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베트남에서 열린 제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모습. [사진=미 백악관 페이스북]
지난 2월 베트남에서 열린 제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모습. [사진=미 백악관 페이스북]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북한이 미국 측에 제시한 비핵화 협상 '연말 시한'을 앞두고 양국간의 치열한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 동안 차분했던 어조에서 벗어나 ‘무력사용’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상대를 자극하는 모양새다.

날선 신경전은 트럼트 대통령의 입에서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측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 도발에 한동안 꺼내지 않았던 '로켓맨'이라는 단어를 꺼내며 “우리는 어느 때보다도 강력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가 이를 사용할 필요가 없길 바란다. 하지만 그래야 한다면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나는 그를 신뢰하고, 그를 좋아한다. 그도 나를 좋아하고 우리는 좋은 관계를 맺고 있으니 무슨 일이 있을지 두고 보자”고 말해 대화의 여지를 남겼다.

‘로켓맨’이라는 단어는 북미, 남북관계가 가장 안 좋았던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만들어낸 김 위원장의 별명으로 한 동안 대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언급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양국간의 협상이 난항에 빠졌음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력 사용”이라는 발언에 즉각 반발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박정천 인민군참모장은 담화를 통해 “미국 대통령이 영국에서 진행된 나토수뇌자 회의 기간 우리에 대한 재미없는 발언을 하였다는데 대해 전해 들었다”며 “우리 무력의 최고사령관(김정은 위원장)도 이 소식을 매우 불쾌하게 접했다”고 밝혔다.

박 참모장은 또 “한가지만 명백히 말해 두지만 자국이 보유한 무력을 사용하는 것은 미국만이 가지고 있는 특권이 아니다”며 “미국이 우리를 상대로 그 어떤 무력을 사용한다면 우리 역시 임의의 수준에서 신속한 상응 행동을 가할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밝힌다”고 말했다.

특히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상대로 무력을 사용하는 일은 미국에 있어서 매우 끔찍한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처럼 위험한 군사적 대치상황 속에서 그나마 조미사이의 물리적 격돌을 저지시키는 유일한 담보로 되고 있는 것이 조미수뇌들 사이의 친분관계라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무력사용도 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한데 대하여 매우 실망하게 된다”고 말해 평소와는 다소 다른 반응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 3일에도 리태성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 담화를 통해 "우리가 미국에 제시한 연말 시한부가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다"며 "이제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미국 측을 압박하는 발언을 내 놓은 바 있다.

이 같은 북미 양국간의 치열한 신경전에 한반도 정세는 더 추운 겨울을 맞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부산 초청에 거부의사를 밝히고, 남북정상회담의 필요성이 없다고 말하는 등 남북관계를 교착상태로 빠트리고 있다.

특히 북한 측은 금강산 관광지구에 설치된 우리측 시설물 철거를 요구하는 등 지난 6월 판문점 회동 당시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전문가들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 입지와 내년 대선 등을 앞둔 상태로, 이를 이용하기 위한 김 위원장의 강경 대응이라고 보고 있다.

그를 반증하듯 양국 정상은 “군사력 사용”이라는 자극적인 발언을 쏟아내면서도, 대화의 끈을 놓지 않으려 ‘친분’을 과시하고 있다.

한편, 북미 양국이 거론한 ‘크리스마스’가 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두 정상이 어떤 선택을 할지가 한반도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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