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GB 영화 1편 다운로드에 6초...미디어산업도 지각 변동 불가피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를 선 보인지 1년이 지났다. 

지난해 12월 1일 첫 선을 보인 5G 서비스는 기대 이상으로 가입자 수가 증가, 올 연말 500만명 가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5G 서비스가 초연결, 초지능, 초실감 세상을 열 것이라고 강조한다.

세상은 5G 라는 날개를 달고 또 한 번의 변혁을 겪을 것이라는 것이다.

PC에 이어 스마트폰이 시나브로 인간의 삶에 개입하면서 엄청난 변화를 일으킨 것처럼 5G 시대 도래 또한 예사롭지 않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무한한 부가가치가 더해지면서 산업계 지형 변화도 불가피 할 전망이다.

뉴스퀘스트는 기획시리즈를 통해 5G 서비스가 몰고 올 세상의 변화와 미디어 산업에 미칠 파장을 예측해본다. <편집자 주>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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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박민수 기자】 '당초 예상했던 2020년 보다 더 빠른 속도로 5G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5G 서비스의 특징은 한마디로 '빠른 속도'로 요약된다. 

지금 보다 데이터 전송속도가 최대 20배 빠르고 반응속도도 1000분의 1초 불과하다.

따라서 5G 세상이 본격 도래하면 15기가바이트(GB)나 되는 UHD 영화를 6초 안에 내려 받을 수 있다.

시속 100㎞로 달리는 전방에 자율주행차가 위험을 감지하면 30㎝도 아닌 불과 3㎝ 거리를 이동하는 사이, 제동을 시작할 수 있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기획그룹 신동수 상무는 "기존 이동통신 업계가 예측했던 것보다 2년 앞당겨 2019년 5G 서비스가 시작됐다"며 "삼성전자는 5G 통신장비 공급을 통해 세계 각국이 5G 서비스를 발 빠르게 도입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전 세계 소비자들이 하루 빨리 차세대 5G 네트워크를 만끽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뉴스룸 자료에 따르면 5G 이동통신의 3대 특징은 초광대역 서비스(eMBB: enhanced Mobile Broadband), 고신뢰∙초저지연 통신(URLLC: Ultra Reliable & Low Latency Communications), 대량연결(mMTC: massive Machine-Type Communications)으로 요약된다.

▲초광대역 서비스, 초고속 이동 통신(eMBB:enhanced Mobile-Broadband)

5G는 초 광대역을 활용해, 더 많은 양의 데이터를 고속으로 보낼 수 있다.

5G 네트워크는 한 사람의 이용자에게 최대 20Gbps(1초에 2.5GB 전송)의 빠른 데이터 전송속도를 제공한다.

네트워크가 열악한 지역에서도 100Mbps(1초에 12.5MB 전송) 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5GB 영화 1편을 다운로드 받을 때 현재 4G 환경(최고속도 500Mbps)에서는 최소 4분이 걸리지만, 5G의 20Gbps 속도를 이용할 경우 6초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앞으로 3차원(3D) 화상통화, 가상현실과 증강현실(AR)을 활용한 업무 또는 엔터테인먼트가 대거 활성화될 전망이다. 

[그래픽=삼성전자]
[그래픽=삼성전자]

▲고신뢰∙초저지연 통신(UR/UL: Ultra Reliable & Low Latency)

네트워크의 안정성이 높고, 통신을 시작하는데 걸리는 지연시간이 극도로 짧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 수십 밀리세컨드(1ms는 1/1000초)였던 지연시간은 5G 네트워크에서 1ms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5G의 특성은 로봇 원격제어, 자율주행차, 양방향 게임 등 네트워크의 실시간 반응을 필요로 하는 서비스에서 힘을 발휘한다.

예를 들어, 시속 100㎞로 달리는 자율주행차 앞에 장애물이 나타났을 때 4G 환경에선 차가 1m 이상 주행한 후 긴급제동 명령을 수신하는 반면, 5G 환경에서는 불과 3㎝도 진행하지 않고서 정지신호를 받기 때문에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대량연결(mMTC: massive Machine-Type Communications)

수많은 가정용, 산업용 사물인터넷(IoT) 기기들이 서로 연결돼 동작하는 미래환경을 준비하기 위한 기술이다.

5G 이동통신은 1제곱킬로미터 면적 안에서 100만개의 기기들을 연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대량연결은 각종 스마트기기, 옷·액세서리에 부착될 센서, 가전제품과 수도·가스를 비롯한 각종 검침·계량기, 자동차·보도의 센서 등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IoT 장치들을 수용하기 위한 필수 요소다.

산업 영역에서는 스마트공장을 예로 들었을 때 공정 기기에 5G 통신모듈을 장착, 시장과 고객의 요구를 실시간으로 참고하면서 재고 등에 따른 생산공정을 수정하고, 기계들의 자체학습(딥러닝)을 바탕으로 공정을 개선할 수 있게 된다.

[그래픽=삼성전자]
[그래픽=삼성전자]

▲4차 산업혁명과 5G 서비스

4차 산업혁명 시대. 세상은 예상하는 것 이상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5G 서비스는 이 4차 산업혁명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강릉원주대학교 과기대 최재홍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데이터에 있다"고 강조한다.

로봇과 인공지능(AI), 자율주행, 가상현실 등의 기술은 결국 데이터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다양하고 대용량에다 속도와 신뢰까지 겸비한 데이터는 인공지능의 에너지이자 자동화 서비스 구현의 최소 조건이다. 

그래서 너도나도 네트워크의 속도 개선과 1000배나 빠른 컴퓨터 제작에 나서고 있다.

전 세계 대부분의 이동통신사는 지금보다 100배 이상 빠른 속도의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로봇이 인간의 육체 노동은 물론 정신적 사고까지 대신해 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 가상현실이 일상화 돼 지금까지 불가능 할 것으로 여겨졌던 일들이 전부 가능해진다.

최 교수는 "5G 기술은 인공지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인공지능은 기본적으로 데이터를 주식(主食)으로 삼아 작동된다"고 설명한다.

작게는 인공지능 스피커와 가전에서부터 로봇과 자동차, 디지털 트윈, 크게는 인공지능 도시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적용된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이어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기술이 만개하는 시기를 2025년으로 점치고 있다"며 " 실제로 인공지능 관련 기술들은 최근 하이프 사이클에서 하나같이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에 따르면 인공지능 기술에선 센서, 그리고 센서에 탑재되는 데이터가 중요한데 2025년 사람들의 일상을 채울 센서 개수(추정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1조 개였지만 최근 10조 개로 늘었다고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10월 기준 5G 데이터 트래픽은 10만5073TB였다. 5G 상용화 첫 달 5938TB와 비교하면 무려 17.7배 늘어난 수치다.

1인당 평균 사용량 27GB는 LTE 가입자 평균 9.66GB와 비교해 약 2.8배 많다.

이런 추세라면 5G 트래픽은 2020년 상반기 중 1인당 평균 사용량 30GB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과 함께 블록체인 기술도 급부상할 전망인데 이 역시 빨라지고 많아진 데이터를 특징으로 하는 5G 서비스가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최 교수는 "5G 시대의 기술 발전은 과거의 그것에 비해 폭이나 양, 방향과 크기 모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르다"며 "모든 기술은 전방위적으로 융합되고 혁명이라 해도 무방할 만큼 폭발적으로 성장한다"고 강조했다.

2007년을 전후해 등장한 터치스크린 기반 스마트폰이 이후 10년간 현대인의 일상을 완전히 바꿔놓은 것처럼 5G 서비스를 통한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 스피커는 어린아이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을 인터넷 인구로 빠르게 편입시키고 있다.

여기에 새로운 UI(User Interface)나 UX(User eXperience)까지 더해진다면 또 한 번의 혁신적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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