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와 점포주의 행복한 동행 주선하는 위대한상사의 '나누다키친'
1000만원대로 창업 가능 "실패한 사람들의 재기 수단으로 자리잡았으면"

[사진=위대한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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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서울 종로 광화문 인근의 'OOO 치킨' 가게는 점심시간 카레집으로 변신한다.

하나의 공간에서 낮과 밤 2개의 식당이 운영되는 셈이다.

이른바 '공유 점포'다.

'나누다키친'은 공유점포사업으로 창업자와 점포주 모두 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선보이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 시간과 공간, 그리고 수익을 나누다

'나누다키친'은 소셜벤처 위대한상사에서 진행하는 '쉐어스토어플랫폼'이다.

저녁에만 영업하는 음식점의 낮을 활용해 새로운 창업을 연결해주고 있다.

기존 점포주는 영업을 쉬면서도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고, 창업자는 보증금이나 권리금 없이 소자본으로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나누다키친은 1000만원대의 적은 초기 비용으로 창업의 문턱을 낮췄다.

'나누다키친'을 만든 위대한상사의 김유구 대표(오른쪽 다섯번째)와 직원들. [사진=위대한상사]
'나누다키친'을 만든 위대한상사의 김유구 대표(오른쪽 다섯번째)와 직원들. [사진=위대한상사]

대형 유통사와 합리적인 가격으로 식자재를 유통할 수 방법을 마련한 것. 

또 무인 결제 시스템을 개발해 인건비도 줄여 창업자들의 수익을 보장해 주고 있다.

나누다키친은 공유 점포가 등록됐다고 해서 무작정 창업자들을 연결시켜주는 것이 아니다.

해당 점포의 예상 매출액과 적정 대여료 등을 머신러닝(기계학습)을 통해 산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등급을 나눠 상위 등급에 속하는 경우에만 매칭을 진행하는 것.

덕분에 창업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인데, 1년 반 사이에 60여건의 매칭이 이뤄졌고 이 가운데 개인적 사유가 아닌 수익성 문제로 폐업을 한 경우는 단 3곳 뿐이라는 게 위대한상사측의 설명이다.

위대한상사 김유구 대표는 "기존에도 유사한 외식업 플랫폼 업체가 있었지만 단순한 매칭에 그쳐 문제가 많이 발생했다"며 "중재자가 없다 보니 점포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사업이 실패할 때 분쟁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유점포사업을 하게 될 경우 점포주와 창업자는 개인 간 거래를 하게 되는데 나누다키친은 일반공유점포사업과는 달리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주는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 메뉴 개발부터 브랜딩, 통합마케팅까지 도움

나누다키친은 유명 셰프들과 협업을 통해 메뉴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런 노력으로 나온 점심 메뉴가 장진우 셰프가 개발한 카레뷔페와 ㈜미담제작소의 셰프진과 공동 개발한 500도씨 제육이다. 

또 창업자들을 위해 브랜딩, 통합 마케팅 등 창업에 필요한 여러 솔루션을 제공하는 든든한 조력자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다.

나누다키친의 계약 기간은 평균 1년으로, 주로 본 창업을 하기 전에 외식업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들과 주부처럼 점심시간에만 일할 수 있는 이들, 은퇴 자본으로 음식점 창업을 고려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또 자신의 레시피를 테스트해보거나 취업 준비 과정에서 단기간 운영을 원하는 청년 창업자의 수도 늘고 있다.

이와 함께 창업자들에게 주 1회 레시피를 가르쳐주는 교육센터를 운영하면서, 창업자들과 소통하면서 레시피를 개발하고 발전시켜가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사진=위대한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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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처음부터 사회적 가치를 만들고자 시작한 사업은 아니었다"며 "적은 창업비용으로 공간을 빌리는 분들 가운데는 사회적 약자가 많았고 공간을 빌려주는 분 역시 폐업 직전에 절박한 심정으로 빌려주는 분들도 꽤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위대한상사는 나누다키친으로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해 아시아 소셜벤처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김 대표는 "폐업은 단순히 개인이나 가정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문제"라며 "나누다키친을 통해 크게 성공하는 것도 좋겠지만, 그보다는 우리 사회에서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채널로 자리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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