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5명중 1명은 60대 이상...자영업·부동산 투자 등 나서며 부채 급증

[그래픽=뉴스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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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전체 가계대출에서 60대 이상 고령층의 대출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본격적으로 60대로 들어서면서, 은퇴 후 자영업에 진출하거나 부동산 투자 등을 위해 신규로 돈을 빌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소득절벽에 처한 60대 이상의 가계대출 급증은 향후 가계부채의 '약한 고리'가 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가계대출 5명중 1명은 60대 이상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19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지난 2017년부터 3년간 3분기 기준 60대 이상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연평균 9.9%로 나타났다.

30대 이하의 청년층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7.6%, 30대 이하가 3.3%, 50대가 4.4%였다. 30대에 대비해 3배, 50대에 비해서는 2배가 넘는다.

올 3분기 기준 40대의 대출 비중은 5년 전보다 2.5%포인트, 50대의 대출 비중은 1.7%포인트 감소했다. 청년 창업 증가 등의 영향으로 30대 이하의 대출 비중은 같은 기간 1.6%포인트 증가했다.

2017년부터 청년층·중장년층의 대출 증가세는 소폭 늘거나 감소했지만, 60대 이상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전체 가계대출에서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3분기 기준 18.1%로 증가했다. 신규 가계대출 5명 가운데 1명은 60대 이상인 셈이다.

60대 이상 차주 1인당 대출 금액도 7900만원에 이른다. 이는 40~50대(8700~8900만원) 보다는 적었지만 30대 이하(5900만원) 보다는 많은 금액이다.

60대 이상 고령층의 가계부채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이유는 베이비붐 세대가 60대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대출차주의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1년 후 60대가 되는 59세 차주의 가계대출 규모는 2013년엔 10조원에 머물렀지만 지난해에는 31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보였다.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 부동산 임대가구 부채 중 60대 이상 27%

60대 이상 고령층이 빚을 내 투자를 하는 곳은 주로 임대부동산이나 자영업 등이었다.

실제 부동산 임대가구가 보유한 금융부채 가운데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19.7%에서 지난해 27.4%로 높아졌다.

자영업자 보유 가계대출 중 60대 이상의 비중도 올해 3분기 21.7%를 기록했다.

특히 이들 60대의 대출은 일시상환 방식 비중이 높아 원금상환을 통한 부채 축소가 부진한 특징도 나타냈다.

대출 성격을 보면 담보대출이 84.7%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또한 상대적 고금리 대출인 비은행대출이 53.6%로 절반을 넘어선 점도 우려를 더한다.

은퇴 비율이 높은 만큼 60대 이상 금융부채 보유가구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212.6%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높았다. 반면 30대 이하는 189.8%, 40대는 182.2%, 50대는 164.4% 수준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고연령층의 가계부채가 빠른 고령화 등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잠재리스크에 대응해 금융상품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등을 통해 가계자산 구성을 다양화하고 소득여건을 개선해 채무상환능력을 높이는 등의 지속적인 정책적 대응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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