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년만에 두자릿수 하락...반도체 회복 등 긍정신호 잇따라

아시아나항공 보잉 747 화물기가 인천국제공항에서 경자년(庚子年) 새해 첫 수출 화물을 싣고있다. 화믈기는 우리의 주력 수출 상품인 반도체 및 전자장비 총 60여톤의 화물을 싣고 1일 새벽 1시 5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새벽 2시 50분에 중국 상하이에 도착했다. [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보잉 747 화물기가 인천국제공항에서 경자년(庚子年) 새해 첫 수출 화물을 싣고있다. 화믈기는 우리의 주력 수출 상품인 반도체 및 전자장비 총 60여톤의 화물을 싣고 1일 새벽 1시 5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새벽 2시 50분에 중국 상하이에 도착했다. [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2020년 한국 경제는 지난해의 부진을 딛고 다시 상승하느냐 아니면 이대로 고꾸라질 것인가 전환점 맞는다.

고령화로 인한 경제 활력 저하와 경기 침체로 내수에 한계가 있는 우리 경제의 상황에서 가장 큰 활로는 수출이다.

우리 수출은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반도체 단가 하락 등 연이은 대외적 악재로 단 한 차례도 웃지 못했다.

특히 2019년 우리 경제가 고전했던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 부진 때문이다. 우리 수출의 21%(2018년 기준)를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이 줄면서 전체 수출도 급감했다.

이에 따라 우리 경제 전체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반도체가 살아난다면 다시 우리만의 강점을 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한국 수출이 바닥을 찍었고 이제 반등할 것이라는 신호도 감지된다.

지난달 수출은 7개월 만에 감소 폭이 한 자릿수로 줄어들었다.

반도체 단가 하락 등의 요인으로 수출액은 감소했지만 물량이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는 점도 희망적이다. 수요가 받쳐줘 가격만 회복되면 언제든지 다시 큰 폭의 수출 증가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주요 무역기관은 1분기 중 수출이 플러스로 돌아서고 올해 연간으로는 3%대 내외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 한국 수출 무기력했던 2019년

지난해의 수출 부진은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과 경기적 요인 등 대부분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컸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여파로 최대 수출국인 대(對)중국 수출이 16.0%나 급락했고, 그동안 한국 수출을 이끌어온 반도체의 단가 하락이나 홍콩 사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등도 악재로 작용했다.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는 결과적으로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은 주지 못했지만 우려감을 주기에는 충분했다.

산업부는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107억달러, 반도체 하강기(다운사이클)로 328억달러, 유가 하락으로 134억달러의 수출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고 파악했다.

세 가지 요인에 따른 수출 감소액을 모두 합치면 569억달러로 전체 수출 감소분인 625억달러의 91.0%에 달한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수출은 5424억1000만달러로 전년보다 10.3% 감소했다.

수출이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인 것은 2009년 –13.9%를 보인 이후 10년 만이다. 또 연간 기준 마이너스도 2016년 –5.9% 이후 3년 만이다.

수입은 5032억3000만달러로 전년보다 6.0% 줄면서 2016년 -6.9% 이후 3년 만에 감소로 전환됐다.

[자료=산업부]
[자료=산업부]

◇ 총 무역액 3년 연속 1조 달러 돌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난해 총무역액(수출+수입)은 지난 2017부터 3년 연속 1조달러를 돌파했다.

역대 무역 1조달러를 달성한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중국, 미국, 독일, 일본,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홍콩, 이탈리아 등 10개국이다.

이 같은 성과는 바이오·헬스(8.5%), 이차전지(2.7%), 농수산식품(4.4%) 등 신 수출 품목이 호조세를 보이고, 신남방 지역으로의 수출 비중(20.3%)이 처음으로 20%를 돌파했기 때문이다. 신북방 수출 역시 3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가며 수출 다변화에 일조했다.

새로운 품목과 지역으로의 수출 구조조정이 자연스럽게 이뤄진 셈이다.

다만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국의 대일 수출은 7.8% 감소했다. 그러나 7~11월 일본의 대한국 수출 감소 폭은 –14.6%로 한국의 두 배에 육박해 우리 보다는 일본이 받는 타격이 더 컸다.

이에 대일 무역적자는 191억5000만달러로 2003년 이후 16년 만에 가장 적었다.

◇ "올해는 다르다"…긍정신호 잇따라

올해 수출은 지난해와는 다를 것이라는 긍정적인 신호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마지막달 수출이 457억2000만달러로 1년 전에 비해 5.2% 감소하며 1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그 폭은 5월 –9.8% 이후 7개월 만에 한 자릿수로 개선된 것.

한국 수출이 10월 -14.9%로 바닥을 찍고 회복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국 수출 감소율이 7개월 만에 한 자릿수대에 진입한 것은 수출 경기의 반등이 가시화됐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세계 경제와 교역이 지난해를 저점으로 소폭 개선되는 추세도 한국 수출 회복의 가능성을 높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성장률을 지난해보다 0.4%포인트 오른 3.4%로 전망했다.

반도체 가격도 물량공급 증가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수요가 개선됨에 따라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주요 전망기관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대비 5~12%, 메모리 시장은 4~2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2020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수출이 전년보다 3.0% 증가한 5060억달러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기관 전망치는 한국은행 2.7%를 비롯해 코트라(KOTRA) 3.1%, 무역협회 3.3%, 현대경제연구원 2.3%, 산업연구원 2.5% 등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내년은 미중 무역분쟁 완화, 세계 경제 성장률 완만한 상승 기대, 반도체 업황 개선, 수주 선박 인도 본격화 등의 영향으로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할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며 "1분기 내 플러스로 바뀔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무역금융에 257조원 이상, 해외마케팅에 5112억원을 지원하는 등 무역금융과 해외마케팅 지원을 대폭 확대한다.

특히 중소기업의 수출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올해 중소·중견기업 무역금융을 역대 최대인 58조원 이상 공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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