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박민수 기자】 새해 연초부터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긍정적 신호들이 포착되면서 반도체 시장이 되살아남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년간의 호황 이후 지난해 업황 악화를 겪었던 반도체 시장이 올 들어 1월에도 DRAM 현물가격의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반도체 업황에 대한 회복 기대감을 반영하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일 새해 첫 경영행보로 화성의 미래 반도체 개발현장을 방문했다.

미래에셋대우의 김영권 연구원은 3일 “지난해 12월 Specialty DRAM 한 개 제품에 한해 가격이 하락한 경우를 제외하면 하락한 제품은 없었다”며 “시장이 올해 반도체 가격을 의식하기 시작함에 따라 이르면 1/4분기, 늦어도 올해 안에 반도체 수급이 타이트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공급자의 가격 기조도 전월과 차이가 있다”며 “지난해 11월까지만 하더라도, Server DRAM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재고가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로 가격하락의 여지가 있었고, PC DRAM의 경우 삼성전자가 공격적인 가격인하 기조를 보였었지만 12월부터는 Server DRAM의 경우 더 이상 공격적인 가격 제시는 없었다”고 분석했다.

PC DRAM의 경우에도 삼성전자는 가격 하락에 대한 ‘호의’의 수준, SK하이닉스와 Micron은 가격 ‘방어’ 를 하는 등 전반적으로 공급자 스탠스가 변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DRAM 가격 인상이 올해 2/4분기 이후라는 공감대가 형성 됐었는데 불과 1개월 사이 DRAM 가격 인상 예상 시점이 올해 1/4분기로 당겨졌다는 것이다.

이어 아직 인텔의 CPU 부족현상이 해소되지는 않았지만, 이번 가격 협상에는 부각되지 않았다는 점도 올해 반도체 업황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CPU 부족으로 인한 PC 수요의 감소는 이제 시작되는 것도 아니고 없어지는 수요도 아니며 오히려 전반적인 수요 개선이 명확해지는 시기가 다가오면서 PC 업체들은 DRAM 재고를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초부터 DRAM 현물가격이 상승반전 하다가 월말로 진입하며 상승세가 둔화되었다”며 “현물가격의 상승세는 고정거래가격이 확정된 올해 첫 영업일부터 다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Cycle의 현물가격 인상은 일회적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고정거래가격 인상이 동반될 전망이라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또 “과거 DRAM 현물가격의 대세적 상승구간은 모두 고정거래가격과 맞물려 장기화 되었다”며 “과거 사례 모두 최소 100일 이상의 현물가격 상승 구간 동안 100% 이상의 가격 인상을 경험 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SK하이닉스의 주가도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을 반영하듯 장중 출범 이래 최고가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장중 한때 9만7900원까지 올라 2018년 5월 25일 기록했던 역대 장중 최고가인 9만7700원을 뛰어넘었다.

지난해 반도체 시장의 부진은 지난 2년간 생산라인 확대 등에 따른 공급 증가 속에 미·중 무역갈등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요 감소로 인해 공급 과잉이 빚어진 데 따른 결과였다.

지난해 두드러졌던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세는 제조업체들이 생산물량 조절에 나서면서 주춤한 상태다.

이로 인해 재고 수량이 정상화되면서 올해는 가격 반등이 우상향 그래프를 그릴 것으로 확실시된다.

또 그동안 주문을 미뤄온 글로벌 대형 IT 수요 기업들이 서버 도입 등을 위한 투자에 나서면서 수요는 다시 회복되는 모양새다.

여기에 5세대이동통신(5G)과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 새로운 IT기술 보급 확대로 반도체 회복세는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는 4330억달러로 지난해(4099억달러) 대비 5.9%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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