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판그룹의 인밍산 회장이 최근 한 광차이초등학교를 방문, 학생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리판그룹]
리판그룹의 인밍산 회장이 최근 한 광차이초등학교를 방문, 학생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리판그룹]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중국 기업들의 사회 공헌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러나 가장 효과가 확실하게 나타나는 것은 선택과 집중에 의한 공헌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점에 있어서는 충칭(重慶)의 자동차, 오토바이 메이커로 널리 알려진 리판(力帆)그룹을 가장 대표적인 기업으로 선뜻 꼽아야 하지 않을까 보인다.

중국의 미래인 유소년들이 훌륭하게 자라도록 초등학교 건립 지원 사업에 전력하는 모습이 유난히 돋보이기 때문이다.

조금 더 칭찬을 한다면 완전 독보적이라고 해도 괜찮을 듯하다.

지난 세기 90년도에 인밍산(尹明善. 82) 회장 겸 CEO에 의해 설립돼 출범한 리판그룹은 다른 기업들도 초창기에 다 그렇듯 출발은 미미했다.

몇 안 되는 종업원들조차 지금의 대그룹으로 성장할지에 대한 신뢰를 애초부터 가지지 못했다.

리판그룹이 직원들의 사회 공헌 활동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찬조금 모금 행사를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리판그룹]
리판그룹이 직원들의 사회 공헌 활동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찬조금 모금 행사를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리판그룹]

그럼에도 10대 후반에 타의에 의해 학업을 중단한 후 20여 년에 걸친 옥고를 치른 특이한 경력의 인 회장은 리판그룹의 미래에 대한 확신을 분명하게 가지고 있었다.

오토바이 제조 및 생산에 올인한 자신의 예지력을 믿었던 것이다.

하기야 전반적인 중국 경제가 쾌속 발전하는 상황에서 오토바이는 자동차로 이어지는 과도기의 생활필수품이 될 수밖에 없었으니 그의 자신감이 괜한 것도 아니었다.

실제로도 창업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리판그룹의 오토바이들은 공장에서 출고되기 무섭게 팔려나갔다.

이때 인 회장은 직원들에게 사회 공헌에 눈을 돌리겠다는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 사회 공헌이 바로 학업을 중도에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자신과 같은 불행한 학생들이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한 초등학교에 대한 지원 프로젝트였다.

직원들은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최근 열린 판그룹의 한 광차이초등학교 개교식 모습. [사진=리판그룹]
최근 열린 판그룹의 한 광차이초등학교 개교식 모습. [사진=리판그룹]

지금은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리판그룹의 광차이(光彩)초등학교 프로젝트는 이렇게 해서 1993년 고고의 성을 울렸다.

초등학교가 없는 지방에 학교를 건립해주는 사업을 주로 하는 광차이초등학교 프로젝트는 이후 현재까지 거의 매년 평균 5건 전후 실시됐다.

이 결과 2019년 연말 기준으로 120개의 초등학교가 탄생할 수 있었다.

수혜를 받은 학생들의 수도 어마어마하다.

무려 6만여 명이 혜택을 받고 학업을 이어가는 기회를 잡았다.

일부는 훌륭하게 성장, 자신들이 받은 혜택을 리판그룹을 통해 사회에 되돌려주고 있다.

리판그룹에 입사한 수혜 학생들의 수도 500여 명에 이르고 있다.

장학 사업에 더해 취업 기회까지 제공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중국 당정의 고위층 인사들이 이 프로젝트를 종종 화제로 올리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그렇다고 리판그룹이 광차이초등학교 프로젝트에만 전력을 기울이고 할 일을 다 했다면서 입을 싹 씻는 것은 아니다.

불행을 당한 이들을 위한 기부금을 기회 있을 때마다 아끼지 않고 내면서 충칭 일대에서는 최고 착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심어주고도 있다.

중국 사상 초유의 괴질인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전국적으로 창궐했을 때인 2003년 4월 당시를 상기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충칭시 일대의 각급 지방 정부에 사스 퇴치 기금 225만 위안(元.3억8250만 원)을 전달, 지역 유력 기업으로서의 책임을 다한 바 있다.

2008년 5월 쓰촨(四川)성 원촨(汶川)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역시 마찬가지였다. 200만 위안을 지원, 현지 이재민들에게 큰 힘이 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리판그룹은 비정기적으로 실직자들의 재취업을 위한 기부금도 종종 잊지 않고 내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 20여 년 동안 무려 4만여 명이 재취업의 기회를 잡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징지르바오(經濟日報)의 구진쥔(顧金俊) 기자는 “리판그룹은 어려운 이들에게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라 잡는 법을 가르치는 사회 공헌을 하고 싶어 한다. 초등학교를 지어줘 유소년들에게 교육받을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나 정부의 재취업 프로젝트에 거금을 쾌척하는 것은 괜한 게 아니다.”라면서 리판그룹의 사회 공헌 활동에 대해 분석했다.

리판그룹은 체육보국이라는 슬로건을 실천하는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충칭리판 프로축구팀을 2000년부터 지난 2017년까지 엄청난 적자에도 불구, 운영한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2003년 1월 충칭리판 축구단 감독으로 있을 때 10만 위안의 광차이초등학교 프로젝트 기금을 쾌척한 이장수 감독. [사진=리판그룹]
2003년 1월 충칭리판 축구단 감독으로 있을 때 10만 위안의 광차이초등학교 프로젝트 기금을 쾌척한 이장수 감독. [사진=리판그룹]

한국의 이장수, 장외룡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거나 잡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구단이다.

감독 재임 시절 워낙 뛰어난 성적을 거둔 탓에 ‘충칭의 별’로 불린 이장수 감독의 경우는 리판그룹의 사회 공헌 활동에 감명을 받아 2003년 1월 자신의 사비를 털어 광차이초등학교 프로젝트에 10만 위안을 기부하기도 했다.

지금은 이 구단을 리판그룹이 직접 운영은 하지 않고 후원을 하고 있으나 상당한 액수를 투입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리판그룹은 축구단에 투입된 예산을 제외하고도 지난 27년 동안 각종 사회 공헌사업에 총 2억 위안 가까운 거금을 쾌척했다.

그룹의 형태를 갖춘 현재의 상황에서 보면 다소 적은 금액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인 회장을 비롯한 리판그룹의 임직원들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최근 아무리 어렵더라도 1년에 5000만 위안 이상은 사회 공헌 활동 자금으로 조성하자는 결정을 내부 직원회의에서 내린 것은 바로 이 때문이 아닐까 보인다.

리판그룹의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회 공헌 활동은 이제 규모 면에서도 그룹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을 만큼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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