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에 부합...'SRI 펀드'도 급성장 추세

[그래픽=뉴스퀘스트]
[그래픽=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의 성과가 높은 기업에 대한 투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ESG 우수기업이 재무적 성과도 높은 것으로으로 분석되면서 국내 사회책임투자(SRI) 펀드 시장이 급성장 하는 추세다.

이와 함께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 책임 원칙)를 도입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지난달 29일 ESG 요소를 종합적으로 살피는 책임투자를 전체 자산군으로 확대하는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을 의결하면서 이에 대한 투자는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 ESG 잣대로 투자하는 'SRI 펀드' 급성장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ESG를 중시하는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사회책임투자(SRI) 펀드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SRI 펀드는 매출이나 수익성 외에도 ESG 요소가 우수한 기업에 투자하면서 주주제안 등을 통한 기업가치 향상에도 나서는 펀드를 말한다.

현재 국내 SRI 펀드 설정액은 총 3587억원, 순자산은 3809억원 규모다.

올해 들어 전체 SRI 펀드 순유입액은 15억원으로 크지는 않지만, 같은 기간 국내 액티브 주식펀드에서 총 2조8316억원이 빠져나간 점을 고려하면 비교적 선방했다.

특히 상품별로 'KB주주가치포커스펀드'와 '신한BNPPTops아름다운SRI펀드'에는 각각 연초 이후 245억원, 229억원이 순유입됐다.

또 지난달에는 삼성자산운용이 코스피200 ESG 지수를 기초지수로 삼는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 200ESG' ETF를 상장했다.

코스피200에서 ESG 성과가 양호한 종목이 편입 대상으로, 다만 ESG 점수 기준을 충족해도 도박이나 담배, 주류, 군수산업 관련 주된 영업기준이 20% 이상인 종목은 구성 종목에서 제외한다.

이로써 ESG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국내 상장 ETF는 7개로 늘었다.

액티브 펀드 중에서는 '한국투자글로벌착한기업ESG펀드', 'KTB지배구조1등주펀드', '코레이트주주성장타겟펀드', 'KB아메리칸센추리글로벌리더스펀드', '키움올바른펀드' 등이 올해 출시됐다.

투자 대상은 ESG 부문이 우수한 국내 성장주·가치주와 주주관여로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종목(KTB지배구조1등주펀드), ESG 관련 세계 각국 ETF(한국투자글로벌착한기업ESG펀드) 등이다.

박능후 보건북지부 장관이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운용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박능후 보건북지부 장관이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운용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 박능후 "국민연금, ESG 투자비중 늘리겠다"

국내에서 ESG 투자에 대한 관심은 지난 2016년 12월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 시행과 함께 기관투자자의 책임과 역할이 강조되면서 본격화했다.

스튜어드십 코드 가입을 공표한 국내 기관투자자는 증시 '큰손'인 국민연금을 포함해 현재 114개사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기금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연금이 지난 5~6년간 ESG 투자를 해왔지만 배정된 자금이 크지 않았다"며 "앞으로 ESG 투자 비중을 늘리고 그를 위한 구체적 원칙과 내용을 다듬어나가자는데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향후 국민연금은 ESG 리서치 기반을 마련해 먼저 국내외 주식과 회사채 등의 투자에 적용할 예정이다.

이에 증권업계는 국민연금이 이끌어갈 '착한기업 전성시대'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인류의 지속 가능한 삶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업에 금융이 기여해야 한다는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고 ESG 데이터 품질도 개선되고 있다"며 "국민연금의 ESG 생태계 진작으로 국내에서도 ESG 시장이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ESG 기업은 재무적으로도 우수한 성과를 거두는 것으로 나타나 '착한 기업' 투자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ESG 성과가 높은 기업은 ESG 채권 등을 활용해 금융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ESG 등급이 높은 기업은 등급이 낮은 경쟁 기업보다 자원 활용, 인적 자원 관리, 지배구조 등 여러 측면에서 경쟁력을 보유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러한 경쟁 우위를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고 배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