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치 타오란쥐 CEO의 최근 모습. [사진=타오란쥐 보도자료]
옌치 타오란쥐 CEO의 최근 모습. [사진=타오란쥐 보도자료]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창업은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나 다 어렵다.

특히 젊은 여성의 몸으로 창업을 한다는 것은 더욱 더 그렇다.

성공할 확률보다 실패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젊은 여성들이 창업에 몸을 사리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하지만 모든 젊은 여성들이 다 창업에 실패하는 것은 아니다.

시작은 미미했어도 끝은 창대한 케이스가 많지는 않아도 꽤 있다.

중국에서는 프랜차이즈 식당으로 유명한 타오란쥐(陶然居)의 옌치(嚴琦. 52) CEO가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세계 최대 도시 충칭(重慶)의 바난(巴南)에서 1967년 태어난 그녀는 어릴 때부터 남달랐다고 한다.

어머니를 닮아 낙관적인 성격에 총명하고 적극성이 대단했다는 것이 주변 지인들의 중론이다.

1985년 고교 졸업 후 18세의 나이에 바난의 한 은행이 실시한 채용 시험에서 500명 중 1등을 차지한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2년 후 겨우 20세의 나이에 영업 이사로 승진한 것 역시 마찬가지 아니었나 싶다.

그러나 그녀는 1994년 새로 부임한 지점장과 마찰을 빚으면서 은행 생활에 회의를 느끼게 된다.

급기야 과감하게 사표를 던졌다. 그녀 나이 27세 때였다.

당시 그녀에게는 절친하게 지내던 고객 한 명이 있었다.

하루는 그가 그녀에게 “가라오케를 열면 적지 않은 돈을 벌 수 있다.”고 조언을 건넸다.

그녀는 1개월만 운영해도 웬만한 은행원의 1년치 연봉에 해당하는 2만 위안(元. 340만 원)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잠시 혹했다.

하지만 곧 마음을 고쳐먹었다.

유흥업소를 운영할 경우 조폭들과 밀접한 관계를 가져야 할 뿐 아니라 정당하지 못한 돈을 만져야 하기 때문이었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식당 오픈이었다.

식당은 1995년 6월 그녀 나이 28세 때 역사적인 오픈을 했다.

장소는 충칭 시내에서 무려 20Km 떨어진 외곽이었다.

말이 식당이지 꼴은 형편 없었다.

타오란쥐의 CEO 옌치가 베이징의 한 매장에서 직원들과 함께 식재료를 살펴보고 있는 광경. [사진=타오란쥐 보도자료]
타오란쥐의 CEO 옌치가 베이징의 한 매장에서 직원들과 함께 식재료를 살펴보고 있는 광경. [사진=타오란쥐 보도자료]

식탁이 5개에 주방장과 직원이 각 1명이었으니 말이다.

그녀가 식재료를 구입하거나 청소 등의 잡일을 하는 것은 하나 이상할 것이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에 개의치 않고 성실하게 일했다.

심지어 한창 바쁠 때는 주방장 보조 역할까지 감내했다.

이런 특유의 성실함과 장거리 화물 기사들을 주요 고객으로 삼은 영업 전략은 곧 성공이라는 열매를 가져왔다.

식당이 문전성시를 이루게 된 것이다.

하지만 좋은 세월도 잠시였다.

직원들의 잇따른 이직과 딱히 특색이 없는 메뉴가 발목을 잡기 시작하자 그녀의 식당은 서서히 위기에 봉착하게 됐다.

그녀는 특색 있는 메뉴를 개발하기 위해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그때 운명적으로 통배추를 먹여 키운다는 우렁이가 뇌리에 떠올랐다.

96년 봄이었다.

그해 단오에 그녀는 매운 우렁이볶음 요리를 비장의 무기로 하겠다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겼다.

수없이 실패를 되풀이하면서 누구나 맞보게 되면 반할 수밖에 없는 요리 레시피 개발에 적극적으로 매달린 것이다.

2개월 후 그녀는 마침내 가장 최적의 레시피를 완성할 수 있었다.

이후부터는 승승장구였다.

무엇보다 다섯 개에서 시작한 테이블이 무려 500개로 늘어났다. 하루에 최대 6만 위안의 매출을 올리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현지 신문에서 “요식업계를 평정할 여성이 등장했다”는 등의 보도를 한 것은 하나 이상할 것이 없었다.

매출이 한 번 불처럼 일어나자 그녀의 사업은 이전보다 훨씬 더 강렬하게 타올랐다.

나중에는 한 점포 당 20만 위안의 가맹비를 받는 프랜차이즈 사업도 벌일 수 있게 됐다.

금세기 들어서는 충칭을 벗어나 전국구 프랜차이즈 식당이 될 수 있었다.

최근 열린 한 강연에서 열변을 토하는 옌치 타오란쥐 CEO. [사진=타오란쥐 보도자료]
최근 열린 한 강연에서 열변을 토하는 옌치 타오란쥐 CEO. [사진=타오란쥐 보도자료]

현재 그녀의 타오란쥐는 베이징과 충칭을 비롯한 전국 26개 도시에 53개의 프랜차이즈를 두고 있다.

연 매출액은 30억 위안에 이른다.

고용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무려 1만여 명을 고용하고 있다.

연 납세액만 5000만 위안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녀는 외견적으로 볼 때 무척 나약해 보인다.

그러나 사업에 대한 불굴의 의지, 반짝이는 아이디어 등은 웬만한 남성들 저리 가라고 할 정도로 대단하다.

게다가 금전관도 주위의 존경을 받을 만하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군자는 재물을 사랑한다. 그러나 그것도 원칙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기회 있을 때마다 되뇌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그녀가 젊은 시절, 땅 짚고 헤엄치기 하듯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는 가라오케 창업에 눈을 돌리지 않은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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