때였다.

그랬던 그녀가 1984년에 와인사업과 변호사업을 겸업(?)하고 있던 창업주가 설립하는 법무 법인에 동업자로 참여하게 되는데 이 창업주가 전부인과 이혼한 후인 1986년에는 그와 결혼을 하게 된다.

이 때는 변호사인 창업주가 전부인과 배와 호두 농장을 주말 농장 삼아 샀다가 포도나무로 바꾸어 심고 이 포도를 와인 양조장에 납품하다가, 과잉생산으로 포도 가격이 급락하자 아예 자신이 직접 와인을 만들어 첫 출시한 지 4년째 되던 해였다.

결혼할 당시만 해도 그녀는 남편이 와인 사업을 그저 취미로 한다고 생각했지 거기서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더 황당한 것은 전부인과의 이혼 사유가 그가 와인사업에 점점 몰입하는 것 때문이었는데 그 남편이 자기와 결혼한 이듬해인 1987년에는 변호사업을 접고 아예 와인사업에 올인하고 만다.

그런데 그녀는 전부인과 달리 그냥 이것을 용인하는 것은 물론 1992년까지 자신은 변호사업에 종사하면서 남편이 와인 사업에 올인하면서 와이너리를 구매할 때마다 자금조달부터 구매까지의 법적인 문제를 모두 해결해 주는 내조를 한다. 그리고는 1995년도에 소노마 와이너리에 저택을 짓고 온가족이 정착하면서 그녀 역시 와인사업에 남편과 함께 올인하게 된다.

변호사 시절에도 그랬지만 그녀는 변호사업을 접고 나서도 늘 남편 뒤에서 동업자로서 아내로서 아이들의 엄마로서 조용히 내조를 한다. 남편이 2009년 피부암 선고를 받고 3년 후인 2011년에 사망하자 그녀는 회사의 회장으로 취임한다. 그것도 남편과 전부인 사이에 낳은, 자기보다 어리기는 하지만 나이 차이도 그다지 많이 나지 않는 두 딸과 그들의 남편이 함께 상속받은 회사의 회장으로.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바로 지난 칼럼의 주인공이었던 자수성가한 변호사출신으로 잭슨 패밀리 와인즈라는 와인 제국의 터전을 닦은 초대 황제 제스 잭슨이 3여년의 투병 생활 끝에 사망하면서 이를 승계받은 당시 58세이던 바바라 방케 (Barbara Banke) 여사다.

바바라 방케.
바바라 방케.

여제가 탄생한 것인데 왜 하필 후계자가 그녀였을까?

당시 나이가 어리다고 해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10대 때인 1970년대 중반부터 포도원 조성에 참여하고 1982년 켄달 잭슨 빈트너스 리저브 샤르도네 첫 출시부터 회사에서 근무한 경험 많은, 전부인과의 사이에 낳은 두 딸들과 법대 졸업 후 첫 딸과 결혼하면서 변호사직을 포기하고 처음부터 와인업에 종사한 맏사위 같은 창업 공신도 있었는데...

아무리 창업주가 나름 가족 경영 기업이 되도록 안전 장치를 미리 마련해두었다고 해도 대개 드라마는 이럴 경우 후계자 경쟁으로 암투가 벌어지면서 권력 다툼과 재산 싸움이라는 막장으로 치닫도록 되어 있는데.

현실에서는 다른 기업들의 예나 역사적으로 제국들의 승계 작업을 보면 오히려 승계 작업이란 것이 드라마보다 더 순탄치 않다.

그녀는 전부인과 남편의 공동 이름으로 1982년 탄생한 켄달 잭슨 브랜드가 막 미국 시장에 알려지기 시작하던 1986년 결혼 후 남편이 사망한 2011년까지 줄곧 무대 뒤에서 25년간을 내조를 통해 실질적으로 제국의 기반을 닦고 제국이 본격 성장하는데 기여를 했기에 전부인의 두 딸이나 사위들과 마찬가지로 사실상 창업 공신이나 마찬가지였다.

더구나 제국 태동기 직후 본격적인 성장기에 돌입할 때 그 성장기에 가장 큰 공헌을 한 것이 그녀였기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녀 자신이 낳은 아이들은 승계 당시 아직 20대 초,중반이어서 아예 승계 경쟁에는 낄래야 낄 수 없는 처지였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런 것 이외에도 그녀가 정신적으로나 실질적 업무에서나 그들 전체를 포용하는 능력과 리더십을 갖추었다는 사실이다.

통상 제국의 주인이 바뀌면 대내외적으로 리더십을 보여주어야만 제국이 안정화된다. 그래서 대개 후계자들은 일단 일정기간 과도기를 가지면서 수성(守城)을 하려는 경향이 있다.

아무리 2인자로서 오랜 세월 준비를 했다고 해도 막상 1인자가 되면 또 다른 세계가 심적 부담감을 주기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이 경우는 여성인데다가 그녀 역시 창업주인 제시 잭슨처럼 사교계나 외부에 알려지지 않을 정도로 내성적이었으니 주변의 금융권, 경쟁자들, 와인 전문 언론사들은 당연히 현상 유지를 하면서 수성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제국의 매출액은 달리 무엇을 하지 않더라도 이미 매년 10%씩 신장하고 있었기에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이 여제는 달랐다.

그녀는 모든 이들의 예상을 깨고, 다른 경쟁사들이 포도원을 팔거나 양조 설비를 판매하던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반대로 승계하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3년에 걸쳐 1억 달러 이상을 소노마, 나파, 멘도치노 카운티는 물론 호주(2012년)와 오레곤 주(2013, 2016, 2017년), 남아프리카 공화국(2014년)에 와이너리와 땅을 사들이는 아주 공격적 투자를 감행한다. (괄호 안은 와이너리 투자 년도)

왼쪽부터 라 크레마 오레곤 윌러맷 밸리 피노누아 (La Crema Willamette Valley Pinoir Noir), 양가라 GSM (Yangarra GSM), 아방트 샤르도네 (Avant Chardonnay).
왼쪽부터 라 크레마 오레곤 윌러맷 밸리 피노누아 (La Crema Willamette Valley Pinoir Noir), 양가라 GSM (Yangarra GSM), 아방트 샤르도네 (Avant Chardonnay).

더구나 창업주인 제스 잭슨은 오레곤 와인의 가능성에 대해 반신반의하여 투자를 망설였었는데 반대로 그녀는 피노 누아 와인 생산을 위해 오레곤에 집중 투자하여 현재 오레곤에서 가장 큰 싱글 빈야드를 가진 회사가 되었을 정도다.

그런데 이 오레곤에 투자한 그녀의 이유를 보면 그녀가 완벽하게 준비된 후계자였다는 한 단면을 보여준다.

피노 누아 와인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오레곤 주가 이에 적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것, 당시 오레곤의 와이너리 토지 가격이 에이커당 나파의 30만달러, 소노마의 12만5000달러에 비해 3만5000달러로 터무니 없을 정도로 쌌다는 것.

그리고 캘리포니아에서 와이너리를 조성하려면 허가 받고 하는 데만 7년 가까이가 소요되는 반면 오레곤 주는 2달이면 해결된다는 것이 그녀가 투자한 이유다.

이 오레곤 주는 2010년대 중반 이후 세계적인 평론가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아 명품 피노 누아 산지로 명성을 높여가고 있으니 그녀의 예상이 적중한 것이다. 또 호주의 경우에는 2012년에 207에이커(=약 25.3만평)에 달하는 맥라렌 밸리에 있는 와이너리(Hickinbotham Clarendon Vineyard)를 사들이는데 이 와이너리는 호주와인을 세계에 알린 그 유명한 펜폴즈 그랜지(Penfolds Grange)와 다른 고급 유명 와인들의 포도 공급원이었다.

그녀는 이 와이너리를 사서 직접 와인 생산은 물론 자신들이 이미 투자해 놓은, 근처의 양가라 와인의 원재료 공급처로도 활용한다.

켄달 잭슨 빈트너스 리저브의 성공사례에서 터득한 좋은 원재료 확보가 최우선이라는 교훈을 그녀는 해외 투자에서도 결행한 것인데 결과적으로는 경쟁사의 좋은 원료 공급원 차단의 방책이기도 한 셈이다.

그녀의 이런 전략은 그녀가 승계 받은 다음 해인 2012년 연매출 5억 달러, 2013년 6.4억 달러, 2016년 7.5억달러 라는 성과를 낳는다.

그리고 2014년 9월 포브스 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병당 15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시장에서 미국 최대 규모의 회사로 등극하고 2015년도에는 소유자산이 29억 달러로 창업주 사망 전 해인 2010년 대비 약 10억 달러 가까이 증가한 것이 된다.

그럼 그녀는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공격적 투자를 감행한 것일까?

그녀는 승계 당시 5~10년 내로 큰 이변이 없는 한 세계적으로 중산층 시장의 수요 증가와 미국 내의 X세대(1960년대 중반~1970년대 후반)에 태어난 세대)와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새대로 IT에 익숙한 세대다)에 의한 와인 수요증가로 와인 공급 부족 현상이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 내에서도 포도를 경작할 만한 땅을 구하기가 점점 힘들어질 것이고 와인 수요 역시 미국 와인뿐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 와인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인 바 이런 좋은 포도 경작지 부족 현상은 다른 와인 생산국에서도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이다.

신세대인 밀레니얼 세대를 위해서는 기존의 미국 최고의 스테디 베스트 셀러 와인인 켄달잭슨 빈트너스 리저브 샤르도네와는 다른 컨셉의 아방트(Avant) 샤르도네를 2011년 출시하고 이어서 2014년에 소비뇽 블랑과 레드 블렌딩을 출시한다.

이 세대들이 기성세대보다 오크향은 적고 좀 더 산미가 있고 과일향과 과일맛이 더 풍부한 와인을 선호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출시한 것인데 로버트 파커는 병당 가격이 15달러 정도인 이 와인에 대해 이 가격보다 2, 3배 더 지불하더라도 마셔야 할 와인의 풍미라고 극찬까지 했다.

게다가 이 와인은 아예 마케팅 전략도 이 세대에 맞추어 컬러풀하면서도 친환경적이라는 메시지를 주도록 라벨 디자인을 하고, IT에 익숙한 이 세대에 맞추어 블로거나 인플루엔서들을 이용한 소셜 미디어 홍보를 통해서, 와인 친화적인 주제의 파티나 와인과 음식의 페어링을 하게 하여 광고 같지 않은 광고를 적극 시도했다.

신세대를 향한 새로운 풍미의 와인과 신세대에 접근하기 쉬운 마케팅 방법으로 도전장을 낸 셈인데 현재까지는 순항을 하고 있다는 것이 와인 평론가들과 와인 전문 잡지들의 평가이다. 결국 그녀의 예측이 또 적중한 것이다.

그녀는 현재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 남단에서 북단(소노마, 나파, 멘도치노, 몬트레이, 산타 바바라)까지를 넘어 오레곤 주까지 와이너리를 확장했고 해외에서는 프랑스, 이탈리아, 칠레, 남아프리카 공화국, 호주까지 진출하여 약 3만에이커 (약 36.7백만평)의 와이너리를 보유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마침내 포츈지(Fortune)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The World’s Most Powerful Women)’ 중의 한 명이 되면서 ‘포도나무의 여왕(Queen of the Vine)'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2011년 당시 35개 브랜드에서 2017년에 47개 브랜드로 성장시킨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이미 완벽한 것을 가지고 있지만) 항상 그 다음의 완벽한 와인을 추구하고 완벽한 포도원을 찾고 있다. 진짜 위대한 것을 만들고 새로운 것을 발견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 나를 움직이는 동인이다.”

올해 66세인 그녀는 아직도 새로운 제국 영토 확장을 꿈꾸고 있고 그런 그녀 덕분에 그녀의 제국을 좋아하는 와인 애호가들은 새로운 완벽한 와인을 기대할 수 있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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