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GDP성장률 0.4% 그쳐...4분기 0.97% 성장해야 올해 2% 달성

[그래픽=뉴스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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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지난 3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가 속보치와 동일한 0.4%를 기록하면서 연간 2%대 성장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올해 2% 이상 성장하려면 4분기 성장률이 0.97% 이상이어야 가능한데, 민간 부문의 성장기여도가 확대되고 정부의 이월·불용 예산 최소화 정책 효과에 따라 실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3분기 포괄적인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GDP디플레이터'도 사상 처음으로 4분기째 마이너스(-)를 보이며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저성장·저물가 기조가 짙어지면서 전형적인 디플레이션 흐름을 보이는 셈이다.

◇ 다시 '0%대' 성장...연 2% 성장 먹구름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19년 3분기 실질 GDP(잠정치)'에 따르면 3분기 실질 GDP는 전기 대비 0.4% 성장했다.

지난 10월 24일 발표한 속보치와 같았는데, 당시 반영되지 않았던 3분기 마지막 달의 일부 실적이 반영되면서 건설투자는 0.8%포인트(p) 하향 조정됐고, 수출과 민간소비는 각각 0.5%p, 0.1%p씩 상향조정됐다.

소수점까지 보면 3분기 성장률은 0.41%로 속보치(-0.39%)보다 0.02%p 높아졌다.

3분기에는 내수 위축세가 두드러진 모습을 보였다. GDP에 대한 지출항목별로 보면 건설투자는 6.0% 줄어 지난해 3분기(-6.0%)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설비투자는 0.6% 증가에 그쳤고, 민간소비 증가율도 0.2%로 전분기(0.7%)보다 저조했다.

수출은 선방했는데 반도체·자동차 수출물량 개선 등으로 4.6% 증가했다. 2분기 2.0%에서 확대된 것이다.

반면 정부소비는 2분기 2.2%에서 3분기 1.4%로 큰 폭 둔화했다. 상반기 재정 조기집행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다. 이에 정부의 성장 기여도는 2분기 1.2%p에서 0.2%p로 크게 꺾였다.

민간의 성장 기여도는 0.2%p로 2분기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반등했다.

투자를 나타내는 총고정자본형성의 기여도는 0.8%p 감소했다. 부진한 투자가 성장 폭을 깎아내렸다는 의미다.

올해 2.0% 성장률 달성 여부는 정부의 재정 집행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많다.

수출과 투자, 소비 모두 부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막바지 재정을 쏟아 붓고 있는 정부가 성장률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환석 한은 조사국장은 "정부의 재정집행 실적이 (한은이) 전망치에 반영한 정도에 미치지 못한다면 2% 성장에 대한 하방리스크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 저성장·저물가 기조...디플레이션 논란 재연

3분기에도 저물가 흐름이 계속됐다.

국내에서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 가격을 반영하는 물가지수인 GDP디플레이터는 전년동기 대비 1.6%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4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GDP디플레이터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것으로 국민소득에 영향을 주는 가계소비, 수출, 투자, 정부지출 등 모든 경제활동을 반영한 종합적 물가지수다.

GDP디플레이터가 4분기 연속 감소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GDP디플레이터 –1.6%는 관련 통계(2015년 기준)를 집계한 2000년 1분기 이후 역대 최저치이다. 구계열(2010년 기준년) 기준으로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9년 2분기(-2.7%) 이후 가장 낮았다.

경제활동 전반을 포착하는 물가 지수가 낮아지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는 커지게 됐다.

이에 대해 한은은 GDP디플레이터를 주로 끌어내린 건 수출품 가격 하락이기 때문에 이를 디플레이션으로 보긴 어렵다는 설명이다. GDP디플레이터에서 수출 디플레이터는 6.7%나 하락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내수 디플레이터는 1.0% 증가율을 나타냈지만 전분기(1.7%)보다 저조했다.

신승철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내수 디플레이터의 오름세가 둔화하긴 했지만, 반도체와 석유화학 제품, 철강 등 주력 수출 품목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GDP디플레이터 하락폭을 키웠다"며 "디플레이션은 일반적으로 총수요 부진으로 국내의 전반적인 물가 수준이 하락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디플레이션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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