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보고서, 향후 20년 노동인구 17% 감소...GDP 증가율 세계평균도 못미칠 듯

[사진=뉴스퀘스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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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보이고 있는 한국의 눈앞에 '인구 절벽'으로 인한 재앙이 다가오고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의 노동인구가 앞으로 약 20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가파르게 줄어들 것이라는 내용인데, 이로 인해 우리 경제의 성장에 큰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 "한국, 노동인구 감소 속도 가장 빠르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최근 발간한 '세계 무역 보고서(World Trade Report) 2019' 보고서에 따르면 2040년 한국의 인구는 지난해(2018년)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지만, 노동인구는 17% 감소될 것으로 추산됐다.

전체 인구에는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인해 경제활동인구가 개발도상국들은 물론 미국과 일본, 유럽 국가들보다도 빠르게 감소한다는 의미다.

이는 전 세계 평균(17% 증가)과 정반대의 흐름이며, 주요 국가·지역 가운데 가장 큰 감소율이다.

주요국들과 비교하면 중국과 일본이 같은 기간 각각 14% 줄어들면서 한국의 뒤를 잇고, 러시아와 유럽연합(EU)도 각각 8%, 4%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인도가 23%나 증가하면서 최고 증가율을 보이고, 미국은 1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역별로는 아프리카의 사하라 남쪽 개발도상국(LDC) 진영이 무려 78%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 고등교육 수준 미만의 비숙련 노동인구 감소율이 51%에 달해 역시 세계에서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숙련 노동인구는 2040년까지 26%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숙련 노동인구 증가율 전망치는 일본과 러시아(각 14%) 보다는 높았지만, 인도(106%)와 중국(65%), EU(37%), 미국(35%) 등 대부분 국가·지역보다는 낮았다.

◇ 성장률에 영향...GDP증가율 세계평균比 15%p 낮을 듯

노동인구가 큰 폭으로 줄어드는 탓에 국내총생산(GDP)은 2040년까지 65% 증가하는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전 세계 평균(80%)에 15%포인트 가량 낮은 수치다.

일본(19%)과 EU(45%), 미국(47%) 등 주요 선진국보다는 높지만, 인도(226%)와 중국(141%) 등에는 턱없이 뒤처지는 성장률이다.

보고서는 "일부 국가·지역에서는 고령화가 인구·고용 증가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EU와 한국의 경우 전체 인구는 줄어들지 않겠지만 연령 구조의 변화로 인해 노동인구가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국회 입법조사처는 최근 발간한 '우리나라의 생산연령인구 추이 및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한국의 생산연령인구(15~65세)가 지난해(3765만명)를 정점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경제·사회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생산연령은 지난해를 정점으로 올해 5만5000명 줄어드는데 이어 내년에는 감소폭이 마이너스(-)23만2000명으로 확대된다. 이어 2021년 –24만6000명, 2022년 –26만7000명으로 –20만명대를 유지하다 2024년에는 –33만8000명, 2025년에는 -42만9000명으로 예상됐다.

이런 인구구조변화의 경제적 영향을 통계모형을 통해 분석한 결과 2065년 GDP는 2016년 인구추계 대비 5.7% 하락했다.

보고서는 "생산연령인구의 감소는 장기적으로 생산에 참여할 수 있는 노동력의 부족과 노동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지속적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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