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동결기조 이어갈 듯...한은 부총재 "시장 예상과 부합"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사진=미 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사진=미 연방준비제도]

【뉴스퀘스트=최인호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동결했다.

연준은 이틀간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통화정책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현행 1.50~1.75%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월말 이후 세 차례 연속 이뤄진 금리 인하 행진을 멈춘 것으로, 내년에도 동결을 점치는 예상이 훨씬 우세해 당분간 현 수준의 금리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내년 대선 전 트럼프의 희망대로 '깜짝 인하'가 단행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 내년에도 현 수준 유지 전망 우세

연준은 성명에서 "현 상태의 통화정책은 경제 활동의 지속적 확장과 노동시장 여건, 2% 목표 근방의 인플레이션을 지지하기에 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이번 판단을 설명했다.

연준은 다만 이번 성명에서 "전망에 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기존 문구를 삭제했다.

이어 "연방기금금리에 대한 목표 범위의 적절한 경로를 평가하면서 글로벌 전개상황과 낮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포함해 경제전망에 관해 입수되는 정보의 시사점을 계속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분쟁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있지만 미국의 상대적으로 양호한 경제 상황과 노동시장 여건, 낮은 인플레이션 압력 등을 고려할 때 금리를 조정할 유인이 적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내년에도 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모아 보여주는 점도표(dot plot)를 보면 투표권이 없는 위원들을 포함해 총 17명의 위원 중에 13명이 내년 동결을 전망했고, 4명은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다. 추가로 금리 인하를 전망한 위원은 한 명도 없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지속적이고 의미 있는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금리를 높이기 위해 나는 지속적이고 의미 있는 인플레이션을 보기를 원한다"며 "현재로서는 전망에 변화가 있을 때까지 연준의 기준금리는 적절하며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연준이 내년 한두 차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도 내놨다.

연준이 그동안 낮은 실업률로 인한 소득 증대가 물가 상승 압박 요인이 될 것을 우려했지만 실제로 이런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 국내 금리 영향 미칠까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는 미 연준의 기준금리를 동결에 대해 "연준 결정 그 자체 가지고 통화정책 운영하는 게 아니고 우리나라의 거시경제,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해서 통화정책을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통화정책 운영에 있어 중요 고려 사항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 부총재는 12일 한은에서 연준의 금리 동결에 대한 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연준 통화정책은 글로벌 금융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미 연준의 금리동결이) 시장 예상치와 부합한다"며 "단지 제롬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정책금리 인상 전에는 지속적이고 의미 있는 인플레이션 상승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본 점이 시장에서는 비둘기적(통화완화 선호)으로 받아들여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준이 '경제전망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표현을 삭제한 것에 대해서는 "우리 역시 경제전망에서 밝힌바와 같이 베이스 시나리오는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것으로 봤다"면서도 "하지만 불확실성이 제거된 것은 아니다.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주의 깊게 관찰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내리면서 금리 인하 기조로 돌아섰다.

이후 8월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10월에 연 1.50%에서 1.25%로 한차례 더 내렸다.

이로써 우리 기준금리는 지난 2016년 6월~2017년 11월 유지됐던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올해 마지막 금통위였던 지난 11월에는 금리를 동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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