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1월 시행 발표후 4개 창업팀 발족

SK하이닉스의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하이개라지'를 통해 창업에 도전하는 차고엔지니어링 김형규 대표(왼쪽 두번째), MHD 이성재 대표(왼쪽 세번째), RC테크 임태화 대표(오른쪽 첫번째), 알세미 조현보 대표(오른쪽 두번째)와 현업으로 복귀하는 전형신 팀장(왼쪽 첫번째), 강지원 팀장(왼쪽 네번째).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하이개라지'를 통해 창업에 도전하는 차고엔지니어링 김형규 대표(왼쪽 두번째), MHD 이성재 대표(왼쪽 세번째), RC테크 임태화 대표(오른쪽 첫번째), 알세미 조현보 대표(오른쪽 두번째)와 현업으로 복귀하는 전형신 팀장(왼쪽 첫번째), 강지원 팀장(왼쪽 네번째). [사진제공=SK하이닉스]

【뉴스퀘스트=최인호 기자】 "혁신을 할 때는 무조건 실패한다. 혁신은 실패를 먹고 자란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올해 1월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주장한 '실패를 용납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요지의 말이다.

이후 이틀 만인 1월 17일 이 같은 주장을 담은 프로그램이 SK하이닉스에서 시행됐다. 사내벤처 프로젝트 '하이개라지(HiGarage)'다.

이 프로그램이 론칭 첫 해 6팀 도전이 도전한 끝에 4개의 창업팀을 배출하면서 첫 결실을 맺었다.

창업에 나서는 4개 팀은 지난 8월 법인 설립을 모두 마쳤고,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사업에 나선다. 나머지 2개팀은 창업 대신 사내 내재화를 선택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하이개라지 1기 성과발표회를 열고 완성된 사업 아이템들을 공개했다.

◇ 하이개라지, 240개 아이디어중 4개팀 최종 사업화

'하이개라지'는 SK하이닉스가 신규 DBL(Doubl Bottom Line)사업 모델을 발굴, 육성하고자 사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내벤처 지원 사업으로 글로벌 IT기업들이 차고(garage)에서 창업한 것에서 착안했다.

이를 통해 반도체 기술혁신과 동시에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하는 사내문화를 확산하는 것이 사업목표다.

지난해 8월 공모를 시작한 하이개라지에는 약 240건의 아이디어가 접수됐다. SK하이닉스는 이들 가운데 사업실현 가능성과 사회적가치 창출 수준을 고려해 6건의 아이디어를 선정했고, 이 가운데 4개팀이 창업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에 창업에 도전하는 4개 팀은 ▲차고엔지니어링(김형규 대표) ▲RC테크(임태화 대표) ▲MHD(이성재 대표) ▲알세미(조현보 대표) 등이다.

차고엔지니어링은 테스트 공정용 칠러(냉각장치) 장비 국산화에 성공한 팀이다. 차고엔지니어링은 또 수명이 다한 칠러를 개조해 사회적 기업 및 농어촌에 공급하는 ‘리퍼비시 칠러(Refurbish Chiller)’ 사업도 병행해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RC테크는 노후 장비를 개선해 불화수소 의존도를 낮추는 사업을 벌인다. 특히 지금은 장비 개선을 통해 불화수소 사용을 줄이는 수준에 그치지만, 앞으로는 소재·부품 국산화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MHD는 신규반도체 공정 및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수입에 의존했던 소재들을 국산화하고 공정 단순화를 통해 불필요한 화학 물질 사용도 줄이는 게 주요 사업 목표다.

알세미는 AI(인공지능) 기반 반도체 모델링 솔루션 선보였다. AI 기술로 모델링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고 더욱 정확한 예측 데이터를 도출해 공정 중 불필요한 화학물질 사용을 절감하는 것에 도전하고 있다.

사내벤처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나머지 2개 팀은 창업 대신 현업 복귀 후 하이개라지를 거치며 한층 다듬어진 아이디어를 기존 업무 프로세스에 반영할 계획이다.

Employee Growth 김대영 담당이 하이게러지 1기/2기 현황보고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SK하이닉스]
Employee Growth 김대영 담당이 하이게러지 1기/2기 현황보고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SK하이닉스]

◇ '소부장' 문제 해결 및 사회적 가치 창출에 초점

SK하이닉스는 1기 참가 팀 중 다수 참가 팀이 소재·공정 국산화, 장비 기능 개선 등 SK하이닉스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완성했다고 평가했다.

1기 참가 팀 중 다수 참가 팀이 소재·공정 국산화, 장비 기능 개선 등 SK하이닉스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완성한 것.

SK하이닉스는 4팀의 최종 창업 도전 팀을 배출해낸 성과도 크지만 현재 지원 대상 선정 중인 2기와 이후 기수들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해,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닦은 것도 중요한 성과라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SK하이닉스는 하이게라지를 통해 기술 혁신을 이끌어내고, 사내벤처는 SK하이닉스와의 협업으로 안정적인 사업 수익을 확보하는 '윈-윈 구조'를 추구할 계획이다.

올해 지원사업이 진행될 2기 모집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데, 총 74개 팀이 지원해 17개 팀을 최종 지원 후보로 선정했고 전문가 멘토링을 통한 비즈니스 모델 구체화 과정을 거쳐 최종 지원대상을 선발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하이개라지 지원 규모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라며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앞으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내에 창업센터를 개소하고, 지원 대상을 사내구성원뿐 아니라 협력업체 구성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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